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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방유취 권1 / ○ 《간이방(簡易方)》〔五常大論〕
오상의 확대에 대한 이론〔五常大論〕
태화(太和)가 온축되고 하늘〔天〕과 땅〔地〕이 자리를 잡으면서 만물을 키우니, 사람〔人〕이 그 사이에 위치함으로써 천(天)ㆍ지(地)ㆍ인(人) 삼재(三才)가 바로 서게 되었다. 무릇 사람의 몸은 하늘ㆍ땅과 함께 유동(流動)하는 것이다. 인체의 상부(上部)는 하늘을 본받았으니, 가슴〔胸〕 이상에서 머리에 이르는 부위의 질병과 관련된다. 중부(中部)는 사람을 본받았으니, 횡격막〔膈〕 이하에서 배꼽 상단에 이르는 부위의 질병과 관련이 된다. 하부(下部)는 땅을 본받았으니, 배꼽 이하에서 발에 이르는 부위의 질병과 관련이 된다.
옛날을 살펴보면, 황제(黃帝)가 의학에 대한 질문을 앞서서 던졌고, 후대에는 진월인(秦越人)이 의학의 의의를 확장하였다. 하지만 의학의 이론과 그 의미가 너무 크고 깊어서 분명하게 깨닫는 것은 결국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현철(賢哲)한 사람들이 중간중간에 등장하여 서로 연결되면서 계승한 내용이 서적〔方冊〕에 실려 있으니, 그 탁월한 점을 잘 살필 수가 있다.
하지만 언어를 빌려 이론을 세우면서 각자 자신의 장점에서는 두각을 드러냈으나, 저 부분은 옳지만 이 부분이 틀리고, 갑(甲)은 옳다고 한 것을 을(乙)이 부정하는 것은 피하지 못하였다. 후대 학자들이 어찌 현혹되지 않겠는가?
나는 일찍이 의성(醫聖)들의 의경(醫經)을 공손히 읽으면서 그 깊은 의미를 탐색하였으며, 여러 의가(醫家)들의 훌륭한 점을 참고하여 오상대론(五常大論)을 세웠다. 선성(先聖)들이 남긴 글을 본받으면서 후인(後人)들의 귀감(龜鑑)이 되고자 해서였다. 이 글은 머리끝〔頂〕에서 발끝〔踵〕에 걸쳐서 팔다리〔四肢〕와 오관(五官)을 다루었으며 몸 안에서 몸 밖 방향으로 오장(五臟)과 육부(六腑)를 유형별로 구분하였다. 경락(經絡)의 순환(循環)과 기맥(氣脈)의 교섭(交涉)에 있어서도 분명하게 수록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앞선 의학자들의 견해들과 비교하면 꽤 상세한 논의를 갖추었으니, ‘잘 안다’라고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려는 것이다.
○수(髓)는 정기(精氣)〔精〕의 근본이자 목숨〔命〕의 근원이다. 정(精)은 피〔血〕의 근본이자 정신(精神)〔神〕의 싹이다. 오미(五味)의 정화〔英〕를 뽑고, 오기(五氣)의 조화로움을 모은 후, 이것들을 융합시켜 정기가 만들어진다. 무릇 오장(五臟)에는 모두 정(精)이 있는데, 오장 중 신장(腎臟)〔腎〕에 깃들어 있으면서 모든 뼈〔百骸〕를 자라게 한다. 여러 뼈에는 모두 골수(骨髓)〔髓〕가 들어 있지만 위로 뇌(腦)에 연결되어 있으면서, 다양한 양기(陽氣)를 통제한다. 그러므로 신장은 정(精)의 집이고 뇌(腦)는 골수〔髓〕의 바다이다.
○머리〔頭〕는 다양한 양기(陽氣)가 모이는 곳으로서 상단(上丹)이 니환(泥丸 사람의 뇌 부위를 지칭하는 도교 용어) 안에서 만들어지므로, 백신(百神)이 모이는 곳이자 몸〔一身〕의 우두머리〔元首〕가 된다. 수삼양경(手三陽經)은 손에서 시작하여 머리에 도착하고, 족삼양경(足三陽經)은 머리에서 시작하여 발로 옮겨간다. 이 육양경(六陽經)의 맥(脈)이 머릿속에서 만나므로 두통(頭痛)은 대부분 양경(陽經)에서 일어난다.
그렇다면 음경(陰經)〔陰〕의 질병에도 두통(頭痛)이 있는가. 대체로 음경들의 맥(脈)은 모두 목〔頸〕과 가슴속〔胷中〕에 이르렀다가 되돌아가며 머리까지 올라가서 순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厥陰肝〕의 맥(脈)만은 위로 항상(頏顙)〔 頑顙〕까지 들어가서 눈〔目系〕에 연결되었다가, 이마로 솟구쳐서 독맥(督脈)과 정수리〔巓〕에서 만난다.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內經〕에서는 “머리가 아프다가 정수리까지 아픈 것은 그 질병 부위〔過〕가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足少陽〕과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厥陰〕에 있는 것으로, 심하면 간(肝)으로 들어간다.”라고 하였다.
