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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려면 진작에 했어야지. 너 신인왕 타이틀 따고 한참 잘 나갈 때……. 체육관도 경영이야 임마…….
독불이
그래두 뽑았던 칼인데 더 녹슬기 전에 한번 날려야죠.
관장
아서라. 미련 갖구 운동하다 말년에 잘 풀리는 꼴을 못 봤다.
관장의 말에 그저 미소 짓는 독불이. 마지막 술잔을 비운다.
63. 경선의 집 앞 - 실내/밤
손에 음식이 들어있는 비닐 봉투를 들고 계단을 올라오는 경선.
아파트 문을 열려는데 계단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누군가를 발견한다.
선글라스를 낀 채 경선을 보고 반가워하는 수진…….
수진
우와! 언니 오래간만이에요! 원래 이렇게 늦게 다녀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야아, 여기 옛날에 나 살던데랑 비슷하네. 옆집 문닫는 소리까지 들리구 그러죠? 참……. 여긴 재개발 안 해요?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수진을 바라보는 경선.
경선의 태도에 머쓱해진 수진. 이때 수진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
무안해지는 수진. 경선과 눈이 마주치고. 애교 띈 미소를 짓는다.
대책 없는 수진의 태도에 경계가 무너지며 피식 웃음을 흘리는 경선.
64. 경선의 집 - 실내/밤
경선이 밥을 짓는 동안 집안을 훑어보는 수진. 여전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수진
혼자 있으면 대충 해먹게 되잖아요. 슈퍼에서 사먹는 반찬두 질리구……. 그래서 그냥 거를 때가 많죠 뭐.
남편의 자리가 오려져 나간 경선의 가족사진을 보는 수진.
수진
와! 언니 애예요? 정말 이쁘다!…….
경선
밥 먹어.
밥상에 밥을 올려놓는 경선. 그 앞에 앉아 수저를 드는 수진.
그런데 밥상 위의 반찬은 온통 봉지 김치, 캔 참치, 캔 장조림, 3분 미역국…….
경선
(3분 카레를 내밀며) 카레 뿌려 먹어.
수진
(실망…….) 예…….
밥에 카레를 뿌리는 수진.
수진
근데 언니네 애는 어디 갔나봐요?
경선
쓸 떼 없는 소리 그만하고 하려고 했던 말이나 해.
수진
예?
경선
지금까지 나 찾아 온 사람 중에 그냥 찾아온 사람은 없었어. 그러니까 빨리 용건부터 말 해. 나 오늘 두 탕 뛰는 날이야.
수진
사람 무안하게……. (밥 먹으며) 언니…….
경선
언니라고 부르지 마.
수진
거 참 빡빡하게……. 저기…….
경선
말해.
수진
저하고……. 같이 한 번 일해보지 안을래요?
순간, 경계하는 눈빛으로 수진을 바라보는 경선.
당황한 수진이 마구 말을 내뱉기 시작한다.
수진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구요……. 약간 뭐 위험하긴 한데……. 그런 거 치고는 만지는 돈이 좀 크고……. 언니도 사정이 어려운 것 같길래……. 나 혼자 하기는 좀 어려운 일이고……. 자세히 말씀을 드리자면…….
계속 수진을 쏘아보는 경선. 경선의 눈빛에 얼어붙는 수진.
경선
(수저를 내려놓으며) 나가.
수진
네?
경선
내 집에서 나가라고.
65. 단란주점 빅토리아 창고 앞 - 실내/밤
지나가던 지배인이 인상을 구기고 담배를 피우며 창고 앞으로 걸어온다.
창고 앞에서 담배를 버리고 발로 비비는 지배인. 안에서 잡담 소리가 들린다.
66. 단란주점 빅토리아 창고 - 실내/밤
#3에서 보여졌던 상황이 지배인의 시점으로 포착된다.
이도령
야이 빙신아, 거기서 우리가 출연하면 안되지. 걔가 야마 돌아서 완타치 쪼개기 시작하면 개작살이야.
뻐꾸기
그……. 그……. 그럼…….
박찬호
그럼 어떡해?
박찬호를 보며 고개 끄덕이는 뻐꾸기.
이도령
양수겹장, 기습공격, 측면돌파, 자식들아. 니네덜은 이런 걸 잘 모르더라…….
“뭔 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이도령을 바라보는 박찬호와 뻐꾸기.
이도령
(담배를 입에 물고 거울을 보며) 이소룡두 사망유희에서 압둘 자바랑 싸울 때 기습공격으로 급소를 노린 거거던…….
