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
*성철스님 법어집
제 98게송
전단향 나무 숲에는 잡나무가 없으니
울창하고 깊숙하여 사자가 머무는도다.
전단림무잡수(전檀林無雜樹)하니
울밀심침사자주(鬱密深沈師子住)로다
<해설>
전단나무는 향나무 가운데서도 제일 좋은 향나무인데,
이 전단나무 숲 속에서는 잡나무가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전단나무 숲이란 앞에 나온 '설산의 비니초'와 같은 말입니다.
진여자성을 바로 깨쳐서 일체의 망(妄)과 잡(雜)이 다 떨어진 곳입니다.
잡됨(雜)이 다 떨어졌다는 것은 진(眞)과 망(妄)이 다 떨어졌다는 것이고,
진과 망이 다 떨어져야만 우리가 전단나무 숲에 들어갈 수 있지
진과 망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으면 양변에 머무른 것이며,
양변에 조금이라도 머무르면
전단나무 숲속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전단나무 숲이란 쌍차쌍조한 중도의 숲(中道林)이며 자성의 숲(自性林)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성을 깨쳐 중도를 완전히 증득하면
참으로 울창하고 깊은 경계를 알게 되는데,
울창하다는 것은 일체 만법이 남음없이 원만구족함을 말하며
깊고 깊다는 것은 제8 아뢰야식까지 뿌리가 뽑아져야만 알 수 있는 것이지
그러기 전에는 중생으로서는 도저히 모르는 경계를 말합니다.
오직 구경각을 성취해야만 알 수 있으니 만큼 이 전단림이란 그처럼 만법이 갖추어 있는
깊고 깊은 중도의 숲, 자성의 숲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전단림은 일체 만법이 원만구족하고 참으로 도리가 깊고 깊어서
중생이 구경각을 성취하기 전에는 잘 모르는 곳인데
거기에 사는 것은 사자라는 것입니다.
사자는 무엇이냐 하면, 참으로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이룬 천인사(天人師),
부처를 비유한 것입니다. 사자가 짐승 중에서 가장 으뜸되는 짐승인 것처럼
인간 중에서는 깨친 사람, 성불한 사람이 제일 높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