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서초지역에 근거를 둔 벗님들의 월례회동인 '양재모임'에서는 호스트(그 달에 밥사는 사람^^)가 초두에 '5분스피치' 를 합니다. 이번 12월엔 필자의 차례였는데, 썰(舌)을 푸는 게 밥사는 거보다 더 부담이 되었지요^^. 앞선 호스트들이 좋은 말은 이미 다 한데다 이 나이에도 대중 앞에선 울렁증(?)이 있으니... 생각끝에 나에게 골치거리고 적지않은 벗님들의 同病相憐이랄 수 있는 '못견딤증(不耐症)'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못견딤증이란 말은 정식 의학용어는 아닌듯하고 한자식 표현인 불내증(不耐症)이란 용어가 흔히 쓰이며, 영어로는 관용이란 뜻의 tolerance에 부정의 접두사 in-를 붙인 intolerance 가 사용됨.
작년 이맘 때 양재모임 모습입니다 -_-;;
나이들면서 심해지는 못견딤증
환갑 진갑 다 지난 나이라 그런지 대단찮은 추위조차 견디지.못해 외출할 땐 온통 중무장에 때론 털모자(일명 군밤장사 패션)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잘때도 발이 시려우면 양말신는 것도 주저치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더위는 잘 견디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해, 한여름엔 아침저녁 샤워에 밤에도 선풍기를 끼고 지새니 마눌님의 핀잔이 작심합니다.
그러나 더욱 문제는 心的인 못견딤증입니다. 공자님은 육십에는 귀가 순해진다(耳順) 하셨건만, 왠일인지 너그러움과 여유로움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마누라의 바가지가 귀에 거슬리고 자식의 말 한마디가 고깝고 주변에서 무심히 던지는 말에도 피(?)를 흘립니다. 소시적에 생각했던 어른다운 모습은 찾아볼수 없고 점점 밴댕이 소갈머리가 되어가는 건지... 아마도 주연에서 조연으로 그리고 단역으로 점점 희미해져가는 존재감에 대한 스스로의 못견딤증일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두가지 '음식 못견딤증' 에 대한 것으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젖당 못견딤증(乳糖不耐症)
태아는 젖당(lactose)이 주된 에너지源이므로 당연히 이를 분해하는 효소(lactase)가 풍부하지만, 젖떨어질 무렵부터 서서히 줄어들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었답니다. 성인의 70% 이상에서 이 효소가 없어 유당을 다량 함유한 음식을 먹으면 속이 부글거리고 설사를 하게 됩니다. 우유나 유제품을 많이 먹는 서양인들도 30% 가량은 젖당 분해효소가 없다고 합니다. 젖당(lactose)이란 포도당(glucose : 인체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임)와 갈락토스(galactose)가 결합된 당분입니다. 그런데 젖당 분해효소가 없으면 이를 소화시키지 못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바로 대장으로 들어가는데, 이 때 삼투압으로 수분을 끌어들이고 또한 장내 유산균이 이 젖당(乳糖)을 분해하여 다량의 젖산(lactic acid)를 만들어 대장을 자극하게 됩니다. 이 때 나타나는 증상이 젖당 못견딤증입니다. 대표적인 例인 필자의 경우, 우유는 물론 생크림 케익만 먹어도 한시간 내에 解憂所(?)에 갔다 와야 합니다.
글루텐 못견딤증(gluten intolerance)
밀가루로 만든 음식 특히 빵이나 면 종류의 음식을 먹으면 역시 배가 부글부글하고 설사나 배아픈 증상이 나타내며 때론 피로 권태감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피부에 두드러기나 발진이 생기며 심한 경우 일시적으로 천식 증상을 보이기도 한답니다. 이는 밀가루를 반죽할 때 생기는 글루텐(gluten)이란 단백이 주범인데, 밀 속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리아딘(gliadin)과 글루테닌(glutenin)이 반죽하는 동안 단단하게 결합된 것입니다. 이 2종의 아미노산 자체도 필수아미노산이 아니지만 그 결합체인 글루텐은 인체에서 특히 이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는 사람에겐 골치덩어리지요. 소화되지 못하고 대장으로 넘어가면 역시 수분을 끌어들이고 각종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대장에 나쁜 영향을 미침니다.
뿐만 아니라, 이 글루텐이 그대로 몸안으로 들어가면 우리 몸의 면역방어 시스템이 작동하여 미지의 침입자로 간주하고 공격하게 됩니다. 이 때 일시적으로 피로 권태감을 느낄 수 있고, 항원항체 반응으로 두드러기나 천식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글루텐을 분해하는 효소를 지닌 사람에겐 이런 증상은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 글루텐을 구성하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 필수 아미노산이 아니기에 꼭 필요한 영양소도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아미노산은 사람보다도 곰팡이류(무좀균을 포함)에게 요긴한 영양소로 알려져 있어 무좀이 성한 경우 먹지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즐길수 없으면 피해라?
앞의 2가지 음식 못견딤증을 극복하는 확실한 방법은 아에 먹지 않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우유나 빵의 양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이들 분해하는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겁니다. 유제품의 경우는 소량만 먹으면 오히려 대장내 유산균에 영양소를 공급해 젖산을 만들기에 장운동을 돕고 변비도 예방할 수 있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든 빵이나 면류의 경우는 글루텐 분해효소가 없는 사람에겐 기피식품이며, 분해효소가 있는 경우라도 영양학상 별 도움이 못됩니다. 특히 정백분은 이들 아미노산이 약 10%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당분으로 당뇨병 환자에겐 금기식이지요(통밀로 만든 건 제외.). 필자처럼 분해효소가 없으면 맛있는 케익이나 밀가루 중화요리는 피하는 게 좋겠지요.
여기서 심적인 못견딤증에 대해서 부언하자면, 음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피하는 게 상책이 아닐까요. 이젠 소시적 처럼 꼭 마주쳐야 하는 직장 상사나 고약한 거래선이 있는 게 아니니 굳이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과 만나 아옹다옹 다툴 필요가 없겠지요. 그리고 자신은 물론 지근이나 벗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다면 심적인 못견딤증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는 좋다는 음식도 少食해야 하듯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생크림이나 케익도 조금만 먹는다면 별탈이 없다하니..
첫댓글 耳順을 하리라 마음먹고 살지만 진짜 잘 안되네요.
나는 공자가 아니니까 하고 자위하며 삽니다.
어이쿠! 孔子님 앞에서 문자를 쓴 거 같아 면목없습니다.
김형은 식품 계통이 전공이니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몰래 연락 바람다.
인생사,怨憎會苦 愛別離苦라 피하고 싶은 사람은 왜 그리 자주 나타나는지
보고싶은 길행이는 보이지 않구....
길행이 얼굴이 생생모습보니 맘 무상하네요,우유,빵은 가능한한 피해야한다지만 본인도 맘은 그렇지않네요,못견디증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