폼 나게 옷매무새를 만진 뒤 멋있게 담배를 쭉 빠는 이도령.
다시 자세를 잡으며 담배를 던진다.
이도령
이번 일만 제대로 꽂혀주면 이놈에 쟁반 인생도 빠이빠이다.
이때 문을 쾅! 열고 들어오는 지배인!
지배인
이런 씹탱구리들 보게……. 시간이 몇 신데 또 뻐꾸기 날리고 있어! (이도령을 향해) 야! 그리구 너 이 쉬키 아무 데나 담배 버리지 말랬지?
똥 씹은 표정으로 딴 데 보는 이도령, 박찬호, 뻐꾸기…….
지배인
어쭈? 빨랑 안 튀어 나가?! 확 짤라버린다!
뻐꾸기
짜……. 짜……. 짤…….
박찬호
(일어서서 나가며) 짤라라 짤라!
이도령
(지배인을 밀치며) 좀 비켜봐요!
뒤따라 나가는 뻐꾸기. 벙 찌는 지배인…….
67. 달리는 경선의 택시 안 - 실외/밤
무표정한 얼굴로 운전을 하고 있는 경선의 뒤로 완전히 술에 꼴은 젊은 남자가 앉아있다.
차가 덜컹거리면 같이 덜컹거리는 취객. 무척 힘들어한다.
불안한 듯 자꾸 뒤를 확인하는 경선. 차가 신호 대기에 걸리자 취객이 앞으로 쏠린다.
순간, 화면이 취객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식도를 지나 취객의 내장을 돌진한다.
취객의 뱃속에서 부글거리는 조잡한 음식물들……. 부글부글거리더니-
촤아-! 역류하는 음식물들!
끄어어억!!! 젊은 취객이 입안에서 토사물을 한무더기 뱉어낸다.
68. 공원 - 실외/밤
공원 화장실에서 물통에 물을 받아 길가에 주차해 둔 차로 오는 경선.
걸레를 빨아 승객이 뱉어낸 토사물을 치워낸다.
담배를 입에 물고 인상을 구기며 시트를 닦는 경선. 닦아도 닦아도 냄새가 가시질 않자,
성질을 참지 못하고 세게 시트를 문지르다가 걸레를 내팽게친다.
담배를 깊이 빨고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허공을 보고 한숨을 내쉰 뒤 담배를 버리고는-
다시 걸레를 집어들고 나머지 청소를 한다.
69. 택시 회사 - 실외/밤
경선의 택시가 차고로 들어온다. 돈 가방을 챙겨 문을 열고 나오는 경선.
그 앞에 칠성과 백골, 불곰이 다가선다. 흠칫하는 경선.
퍽! 순식간에 경선의 복부에 사정없이 주먹을 꽂는 칠성.
“헉!”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한 경선이 몸을 숙이며 그대로 주저앉는다.
칠성
(경선을 내려보며) 야, 돈 챙겨.
잽싸게 경선이 쥐고 있는 돈 가방을 잡는 백골.
경선이 이를 악물고 돈 가방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다시 경선의 몸에 발길질을 하는 칠성. 경선은 맥도 못 추고 가방을 빼앗긴다.
백골이 칠성에게 수금 가방을 내민다.
칠성
(가방 안의 돈을 꺼내보더니) 썅년이 사람을 바지저고리로 아나……. (빈 가방을 경선에게 던지며) 니가 내 전화를 씹어?……. (경선의 딸 희진이의 사진을 꺼내 보이며) 니 딸년 수배해 놨으니까 니 자식 곱게 키우구 싶으면 알아서 해결해.
돌아서는 칠성과 부하들.
칠성이 돌아서 가다가 걸음을 멈추고는 “아차!” 하며 경선쪽으로 다시 몸을 돌린다.
헉헉대며 힘들게 고개를 들어 칠성을 바라보는 경선.
이런 경선에게 다시 한 번 발길질을 날리는 칠성!
칠성
너……. 앞으로 내가 말 끝내기 전에 전화 끊지마.
돌아서 가는 칠성.
칠성 패거리들이 차를 타고 사라지자 그제 서야 경선의 주위에 회사 직원들이 몰려든다.
쿨럭 대며 몸을 일으키는 경선. 바닥에 손을 짚은 채 이를 앙문다. 고개 돌린 채 한숨…….
70. 수진과 독불이의 집 - 실내/밤
독불이가 쌕쌕이를 비롯한 투견꾼들과 카드를 치고 있다.
한쪽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 수진. 핸드폰이 울린다.
수진
여보세요?……. 어! 언니…….
