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위에 그린 그림
-(아침마다 쓰는 즉흥 노래말 9)
전산우
바람결에 너울거리는 벌판을
종이 위에 그대로 그린 그림
몇 번을 봐도 다시 보고 싶은 풍경
그곳에 가고 싶어
부드러운 풀밭 흘러가는 하얀 구름
풀벌레 소리에 사방이 즐거운
너와 나 단 둘이 누리던 달달한 소풍
나는 여직 여기 이렇게 있는데
너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한때 벌판에서 강변에서 너의 투명한
마음 위에 그린 그림 못 잊는데
물안개를 바라보던
저녁노을에 젖어 가던
꿈결 같은 그곳에 나란히 앉아 있고 싶어
혼자 가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곤 해
미래는 미로 같아
무엇이 너를 미지로 데려갔는지
무력한 내가 미워지곤 했어
이만큼 멀리 왔는데 그곳에서
어깨를 기대고 한없이 걷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마음 아파
나는 여직 여기 이렇게 있는데
너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한때 벌판에서 강변에서 너의 투명한
마음 위에 그린 그림 이토록 못 잊는데
물안개를 바라보던
저녁노을에 젖어 가던
꿈결 같은 그곳에 나란히 앉아 있고 싶어
혼자 가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곤 해
잊을 수 없는 게 마음인가 봐
마음 위에 그린 그림인가 봐
추억이란 지워지지 않는 천형인가 봐
나는 여직 여기 이렇게 있는데
너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한때 벌판에서 강변에서 너의 투명한
마음 위에 그린 그림 이토록 못 잊는데
물안개를 바라보던
저녁노을에 젖어 가던
꿈결 같은 그곳에 나란히 앉아 있고 싶어
혼자 가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곤 해
*알브레히트 뒤러의 '토끼', 1502년, 종이에 수채화, 과슈로 그린 그림 등의 해설 중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을 '마음 위에 그린 그림'으로 고쳐 글을 쓰다.
첫댓글 시간을 거꾸로 돌린다는 건
더 살아볼 희망이 남았다는 것.
희망이 없으면
죽은 목숨입니다요.
혹시 제 얘기 쓰신거
아닌가요 ㅋ
공감백배~^^
시인님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와서 썼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