또한 치통(齒痛)으로까지 연결되는 두통(頭痛)이 수시로 발작했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질병이 있는 경우는 한기(寒氣)가 안으로 골수(骨髓)까지 도달한 데서 연유한다. 골수란 뇌(腦)를 중심으로 하는데, 뇌역(腦逆)으로 인해서 머리가 아프며 치아 역시 아픈 것이다. 이것은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腎〕에서 만들어진 질병이다. 여러 음경(陰經)에서는 모두 두통(頭痛)이 없지만, 오직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과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肝腎〕의 두 경(經)에만 두통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얼굴〔面〕은 영기(靈氣)를 간직한 사람〔人神〕의 창문〔牖〕이다. 얼굴 위〔上〕에 오악(五嶽)이 펼쳐졌으니, 이 오관(五官 코〔鼻〕ㆍ눈〔目〕ㆍ입〔口〕ㆍ혀〔舌〕ㆍ귀〔耳〕)을 나누어서 오장(五臟)에 배속시켰다.
오관(五官) 가운데 눈〔目〕은 간(肝)에 배속된 관(官)으로서, 오색(五色)의 감별을 담당한다. 코〔鼻〕는 폐(肺)에 배속된 관(官)으로서, 오취(五臭)의 흡인을 담당한다. 입〔口〕은 비장(脾臟)〔脾〕에 배속된 관(官)으로서, 오곡(五穀)의 섭취를 담당한다. 혀〔舌〕는 심장(心臟)〔心〕에 배속된 관(官)으로서, 오미(五味)의 품평을 담당한다. 귀〔耳〕는 신장(腎臟)〔腎〕에 배속된 관(官)으로서 오음(五音)의 분별을 담당한다. 이 오관(五官)이 갖추어져야 몸의 정신(精神)이 완전히 얼굴에 드러난다.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內經〕에서는 “여자는 42살에 얼굴이 완전히 검게 변하고, 남자는 48살에 얼굴이 비로소 검게 변한다.”라고 하였다. 양명경(陽明經)〔陽明〕의 기운이 몸 위쪽에서 쇠약해지기 때문이다
양명경 가운데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手陽明〕의 지맥(支脈)은 곧장 목〔頸〕 위로 솟구쳐 뺨〔頰〕을 관통한 후 아랫니의 봉중(縫中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선)으로 들어갔다가 입을 끼고 다시 나온다. 그리고 인중(人中)을 교차하되 왼쪽 경맥은 인중의 오른쪽으로 돌고, 오른쪽 경맥은 인중의 왼쪽으로 돌아서 나온 다음에 위로 콧구멍〔鼻孔〕에 닿는다. 양명경 가운데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足陽明〕의 맥(脈)은 코〔鼻〕에서 시작하여 알중(頞中 콧마루)을 교차하고 태양경(太陽經)〔太陽〕의 맥(脈)과 나란히 묶였다가, 아래로 내려와 코 바깥〔鼻外〕을 순행(循行)한다. 그리고 윗니의 봉중(縫中)으로 들어갔다가 입을 끼고 다시 나온 다음에 입술〔唇〕을 빙 둘러서 아래로 승장혈(承漿穴)에서 교차한다. 이어서 턱 뒤편〔頤後〕을 순행하고 상렴혈(上廉穴)로 내려와서〔下廉〕, 하악골(下顎骨)〔大迎〕을 빠져나와 협거혈(頰車穴)을 따라서 귀 앞쪽〔耳前〕으로 솟았다가, 객주인혈(客主人穴)을 지나서 발제(髮際)를 따라 이마에 이른다.
《난경(難經)》에서는 “인체에서 얼굴만이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여러 양맥(陽脈)들이 모두 머리와 귀까지 솟구쳐 도달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황제(黃帝)가 ‘얼굴이 검어지고 머리카락이 떨어진다’라는 부분에서 양명경에 대해서만 말하고, 나머지 양맥들을 말하지 않은 이유는 대체로 이 양맥들이 위로 머리를 순행하더라도 양명경 맥(脈)이 얼굴과 연결되는 것에는 못미치기 때문이다.
《난경》과 《황제내경소문》의 두 의경(醫經)을 합하여 고찰해 보면 경맥(經脈)의 순환(循環) 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기혈(氣血)의 소장(消長)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칠정(七情)〔情〕이 몸 안에서 격동하고, 육사(六邪)〔邪〕가 몸 밖에서 어지럽혀서 생긴 형색(形色) 변화는 진실로 모두 얼굴에 드러나지만 일일이 다 설명할 수가 없다.
○목〔頸項〕은 여러 양맥(陽脈)들이 바퀴살 몰리듯이 집중되는 곳이다. 육양경(六陽經)의 맥은 모두 어깨〔肩〕와 목〔頸〕에서 나와 결분(缺盆 쇄골 위의 오목한 부위)으로 들어갔다가 아래로 오장(五臟)과 연결된다. 이 때문에 옛사람들은 인영(人迎) 맥박〔動脉〕을 목에서 짚음으로써, 오장육부의 기운이 넘치거나 부족하지는 않은지를 살핀 것이다.
