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행 열차 2025 07 08
어쩌면 타고 싶지 않은 열차일지도 모릅니다.
타고 싶지 않아도 타게 되어 있다니 타지만, 그냥 더 천천히 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니, 되도록 천천히 가도록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깊이 살펴보렵니다.
책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를 읽어보니 꼭 알맞은 단어를 선택해 써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왜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라며 혼자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글을 더 잘 쓰기 위한 단어 선택 길라잡이입니다. 비슷한 말이라도 조금씩 차이 나는 것을 정확하게 쓰도록 알려줍니다. 이 책을 진작 읽었다면 나도 글을 더 정확하고 예쁘게 잘 썼겠지요.
그냥 혼자 시간을 아껴가며 생활하자니 집중력이 줄어드는지 하는 일이 속도가 나지 않고 또 원치 않는 건망증이 자꾸 늘어나 한 번에 끝냈던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늘어난 건망증보다 책 읽는 속도가 줄어드는지, 아니면 모르는 말을 찾아보는 양이 많아지는지 찾아보고 쓰기 바쁩니다. 어찌 보면 매일 익숙했던 일도 한두 번씩 ‘어떻게 했더라?’ 중얼거리며 더듬거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계속되며 일주일 전 아니 어제 했던 일도 왜 오늘은 생각나지 않을까, 되묻게 되더군요.
이제는 전과 다른 나를 새삼 깨닫고,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고 마음만 앞세우며 서둘러 일을 해왔다는 사실을 오늘 당신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 위에 있는 상자에 ‘흰 고무장갑’이라는 글이 보이지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 그러니까 흰 고무장갑을 따로 모아 넣어둔 상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 해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따로 모아놓아 없어진 흰 장갑을 찾다 없으니, 당신에게 이야기했던 것이지요.
장갑 사러 코스트코로 가면서 덥다고 생각했지만 사고 싶은 마음에 그냥 참고 갔습니다. 장갑을 사러 갔으나 장갑이 어디 있는지 몰라 위치를 물어가며 찾아가 한 바퀴 돌아도 없어요. 분명히 있을 터인데 없어 다시 한 바퀴 도니 눈에 들어오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없더군요. 코스트코에 있는 장갑은 집에도 있는 장갑이었어요. 그래서 우선 집에 있는 장갑으로 대치하고 장갑 사는 것을 그만두고 먹을 것을 사려고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빵을 사려고 찾아보니 달고 예쁜 것은 많았지만, 그냥 모닝빵이나 식빵 등 내가 먹을 만한 것을 쉽게 정할 수 없어 메모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포장 단위가 커서 그만두었습니다.
| 초코나 폴리타니 8개 | 9,900원 | 고메 프렌치 바게트(長) 3개 | 7,990원 |
| 뉴 디너 롤 36개 | 5,690원 | 시나몬 베이글 12개 | 9,900원 |
| 크루아상 (大) 12개 | 11,990원 | 블랙 올리브 브레드 8개 | 9,990원 |
| 크루아상 (小) 20개 | 8,990원 | 국산 토종닭(大) (구입) | 10,990원 |
그리고 당신에게 전화로 물어 삼계탕용 큰 닭을 사 왔습니다.
우리가 타고 갈 완행열차, 바로 어제의 <흰 고무장갑> 이야기입니다.
첫댓글 예전과 다르게 깜박 깜박 하는 노년의 시작을 보게 합니다
마음은 편한데 실제는 허둥지둥 뒤뚱뒤뚱 합니다. 변 형은 잘하시겠지요!
댓글 감사 또 감사합니다!
저도 쩔쩔매며 지내지요
세월을 뉘라서 이겨내겠습니까
그래도
정민 형이
젤 쌩쌩한 것 같아요
'하하' 인가, '허허'인가?
우리가 경복에서 만난 것이 평생의 인연이고 행복이고 또 기쁨입니다!
호호~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