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와 제작자의 동상이몽
요즘 TV를 보면 출연자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이른바 ‘관찰예능’이 많다. 개인이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부부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한 예능의 출연자들은 보통 연예인이거나 유명한 사람이다. 일반인들이 관찰예능을 많이 찾는 이유도 아마 그 유명인들이 카메라 밖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과는 차원이 달라보이는 생활에 선망을 느낀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이 부러워하는 모습이 그들의 진짜 모습일까?
예를 들어보자. ‘동상이몽 : 너는 내 운명’이라는 프로그램은 연예인 부부들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은 싸우기도 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로맨틱한 이벤트로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습들이 진정 그들의 모습인지는 믿기 어렵다. 카메라 뒤의 모습이라고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도, 결국에는 제작자의 손에서 이리저리 만져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최근 출연자 중 하나인 윤상현, 메이비 부부의 집이 부실공사인 것이 동상이몽을 통해 밝혀졌는데, 시공사 측은 부실공사 정도가 방송을 위해서 과장되었다고 했다. 이처럼 동상이몽 속에는 과장되거나 자극적으로 편집된 부분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러한 관찰예능은 자신들을 일컬어 ‘객관적인 예능’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작자가 프로그
램을 만드는 목적은 출연자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내보내는 게 아니라,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보기 불편한 ppl이 등장할 때도 있고,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장면이 있을 수도 있다. 시청자들의 ‘출연자들의 생활에 대한 기대’와 제작자들이 만들어낸 출연자들의 생활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다. 그런데 거기서 오는 시청자들의 실망은 그대로 출연자들에게 꽂힌다. 흔히 ‘악마의 편집’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제작자들은 악마의 편집을 통해 수익을 내고, 비겁하게 자신들이 만들어낸 출연자 뒤에 숨는다. 과연 이러한 구조가 옳은 것일까? TV를 보면서 한 번쯤 다들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1029자>
동상이몽.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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