그 질병 증상은 똑같지가 않다. 어떤 경우에는 목이 뻣뻣하고 아프면서 고개를 돌릴 수가 없고, 어떤 경우에는 목이 아프면서 목구멍〔嗌〕이 마르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목의 통증이 결분(缺盆)까지 이어지기도 하니, 각각의 증상은 자기 경맥이 연결된 바에 따라서 질병이 된 것이다. 구루(九瘺)ㆍ나력(瘰癧)ㆍ영류(癭瘤 군더더기 살덩이) 등은 대부분 목에서 생기는데, 그 이유는 역시 경맥(經脈)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깨〔肩〕는 육양경(六陽經)의 맥(脈)이 양유맥(陽維脈)〔陽維〕과 만나는 곳으로, 모두 어깨로 흘러가 서로 모였다가 어깨의 위아래를 따라 순행(循行)한다. 따라서 어깨가 여러 양맥(陽脈)들의 통로이자 근육과 뼈의 근거지〔樞會〕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어깨는 무거운 것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등〔背〕은〔背 中〕 가슴속〔胷中〕의 관부(官府)〔府〕이니, 여러 양맥(陽脈)들이 가슴속에서 기운을 받아서 등으로 넘어간다. 의경(醫經)〔經〕에서는 “몸의 음양(陰陽) 배치에서 등은 양(陽)이고 배는 음(陰)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수혈(腧穴)이 모두 등에 있다.
○노(臑 상박(上膊))는 팔〔臂〕의 관절이며, 혈(穴) 이름은 천부혈(天府穴)이다. 주(肘 팔꿈치)는 팔의 관절〔手腕〕이며, 혈 이름은 척택혈(尺澤穴)이다. 팔〔臂〕은 어깨에서 손바닥에 이르는 부위를 통틀어서 말한 것이다. 무릇 손의 삼음경(三陰經)과 삼양경(三陽經)은 모두 팔〔臂〕의 앞뒤를 따라서 순행(循行)하고 몸 측면〔廉〕의 위아래를 따라 왕래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그 속을 경유하여 지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 질병들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며, 특정한 약을 사용할 때에는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뜸을 뜨거나 자혈(刺血 침으로 살을 찔러서 피를 빼냄)할 때는 각각 자기의 경락을 따른다.
○액(腋)은 겨드랑이〔掖〕이다. 수삼음경맥(手三陰經脈)과 족소양담경맥(足少陽膽經脈)〔足少陽〕이 겨드랑이 위아래를 순행(循行)한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질병에 걸리면 대부분 겨드랑이가 붓고 아프다.
《황제내경영추(黃帝內經靈樞)》〔靈樞經〕에서는 말하였다.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手太陰〕의 맥은 폐계(肺系)로부터 겨드랑이 아랫부위로 옆으로 나온다〔橫出〕.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手少陰〕의 맥은 심계(心系)로부터 이어져 폐(肺)로 올라갔다가, 겨드랑이 아랫부위로 나온다.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手厥陰〕의 맥은 가슴〔胸〕을 순행하여 옆구리 위쪽으로 나왔다가, 겨드랑이 아랫부위로 빠져나온다.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足少陽〕의 맥은 결분(缺盆)으로부터 겨드랑이로 내려와서, 가슴속을 순행하다가 옆구리 밑〔季脇〕을 지난다.” 무릇 이 네 가지 경맥이 어떤 것은 겨드랑이 아랫부위에서 옆으로 나오기도 하고, 어떤 것은 겨드랑이의 위아래로 순행하다가 나뉘어져 움직이기도 하지만, 각각 자신의 통로는 있다.
사람이 호취(胡臭 겨드랑이의 암내)와 누액(漏腋 겨드랑이에 땀이 흥건한 병증)을 앓는 경우에 고방(古方)에서는 모두 동일한 질병으로 여겼지만, 이치로 따져보면 그 증상은 똑같지 않다.
호취(胡臭)는 대부분 과로하거나 나태함으로써 겨드랑이에 땀이 배서 생긴다. 손으로 훔쳐서 냄새를 맡게 되면, 청정한 기운이 흐르는 통로에 이 쾌쾌한 냄새가 스며들게 됨으로써 위로 니환(泥丸)에 흡입되었다가 흩어져서는 모든 맥〔百脉〕에 침입하면서 서로 전염시키는 경우가 많다. 손으로 땀을 훔치는 행위는 안 하는 것이 좋다.
