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축산신문 권재만 기자]
▲ 폭염으로 벌통 내부 온도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일벌들이 육아와 먹이 수집 대신 벌통 밖으로 나와 무리를 이루는 ‘벌수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남지역 꿀벌의 고온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양산과 밀양의 낮 최고기온이 나란히 39.3℃까지 치솟은 데 이어 합천 38.9℃, 창녕 38.7℃, 김해 38.6℃, 창원 38.5℃, 의령 38.3℃ 등 경남 내륙 곳곳에서 40℃에 육박하는 폭염이 나타나 도내 전역에는 폭염중대경보와 경보·주의보가 발효됐다.
6월 초·중순 크게 오른 기온은 7월 들어 높은 습도까지 더해지며 무더위의 강도를 더욱 키워 양봉농가의 봉군 관리 부담도 한층 가중되고 있다.
특히 7월은 고온과 밀원 부족에 대응해 봉군 세력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관리가 중요한 시기로, 이 기간 벌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활동이 위축되면 봉군 세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벌통이 대부분 야외에 설치돼 직사광선에 노출되면서 한낮에는 내부 온도가 빠르게 치솟는다. 내부 열을 견디지 못한 일벌들이 벌통 밖으로 나와 입구와 외벽에 몰리는 이른바 ‘벌수염 현상’이 나타나면서 육아 활동이 위축되고, 여왕벌의 산란도 원활하지 않아 봉군 증식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농가들의 설명이다.
정현조 한국양봉협회 경남도지회장은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남 전역에서 봉군 증식이 원활하지 않아 양봉농가들이 봉군 관리와 세력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봉군 약화와 생산성 저하로 농가 피해가 커지는 것은 물론 시설채소 재배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화분매개용 벌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경남은 전국 시설채소의 약 33%를 차지할 할 만큼 화분매개용 벌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며 “꿀벌 증식 부진이 양봉농가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시설채소의 수정과 착과,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가 측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여름에도 고온과 가뭄이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꿀벌 폐사가 잇따랐으며, 이로 인해 사과·포도·딸기 등 주요 농작물의 화분매개 활동이 위축돼 농가 손실이 2천3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농가들은 현재 상황도 당시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만큼 봉군 증식 부진과 화분매개용 벌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 농작물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봉군 증식 부진과 꿀벌 개체 수 감소가 지속되면 그 파급효과가 양봉농가와 시설원예를 넘어 농업과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이번 폭염에 따른 꿀벌 피해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농업인과 도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보호 프로그램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