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오후 8시 40분쯤 두 살배기 A양은 열과 함께 경련 증상을 보였습니다.
이에 A양의 어머니는 119에 전화를 걸었고, 11분만에 구급대원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구급대원은 A양의 어머니에 “지금 받아주는 병원이 없기에 어머님도 같이 병원에 전화를 돌리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로 10여분간 경기 서북권역 병원 6곳에 전화를 했지만 모두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고, 급한 대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으나 역시 진료를 거절당했습니다.
A양의 어머니는 전화를 건 병원에 ‘지금 아기가 너무 위급하다. 아기 좀 봐달라’고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119랑 같이 있으면 괜찮은 거 아니냐’고 합니다.
언론에 따르면 수도권 병원 11곳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며 이송을 거부했고,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한 병원은 “소아과 의사는 있지만 소아신경과 담당의가 없다”면서 A양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양은 결국 1시간이 지난 뒤,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겨우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약을 투여해 경련은 멈췄지만, A양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한 달째 의식불명에 빠진 상태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구급대 재이송 현황’ 보면 대다수가 전문의 부재로 인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지난 6월 10일까지 119 구급차가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환자를 4차례 이상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경우는 17번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들어 병상에 자리가 없어 사망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난 7월 30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40대 남성 B씨가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B씨를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14곳으로부터 모두 거절 당했습니다.
당시 B씨의 체온은 40도를 넘어선 상태였으며, 신고 접수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으나 B씨는 열사병 진단을 받은 뒤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31일에는 공사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환자가 10여곳의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끝내 숨졌습니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지난달 20일에도 천안시 서북구의 한 주택 앞에서 열사병으로 쓰러진 60대 여성이 병원 19곳에 거절 당하는 동안 심정지가 와 결국 사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