누액(漏腋)은 섭취한 오신(五辛)이 너무 과도해서 발생하는데, 결국 피부〔湊理〕가 성글게 된다. 그 땀이 겨드랑이 아랫부위로 나오면서 축축하게 젖어서, 여러 겹의 옷을 적시다가 완전히 배어나온다. 그 냄새를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
무릇 호취와 누액은 모두 겨드랑이 질환으로 목숨을 빼앗지는 않지만 몸을 해롭게 한다. 부모님을 모시고 군주를 섬기는 것 내지 친구와 교류하는 데 있어서도 모두 좋지 않다. 몸을 수양하는 사인(士人)〔士〕은 청결에 힘쓰면서, 우연히 이 질환에 걸리는 경우에는 이것을 없앨 궁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옆구리〔脇〕는 좌우의 겨드랑이 아래이다. 갈비뼈〔肋〕는 협골(脇骨)이다.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과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의 두 경(經)이 이곳에서 교차하므로, 옆구리 통증은 대부분 족궐음간경과 족소양담경에 속하는 질병이다. 《난경(難經)》에서는 “오장(五臟)〔藏〕이 옆구리 밑〔季脇〕에서 모인다.”라고 하였다. 계협은 늑연골(肋軟骨) 사이에 있는데, 그 끝에 있는 혈위(穴位)를 장문혈(章門穴)이라고 부른다. 장문혈은 곧 배꼽 옆의 2치(寸) 8푼(分) 거리에 있으니, 이곳은 비장(脾臟)〔脾〕이 자리한 곳〔募〕이자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ㆍ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이 모인 곳이다. 무릇 몸 안에 열병(熱病)이 있을 때는 그 혈위가 모인 곳을 치료하여〔取〕 질병을 없앤다.
○횡격(横膈)〔膈〕은 가죽〔革〕이다. 심폐(心肺)의 하부에 막(膜)이 있는데, 척추〔脊〕ㆍ옆구리〔脇〕ㆍ배〔腹〕와 함께 막(幕)처럼 빙둘러서 붙어 있다. 이로써 탁기(濁氣)가 위로 올라가서 심폐(心肺)를 훈증(熏蒸)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른바 전중(膻中)이란 신하〔臣使〕 역할을 맡은 기관(器官)으로서 즐거움이 여기에서 나온다. 양쪽 젖꼭지 사이에 있는 전중은 기해(氣海)로서 음양(陰陽)을 분포시키므로, 사람의 의지가 조화롭고 기운이 통달하게 되면 즐거움이 이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또한 “횡격〔膈〕과 여기에 부착된 지막(脂膜)〔肓〕의 상부〔 下〕에는 부모가 있다.”라고 하였다. 횡격과 여기에 부착된 지막의 상부에는 기운의 바다〔氣海〕가 위치한다. 기운〔氣〕이라는 것은 삶의 근원이고 목숨의 주인이므로, 기운의 바다가 사람에게는 부모(父母)가 되는 셈이다. 황막(肓膜)은 심장과 폐 사이를 말한다.
○배꼽〔臍〕은 동등함〔齊〕이다. 사람의 근원(根源)이 본래 생겨나는 곳이다. 평화〔沖和〕롭고 응결(凝結)된 기운이 이곳을 통하여 삶을 부여받게 되므로, 무한히 탄생하는 이치〔義〕가 있는 곳이다. 태아에게 사람의 형체〔形質〕가 갖추어지면서 산모의 몸에서 분리되어 태어날 시간이 되면 박ㆍ오이ㆍ복숭아ㆍ자두처럼 배꼽이 마르면서 과일 꼭지처럼 떨어진다. 그러므로 이것을 신궐(神闕)이라고 부르니, 배꼽의 전면은 창자와 위〔腸胃〕에 해당하고 후면은 신수혈(腎兪穴)에 해당하면서 상체와 하체〔天地〕를 가운데서 분할한다.
《황정경(黃庭經)》에서는 “양부(兩部)의 수왕(水王)은 생문(生門)을 마주한다.”라고 하였다. 또한 “뒤에는 밀호(密戶 신장(腎臟)을 지칭하는 도교 용어)가 있고 앞에는 생문(生門)이 있다.”라고 하였다. 생문(生門)이란 배꼽〔臍〕이다. 태아〔嬰兒〕가 임산부의 배 속에 있을 때는 탯줄〔臍管〕을 통해 기운〔氣〕을 획득하므로, 임산부가 숨을 내쉬면 태아도 숨을 내쉬고, 임산부가 숨을 들이쉬면 태아도 숨을 들이쉰다. 정확하게 임산부의 밀호와 상대하니, 이른바 ‘배꼽이란 이런 것이다〔臍者如此〕’라는 것이다. 하물며 배꼽의 상하좌우(上下左右)는 곧 창자와 위〔腸胃〕가 이리저리 꽈리를 틀고 뭉쳐있는 곳이니, 아주 중요하다. 의경(醫經)에서 “오장(五臟)의 동기(動氣)는 배꼽의 상하좌우(上下左右)에서 시작한다.”라고 말한 이유이다.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足陽明〕과 충맥(衝脈)은 모두 배꼽을 끼고 있고, 독맥(督脈)은 배꼽 중앙을 관통한다. 간혹 배꼽이 튀어나온 이유는 수기(水氣)가 비원(脾元)에 쌓였기 때문이다. 배꼽과 복부가 갑자기 아픈 이유는 한사(寒邪)가 몸의 아래쪽 장기〔下藏〕를 손상시켰기 때문이니,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허리〔腰〕는 척추〔脊〕를 끼고 있으며, 앞쪽으로는 배꼽〔臍〕과 나란히 하면서 몸의 앞과 뒤를 구분한다.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足少陰〕의 맥(脈)은 척추를 관통하고,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足太陽〕의 맥은 허리에 맞닿아 있으므로 허리란 신장(腎臟)〔腎〕의 외후(外候)에 해당한다.
