MBC뉴스 오보…“단순실수 아니다” 의혹도
일본인 납북의혹 사건을 KAL기 폭파사건과 연계
2004-08-25 10:20:50
MBC가 23일 9시 뉴스데스크에서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은혜라는 일본인 여성은 실상은 납북된 게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 살해됐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한 것은 완전한 오보로 밝혀졌다고 인터넷 신문 [업코리아]가 보도했다.
[업코리아]는 "이은혜는 일본명 다쿠치 야에코로 KAL기 폭파사건의 김현희가 북한에서 공작원 교육을 받을 때 자신의 일본어 교사라고 진술함에 따라 그 실체가 드러난 인물이다. 그동안 이은혜의 존재는 김현희가 확실한 북한의 공작원이라는 결정적 증거로 작용해왔다"며 "그런데 MBC뉴스는 전혀 다른 인물을 이은혜라 보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업코리아]는 "(MBC뉴스는)이시카와를 김현희에게 일본어를 가르쳐 준 이은혜라고 보도, 이를 통해 마치 김현희의 진술이나 KAL기 사건 자체에 의혹이 있는 것처럼 시사했다. 일본인 납북의혹 대상자 리스트의 신빙성이 더욱 더 떨어지게 되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며 △이미 이은혜는 다구치 야에코로 밝혀졌고 △북한에서도 다구치 야에코의 납북사실을 분명하게 시인했으며 △당일 일본 내에서는 전혀 그런 식의 보도가 없었던 점을 들어, 단순한 실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업코리아]는 "한국에 주재하는 일본 신문사와 방송국 기자들에게 MBC보도에 대해 문의한 결과 모두가 어리둥절해 하는 상황"이라며 "´일본에서는 전혀 그런 이야기가 없는데 왜 한국에서는 그런 오보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업코리아]는 "이시카와의 가족들이 이은혜 관련 김현희의 진술을 접하고 초기에 혹시 이은혜가 이시카와가 아닐까라는 의혹을 가졌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후 이은혜가 다구치 야에코임이 밝혀졌기 때문에 이시카와의 가족들도 이시카와가 이은혜일 가능성은 당연히 배제했을 것이다"며 "더구나 김현희는 이은혜의 직업이 식당종업원이었다고 진술하여 교사였던 이시카와는 거리가 멀다. 실제 자수한 범인도 ´숨진 여교사가 납치 의혹을 받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업코리아]는 "MBC뿐만 아니라 연합뉴스도 비슷한 오보를 하였고, 그 결과 국내 대다수 언론들이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며 "국내언론들의 수준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MBC 뉴스데스크의 해당보도 전문이다.
앵커: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은혜라는 일본인 여성은 실상은 납북된 게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 살해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살인범이 26년만에 자수했습니다. 김동섭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였던 29살의 이시카와가 실종된 건 지난 1978년. 이 사건은 10년간 미궁에 빠졌다가 칼기 폭파사건이 터지면서 엉뚱하게 납북사건으로 변질됐습니다.
가족들은 폭파범 김현희의 일본어 교사 이은혜가 일본인인 것으로 알려지자 곧바로 납치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기자: 그런데 알고 보니 같은 초등학교 경비원이 말다툼 끝에 살해한 뒤 자기 집 마루 밑에 묻어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범인은 구획정리로 당시 살던 집이 헐리게 되자 범행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어제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여교사가 실종된 지 26년만의 일로 공소시효도 이미 지나가버렸습니다.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 400여 명의 일본인 중 국내에서 생사가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벌써 8번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