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한 용암사 터 오년이 흘렀난다
달나산 영접하는 고적한 길 열렸으니
그대를 연모하는 맘 날로 애틋해지리
~ 전태일 열사 53주기 이틀 전, 13번째 오르는 월출산 경로는 2023년 9월에 마침내 열린 '하늘 아래 첫 부처길'이다. 대체 몇 번을 만나야 그리움이 가려질까. 당신을 보면 볼수록 화순 운주사 천불천탑의 자태처럼, 해남 미황사 대웅전에 드리운 초겨울 석양처럼, 구례 화엄사 구층암을 떠받치는 무성형 모과나무 기둥처럼, 부안 내소사 꽃창살의 천년 곰삭음처럼, 안동 봉정사 영산암 고요의 정원처럼, 부여 무량사 뜨락을 배회하는 매월당 김시습의 눈빛처럼 우아해지고 고고해지려니 그 깊디 깊은 月出山 암릉의 매혹을 도무지 측량할 길이 없어라.
2023. 11. 11. 토.
첫댓글 월출산을 굉장히 사랑하시는군요...그럴만한 산이 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그렇습니다^^
월출산 남쪽에 무위사, 강진다원, 백운동정원, 월남사지와 경포대 들머리가 위치한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에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건 월출산을 (북쪽으로 두고) 병풍으로 삼은 양지 바른 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산성대로 하산하며 영암읍을 조망하니 (아침에 일어나) 남쪽으로 월출산을 바라보며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죠.
예전에 월출의 북서쪽에 있는 구림마을에서 몇 달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의 가을방학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지요. 월출은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설악산처럼 늘 설레는 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