허리의 절반 이상은 하늘의 양기(陽氣)와 함께하고, 허리의 절반 이하는 땅의 음기(陰氣)와 함께 하니 허리는 음양(陰陽)의 경계가 된다. 허리는 사람 몸의 중앙에 해당하면서, 경쇠〔罄〕처럼 기역자로 허리를 굽히는 노고와 몸을 숙이고 펴는 노고를 담당한다. 만약 기운〔氣〕이 안에서 쌓이거나 사기(邪氣)〔邪〕가 밖에서 간섭해오면 모두 요통을 일으키는데, 이 경우에는 마땅히 맥(脈)을 짚으면서 그 증상과 함께 참고하면 요통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과도한 방사(房事)〔房勞〕에 따른 피로, 정기(精氣)의 소진, 악혈(惡血)의 배출, 경락(經絡)의 정체, 정기(正氣)와의 충돌, 곱사등이처럼 무거운 혹〔重腫〕, 옆구리 밑〔季脇〕까지 이어지는 통증을 개요통(䐴腰痛)〔 曁腰痛〕이라고 부른다.
간혹 힘을 많이 써서 땀이 나거나, 옷을 많이 껴입어도 몸이 차갑고 축축한 증상이 오래되어 허리가 물처럼 차갑고, 몸은 무겁지만 갈증은 나지 않으며, 소변이 저절로 계속 나오지만 먹고 마시는 것은 예전과 동일하고, 허리 아래에 5,000전(錢)을 찬 것 같은 증상을 신착요통(腎著腰痛)이라고 부른다. 그 치료는 각각 적합한 방법이 있다.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內經〕에서는 “허리는 신장(腎臟)〔腎〕의 관부(官府)이므로 허리를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신장은 장차 고달플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아, 이러한 요통(腰痛)을 외후(外候)로만 간주한다면 오히려 치료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니, 아주 탄식할 만한 일이다.
○이음(二陰)은 소변과 대변이 나오는 곳이다. 《난경(難經)》에서는 “대장(大腸)과 소장(小腸)이 만나는 곳이 난문(闌門)이다.”라고 하였다. 수기(水氣)〔水〕와 곡기(穀氣)〔穀〕를 짜서, 여기에서 찌꺼기를 구분한다고 말한 것이다.
소장(小腸)으로부터 계속해서 이어받은 곡기(穀氣)〔穀〕는 난문(闌門)에서 나누어 구별된다. 수기(水氣)〔水〕는 방광(膀胱) 상단의 입구로 삼투되어 흘러들어가서 소변(小便)〔溲便〕이 된다.
소화되고 남은 곡기의 찌꺼기는 난문을 통해 대장(大腸)으로 옮겨진다. 그러므로 “방광(膀胱) 상단의 입구에 있는 하초(下焦)에서 수기와 찌꺼기〔淸濁〕를 분별한다.”라고 한 것이다.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內經〕에서는 “북방(北方)은 흑색(黑色)에 해당하니, 몸 안에 들어가서 신장(腎臟)〔腎〕으로 통하며 이음(二陰)에 구멍을 낸다.”라고 하였다. 이음은 신장의 바깥 구멍〔外竅〕에 해당한다.
이음 중 전음(前陰)을 수변(溲便)이라고 한다. 정혈(精血) 역시 이 통로를 따라 배출된다. 그러므로 남자는 수기(水氣)가 아래쪽에 머물도록 해야 하고, 화기(火氣)가 위쪽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반면 여자는 수기(水氣)가 위쪽에 머물도록 해야 하고, 화기(火氣)가 아래쪽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남자는 이러한 구분에 의거하여 수화미제(水火未濟) 괘(卦)가 되고, 여자는 이러한 구분에 의거하여 수화기제(水火旣濟) 괘(卦)가 된다.
이음 중 후음(後陰)을 항문(肛門)이라고 한다. 항문은 수레바퀴의 굴통쇠〔𨊧〕와 같은데, 폐(肺) 하단의 입구에 있으며 통사리(通事吏)라고 부른다. 《난경(難經)》에서는 “소화기관의 하단 끝부분을 백문(魄門)이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백문은 강문(𨊧門)이다. 무게는 12냥, 크기는 8치, 지름은 2치 5푼 남짓, 길이는 2자 8치이고, 곡식 9되 3홉 1/8푼을 받아들인다.
열이 있으면 항문은 부으면서 오그라들어 대변이 막혀서 통하지 않는다. 한기가 있으면 항문이 탈출하면서 창자가 꼬르륵거리고 설사한다. 호혹상한증(狐惑傷寒證) 부분에서는 “벌레가 항문을 갉아먹으면 아래쪽〔下唇〕에 상처가 생긴다.”라고 하였다. 여러 증상들이 동일하지는 않으므로 공부하는 사람은 마땅히 잘 살펴야 한다.
