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方[7633]春亭卞季良 - 題靑溪山行上人院[제청계산행상인원]
題靑溪山行上人院
卞季良
石路千崖盡(석로천애진)。香煙一室淸(향연일실청)。
客來求煮茗(객래구자명)。僧坐自飜經(승좌자번경)。
樹老何年種(수로하년종)。鍾殘半夜聲(종잔반야성)。
悟空人事絶(오공인사절)。高臥樂無生(고와락무생)。
題(제목 제): 글을 쓰다.
靑溪山(청계산): 청계산은 여러곳이나 글을 쓴 시기 그리고 내용으로 보아
서울 청계산으로 추정한다. 서울특별시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 의왕시의 경계에 걸쳐 있는 산.
行(다닐 행): 다니다, 가다
上人(상인): 지혜(智慧ㆍ知慧)와 덕(德)을 갖추어
타인(他人)의 스승이 될 수 있는 고승(高僧).
院(집 원): 절, 사원(寺院). 암자.
卞季良(변계량): 1369 ~1430. 조선 전기에, 수문전제학,
의정부참찬, 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
石(돌 석). 路(길 로). 石路(석로): 돌길. 千(일천 천): 수효(數爻)가 많다.
崖(언덕 애): 언덕. 千崖(천애): 많은 언덕을 넘다.
盡(다할 진): 다 없어지다. 끝나다. 香煙(향연): 향이 타며 나는 연기(煙氣).
一(한 일): 어느. 室(집 실): 방, 거실(居室). 거처(居處), 사는 곳.
一室(일실): 어떤 방. 淸(맑을 청): 한가하다(閑暇--).
客來(객래): 손님이 찾아오다. 求(구할 구): 빌다, 청하다(請--)
煮茗(자명): 차를 끓이다. 차를 달이다.
僧(중 승): 중, 스님. 坐(앉을 좌): 앉다. 僧坐(승좌): 스님이 앉다.
自(스스로 자): 좇다, 따르다. 飜經(번경): 불교 경전을 번역하다.
樹老(수노): 老樹 오래된 나무. 何年(하년): 어느 해?
種(씨 종): (식물을)심다. 鍾(쇠북 종): 종. 殘(남을 잔): 남기다.
鍾殘(종잔): 종은 ~을 남기다. 半夜(반야): 한밤중. 聲(소리 성): 소리.
悟(깨달을 오): 깨닫다.
空(빌 공): 인간을 포함한 일체 만물에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사상을 가리키는 불교 교리이다.
현상계의 모든 사물의 이법(理法)을 설명하는 원리로서
불교의 근본 사상이 되었다. 공은 부처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은 진리에서 기원한다.
일체의 만물은 단지 원인과 결과로 얽힌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무아(無我)이며, 무아이기 때문에 공이라는 내용이다.
원효는 공이라는 진실을 모든 사람에게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원효는 본래 내 몸에 갖추어져 있는 그 진실을 자각하면
누구나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하였다.
悟空(오공): 불교의 교리를 깨닫다.
人事(인사): 사람의 일. 또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絶(끊을 절): 단절하다(斷切ㆍ斷截--).
高臥(고와): ‘베개를 높이 하고 편(便)히 눕는다.’는 뜻으로,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은거(隱居)하여 세속(世俗)에서 벗어나
생활(生活)함을 이르는 말.
樂(즐길 락): 즐거워하다.
無生(무생): 모든 법의 실상(實相)은 나고 없어짐이 없음.
모든 미로(迷路)를 초월(超越)한 경지(境地).
생사(生死)를 이미 초월(超越)하여
배울 만한 법도(法道)가 없게 된 경지(境地)의 부처.
감상
시인은 불교를 추앙하는 조선 전기의 문신이다. 그런 그가 서울 서초구의 청산에 있는 고승의 암자를 찾아가 하룻밤 묻으면서 그 고승을 찬양한 글이다.
石路千崖盡(석로천애진)。香煙一室淸(향연일실청)。
石路가 千崖어 盡에, 香煙한 淸한 一室에서
돌길이 많은 언덕을 넘어 끝나는 곳에,
향을 피워 깨끗한 어느 방에,
客來求煮茗(객래구자명)。僧坐自飜經(승좌자번경)。
僧은 坐여 飜經을 自하는데,
客이 來하여 煮茗을 求하네.
스님이 안자서 불경을 보는데.
손님이 찾아와 차 한 잔 청하네.
樹老何年種(수로하년종)。鍾殘半夜聲(종잔반야성)。
鍾은 半夜에 聲을 殘는데, 樹老는 何年에 種했을까?
종은 한 밤중에 소리를 남기는데.
저 오래된 나무는 언제쯤 심었을까?
悟空人事絶(오공인사절)。高臥樂無生(고와락무생)。
空을 悟아 人事를 絶절하여, 高臥하여 無生을 樂네.
불교를 깨달아 因緣을 끊어내어,
편안히 지내며 부처님의 境地를 즐기네.
[출처] 題靑溪山行上人院 卞季良|작성자 깨몽
원문=동문선 제10권 / 오언율시(五言律詩)東文選卷之十
題靑溪山行上人院
石路千崖盡。香煙一室淸。客來求煮茗。僧坐自飜經。
樹老何年種。鍾殘半夜聲。悟空人事絶。高臥樂無生。
제 청계산 행 상인원(題靑溪山行上人院)
변계량(卞季良)
돌 길은 천길 절벽에서 끝났는데 / 石路千崖盡
향 연기 떠오르는 맑디맑은 한 방 / 香煙一室淸
손은 와서 차를 끓여달라 청하고 / 客來求煮茗
중은 앉아 스스로 경을 뒤적이네 / 僧坐自飜經
나무는 늙었으니 어느 해에 심었나 / 樹老何年種
종은 잦아지니 밤중 이어라 / 鍾殘半夜聲
공을 깨달아 속세를 잊고 / 悟空人事絶
높이 누워 무생을 즐기노라 / 高臥樂無生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春亭先生詩集卷之一 正。 / 詩
題淸溪山行上人院
石路千崖盡。香烟一室淸。客來求煑茗。僧坐自翻經。
樹老何年種。鍾殘半夜聲。悟空人事絶。高卧樂無生。
청계산(淸溪山) 행상인(行上人)의 사찰에 쓰다.
돌길은 첩첩 쌓인 절벽에서 끝이 나고 / 石路千崖盡
향연이 퍼지자 방안이 상쾌하네 / 香烟一室淸
나그네 찾아와서 차 한 잔을 달라는데 / 客來求煮茗
스님은 앉은 채로 불경만 읽는구나 / 僧坐自翻經
어느 해에 심었는지 나무는 늙었고 / 樹老何年種
종소리는 밤중에 여운을 남기었네 / 鍾殘半夜聲
이치를 깨우치자 인사가 끊겼는데 / 悟空人事絶
도도히 누워서 무생을 즐기는구나 / 高臥樂無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