○넓적다리〔髀股〕는 다리의 허벅지 부분〔足脛〕이다. 무릎〔膝〕은 정강이의 끝부분〔脛頭〕이다. 오금〔膕〕은 다리가 접히는 부분〔足腕〕이다. 장딴지〔腨〕는 다리의 중앙 부분〔足肚〕이니, 일명 비장(腓腸)이다. 발등〔趺〕은 발의 넓적한 부분〔足面〕이다. 이상이 다리의 육경(六經)이 관류(貫流)〔流注〕하는 부위이다.
족삼양경맥(足三陽經脈)〔足三陽〕은 머리에서 다리로 뻗어가고, 족삼음경맥(足三陰經脈)〔足三陰〕은 다리에서 눈〔目〕으로 향한다. 족삼양경맥은 다리의 정강이 바깥쪽〔外廉〕을 순행(循行)하니, 모두 넓적다리〔股〕를 향해 좇아간다. 족삼음경맥은 다리의 정강이 안쪽〔內廉〕을 순행하니, 모두 넓적다리의 바깥쪽〔髀〕을 향해 좇아간다. 오직 오금〔膕〕의 장딴지 안쪽〔腨內〕 부위에 음경(陰經)과 양경(陽經)이 오르내리면서 그 사이를 지난다.
무릎에 있어서는,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太陰〕과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陽明〕의 맥(脈)이 모두 넓적다리를 지나서 무릎으로 들어오며,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少陽〕의 맥은 무릎 바깥쪽〔外廉〕으로 나온다. 발등〔足趺〕은 신발을 꿰어차는 발의 넓적한 부분〔足面〕으로, 뼈 사이에서 맥박이 뛰면서 발가락에 호응하니, 이것을 충양(衝陽)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의 맥기(脈氣)가 시작된다. 상한병(傷寒病)에 반드시 이곳을 진찰하는 이유는 그 족양명위경〔胃〕의 기운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려는 것이다.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肝〕과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膽〕의 맥도 발등의 위쪽과 아래쪽을 순행하지만, 그 움직임의 통로는 각각 다르다. 무릇 12경맥(經脈)은 온몸을 감싸고 있으면서 이르지 않는 신체 부위가 없다.
옛날에 주(紂) 임금의 비(妃)인 달기(妲己)가 겨울 아침에 두 젊은이가 물을 건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주 임금에게 “한 명은 아비가 늙어서 낳은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아비가 젊어서 낳은 자식입니다.”라고 하였다. 주 임금이 “어찌 아는가?”라고 물었다. 달기는 “젊어서 낳으면 자식이 추위에 강하니, 골수(骨髓)〔髓〕가 정강이 속에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늙어서 낳으면 자식이 추위를 두려워하니, 골수가 정강이 속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주 임금이 그들의 정강이를 잘라내서 살펴보니, 과연 그러하였다. 이로써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사람의 허실(虛實)은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內經〕에서는 “신장(腎臟)〔腎〕이 골수〔髓〕를 만들고, 골수는 폐(肺)를 만든다. 이들의 관계는 자식과 어미의 사이이다.”라고 하였다. 손진인(孫眞人 손사막(孫思邈))은 골수를 간(肝)ㆍ담(膽)에 대응시켰으니, 대체로 그 근본을 잃지는 않은 것이다. 골수는 정기(精氣)〔精〕의 근본이며, 정기는 피〔血〕의 근본이자 목숨〔命〕의 근원으로 몸의 주인이니, 어찌 정기를 가득 채운 채 충만하도록 유지함으로써 자신을 온전히 보호하지 않겠는가.
[주-C001] 간이방(簡易方) : 《간이방(簡易方)》으로 약칭하는 의서로는 《여거사간이방(黎居士簡易方)》과 《왕씨간이방(王氏簡易方)》 외에 우리나라의 《향약간이방(鄕藥簡易方)》이 있다. 하지만 《의방유취》의 인용 의서들 목록에는 《여거사간이방》만 제시되어 있으므로, 본문의 《간이방》은 《여거사간이방》이라고 판단된다. 《여거사간이방》은 13세기 후반의 중국 남송대(南宋代)에 여민수(黎民壽)가 쓴 의서이다. 불교에 귀의한 여민수는 자신의 호(號)를 여거사(黎居士)라고 하였다.[주-D001] 진월인(秦越人) : 중국 전국 시대(戰國時代)의 명의(名醫)인 편작(扁鵲)의 자이다.
[주-D002] 오관(五官) : 인체의 기관(器官) 5군데인데 기록에 따라 다르다. 《황제내경영추(黃帝內經靈樞)》 〈오열오사(五閱五使)〉에 따르면 폐(肺)와 연관된 코[鼻], 간(肝)과 연관된 눈[目], 비장(脾臟)과 연관된 입[口], 심장(心臟)과 연관된 혀[舌], 신장(腎臟)과 연관된 귀[耳]이다. 다른 문헌에서는 귀[耳]ㆍ눈[目]ㆍ코[鼻]ㆍ입[口]ㆍ몸[形]ㆍ귀[耳]ㆍ눈[目]ㆍ코[鼻]ㆍ입[口]ㆍ심장[心] 또는 눈[眼]ㆍ귀[耳]ㆍ코[鼻]ㆍ목구멍[喉]ㆍ입[口]을 지칭하기도 한다.
[주-D003] 수삼양경(手三陽經) : 12경맥(經脈) 가운데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이다.
[주-D004] 족삼양경(足三陽經) : 12경맥(經脈) 가운데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이다.
[주-D005] 육양경(六陽經) : 앞서 나온 수삼양경(手三陽經)과 족삼양경(足三陽經)을 가리킨다.
[주-D006] 항상(頏顙) : 입 안의 위턱이 있는 비강(鼻腔)을 옥당(玉堂) 혹은 상함(上含)이라고 부르는데, 항상은 그 비강의 구멍이다.
[주-D007] 완(頑) : 원문은 ‘완(頑)’이지만 문맥상 ‘항(頏)’의 오각(誤刻)으로 판단된다.
[주-D008] 머리가 …… 들어간다 : 이 문장은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황제내경소문》 〈오장생성(五藏生成)〉에서는 “머리가 아프다가 정수리까지 아픈 것은 하초(下焦)가 허약하고 상초(上焦)가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 질병 부위[過]는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과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에 있는 것으로, 심하면 신장(腎臟)으로 들어간다. 현기증이 나면서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아득해지면서 귀가 안 들리는 것은 하초가 충실하고 상초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그 질병 부위는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과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에 있는 것으로, 심하면 간(肝)으로 들어간다.[頭痛顚疾, 下虛上實. 過在足少陰巨陽, 甚則入腎. 徇蒙招尤, 目冥耳聾, 下實上虛. 過在足少陽厥陰, 甚則入肝.]”라고 하였다.
[주-D009] 뇌역(腦逆) : 손발이 찬 궐역(厥逆) 때문에 생기는 두통과 치통 등의 증상이다.
[주-D010] 여자는 …… 변한다 : 이 문장은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주-D011] 태양경(太陽經) : 12경맥(經脈) 가운데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과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을 가리킨다.
[주-D012] 발제(髮際) : 머리털과 이마 윗부분이 서로 맞닿는 부위이다.
[주-D013] 인체에서 …… 때문이다 : 이 문장은 《난경(難經)》 〈논인면독능내한(論人面獨能耐寒)〉에 나온다.
[주-D014] 구루(九瘺) : 창양(瘡瘍)이 터진 후 오래도록 아물지 않고 진물이 조금씩 흐르는 9종의 누창(瘻瘡)으로 구루(九瘻)라고도 부른다. 낭루(狼瘻), 서루(鼠瘻), 누고루(螻蛄瘻), 봉루(蜂瘻), 비부루(蚍蜉瘻), 제조루(蠐螬瘻), 부저루(蜉疽瘻), 나력루(瘰癧瘻), 전맥루(轉脈瘻)이다.
[주-D015] 나력(瘰癧) : 목에서 갑상선종(甲狀腺腫)이 헐어서 터진 결핵성 부스럼이다.
[주-D016] 양유맥(陽維脈) : 인체의 활동을 조절하며 통제하는 경락(經絡)의 하나로서, 소양(少陽)이 발생하는 육리지맥(肉裏之脈)을 가리킨다.
[주-D017] 중(中) : 원문은 ‘중(中)’이지만 문맥상 ‘자(者)’의 오각(誤刻)으로 판단된다.
[주-D018] 몸의 …… 음(陰)이다 : 이 문장은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금궤진언론(金匱眞言論)〉에 나온다.
[주-D019]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 지난다 : 이 문장은 《황제내경영추(黃帝內經靈樞)》 〈경맥(經脈)〉을 요약한 것이다.
[주-D020] 오장(五臟)이 …… 모인다 : 이 문장은 《난경(難經)》 〈논팔회(論八會)〉에 나온다.
[주-D021] 하(下) : 원문의 ‘하(下)’는 문맥상 ‘상(上)’의 오각(誤刻)으로 판단된다.
[주-D022] 횡격〔膈〕과 …… 있다 : 이 문장과 관련하여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자금론(刺禁論)〉에서는 “횡격[膈]과 여기에 부착된 지막(脂膜)[肓]의 상부에는 부모가 있다.[膈肓之上, 中有父母.]”라고 하였다.
[주-D023] 양부(兩部)의 …… 마주한다 : 이 문장은 《황정내경옥경(黃庭內景玉經)》 〈신부장제십이(腎部章第十二)〉에 나온다.(《도장(道藏)》 권6, 문물출판사(文物出版社)ㆍ상해서점(上海書店)ㆍ천진고적출판사(天津古籍出版社),1988)
[주-D024] 뒤에는 …… 있다 : 이 문장은 《황정내경옥경(黃庭內景玉經)》 〈상유장제이(上有章第二)〉에 나온다.(《도장(道藏)》 권6, 문물출판사(文物出版社)ㆍ상해서점(上海書店)ㆍ천진고적출판사(天津古籍出版社),1988)
[주-D025] 오장(五臟)의 …… 시작한다 : 이 문장과 관련하여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자금론(刺禁論)〉에서는 “황제가 ‘금수(禁數)를 듣고 싶소.’라고 물었다. 기백이 ‘오장(五臟)에는 요해처(要害處)가 있으니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간(肝)은 왼쪽[左]에서 시작하고 폐(肺)는 오른쪽[右]에 감춰져 있고, 심장(心臟)은 겉면[表]에 분포하고 신장(腎臟)은 안쪽[裏]에서 다스리며, 비장(脾臟)은 이 장부(臟腑)들의 부림[使]을 받고, 위(胃)은 이 장부들의 저잣거리[市]가 됩니다. 명치 윗부분의 한 가운데에는 부모(父母)가 있고, 일곱 번째 마디 모서리의 한 가운데에는 소심(小心)이 있습니다. 여기에 순응하면 복이 있을 것이고, 거스르면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黃帝問曰, 願聞禁數. 岐伯對曰, 藏有要害, 不可不察. 肝生於左, 肺藏於右, 心部於表, 腎治於裏, 脾爲之使, 胃爲之市. 鬲肓之上, 中有父母, 七節之傍, 中有小心. 從之有福, 逆之有咎.]”라고 하였다.
[주-D026] 외후(外候) : 겉에서 속을 살피는 것을 말한다. 간의 상태는 눈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므로, 눈을 통해 간의 상태를 살필 수 있다는 뜻이다.
[주-D027] 기(曁) : 원문은 ‘기(曁)’이지만 문맥상 ‘개(䐴)’의 오각(誤刻)으로 판단된다.
[주-D028] 신착요통(腎著腰痛) : 신장(腎臟)이 허리와 협착하여 생기는 통증이라는 의미이다.
[주-D029] 허리는 …… 것이다 : 이 문장은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맥요정미론(脈要精微論)〉에 나온다.
[주-D030] 대장(大腸)과 …… 난문(闌門)이다 : 이 문장은 《난경(難經)》 〈논칠충문(論七衝門)〉에 나온다.
[주-D031] 방광(膀胱) …… 분별한다 : 이 문장은 《난경(難經)》 〈논삼초지부위여작용(論三焦之部位與作用)〉에 나온다.
[주-D032] 북방(北方)은 …… 낸다 : 이 문장은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금궤진언론(金匱眞言論)〉에 나온다.
[주-D033] 수변(溲便) : 일반적으로 소변(小便)을 지칭하지만, 본문에서는 요도 또는 생식기라는 의미이다.
[주-D034] 수화미제(水火未濟) …… 된다 : 수화미제(水火未濟) 괘(卦)는 《주역(周易)》의 팔괘(八卦)에서 물을 상징하는 감괘(坎卦)가 아래쪽에 위치하고, 불을 상징하는 이괘(離卦)가 위쪽에 위치한 것이다. 정상적인 상태는 따뜻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기운은 아래에 머무른다. 따라서 불의 기운은 아래쪽에 있어서 위로 솟구치려고 해야 하고, 물의 기운 위쪽에 있어서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이것이 수화기제(水火旣濟) 즉 수화(水火)가 이미 조화를 이룬 괘(卦)이다. 반면 물을 상징하는 감괘(坎卦)가 아래쪽에 있고 불을 상징하는 이괘(離卦)가 위쪽에 있다는 것은, 불과 물의 기운이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위쪽은 더욱 뜨거워지고 아래쪽은 더욱 차가워지는 형국이 수화미제(水火未濟) 즉 수화(水火)가 미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주-D035] 소화기관의 …… 한다 : 이 문장은 《난경(難經)》 〈논칠충문(論七衝門)〉에 나온다.
[주-D036] 호혹상한증(狐惑傷寒證) : 호혹증(狐惑證)은 상한증(傷寒證)과 그 증상이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주-D037] 벌레가 …… 생긴다 : 이 문장과 관련하여 《외대비요방(外臺秘要方)》(사고전서본) 권2, 〈상한닉창방일십수(傷寒䘌瘡方一十首)〉에서는 “이러한 증상은 모두 벌레가 항문을 갉아먹은 탓이니, 항문이 문드러져서 오장(五臟)이 드러나면 죽는다. …… 이것은 위쪽에 있는 벌레가 오장을 갉아먹어서 아래쪽에 상처가 생긴 것이다.[如此皆爲蟲食其肛, 肛爛, 見五藏則死. …… 此蟲在上食其五藏, 下脣內生瘡者.]”라고 하였다.
[주-D038] 신장(腎臟)이 …… 사이이다 : 이 문장의 정확한 출전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난경(難經)》에 자모(子母)와 관련하여 유사한 표현이 보인다. 《난경》 〈논칠전자사여간장자생(論七傳者死與間臟者生)〉에서는 “가령 심병(心病)이 비장(脾臟)에 전해지고, 비병(脾病)이 폐(肺)에 전해지며, 폐병(肺病)이 신장(腎臟)에 전해지고, 신병(腎病)이 간(肝)에 전해지며, 간병(肝病)이 심장(心臟)에 전해지면 이것은 자모(子母) 간에 전해지는 것이다.[假令心病傳脾, 脾傳肺, 肺傳腎, 腎傳肝, 肝傳心, 是子母相傳.]”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