독불이의 눈치를 슬쩍 살피며 자연스럽게 방안으로 들어가는 수진.
독불이가 이런 수진의 모습을 의심스런 눈길로 쳐다본다.
71. 공중전화 부스 - 실외/밤
수진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경선.
경선
운반만 해 주면 되는 거야?
72. 폐선 투견장 - 실내/밤
“와아-” 열광하는 투견꾼들. 으르렁거리며 등장하는 투견들. 돈가방이 열리고-
투견꾼들이 저마다 손에 돈을 쥐고 돈을 흔들어댄다. 돈을 챙기는 독불이.
돈을 걷는 독불이와 돈을 거는 사람들, 으르렁거리는 투견들의 모습이 교차된다.
삐이-! 호각 소리와 함께 서로를 향해 달려드는 투견들!
자리에서 일어서 열광하는 투견꾼들! 돈을 챙기며 주변을 살피는 독불이.
이때 투견장 입구의 문이 열리며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역광을 받으며 투견장 입구를 가로막고 서있는 한 무리의 남자들이 등장한다.
남자들을 바라보는 독불이. 카메라는 남자들을 향해 돌진하고-
남자들이 가슴에 부착된 경찰 뺏지가 클로즈업된다.
쌕쌕이
튀어!!
개들의 피가 허공에 뿌려지고, 투견장 안의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달려나가는데,
“경찰이다!” “거기 서!” “움직이지 마!” 등……. 고함과 욕설이 마구 난무하고-
아수라장이 된 틈에서 수진이 건네는 돈 가방을 챙기는 독불이. 누군가 달려든다.
휘청하는 독불이에게 전기 총을 쏘는 사나이. 침묵맨이다.
독불이가 쓰러지면 돈 가방을 챙기는 침묵맨의 모습 위로-
독불이
(소리)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닙니까?
73. 낡은 물류창고 - 실내/낮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KGB와 독불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독불이
잘못하면 꾼들이 눈치 챌 텐 데요.
KGB
눈치채면 지들이 어쩔 거야? 어차피 구린 돈 돌리는 건데 지들이 서에 들어가서 신고를 하겠어 어쩌겠어? 대신에 사람들은 크게 다치면 안 되지. 고객관리 차원에서.
끄덕이는 독불이. KGB가 걸음을 멈춘다.
KGB
그리고 말야, 내가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이번엔 미스 오가 끼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애.
독불이
예?!
KGB
이번 일은 최대한 안전하게 처리하고 싶어서.
독불이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그러면 다른 사람들 눈이……. (눈치 살피며) 그렇잖습니까? 아웃 복싱 하던 놈이 원정 가서 갑자기 인파이팅하면 좀 냄새 나잖아요. 중요한 경길 수록 연습대로 진행하는 게……. 제가 수진이 제끼고 일하는 게 걸려서 그러는 게 아니라요…….
독불이를 바라보는 KGB.
74. 폐선 투견장 - 실내/밤
다시 열기에 휩싸인 투견장. 돈을 가져와 주변을 살피는 독불이 옆에 수진이 서있다.
KGB
(소리) 원래 건강하던 사람들이 황당하게 죽는 법이야. 평소에 빌빌거리던 사람들은 항상 긴장하고 살거든. 너무 자신을 믿지 마.
투견장 사무실에서 갈색가방에 돈을 챙겨 넣는 수진.
삐이-! 소리와 함께 달려드는 투견들!
독불이가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하더니, 사무실 밖으로 나가 쌕쌕이를 부른다.
사무실 앞에서 독불이와 쌕쌕이가 밀담을 나누는 것을 보던
수진이 몰래 돈 가방을 들고 뒷문으로 나간다.
정신없는 사람들을 헤치고 나가는 수진의 앞에 보이는 가죽잠바의 여자. 경선이다!
수진이 들고 있는 것과 같은 모양의 가방을 들고 수진을 향해 걸어오는 경선.
가까워지는 두 사람.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퍼지는 순간, 스치는 두 여자.
독불이가 쌕쌕이를 다시 사람들 틈으로 보낸다.
고개를 돌려 사무실을 보는 독불이. 창가에 있어야할 수진이 보이질 않는다.
당황한 독불이가 재빨리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돈 가방이 있는 자리를 확인하는데,
다행히 돈 가방은 안전하게 제자리에 놓여있다.
안심한 독불이가 다시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수진이 독불이 옆에 서있고- 이때,
쌕쌕이
튀어!
프리즈 프레임-
수진
(소리) 이게 다에요.
75. 노천 카페 - 실외/낮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는 경선과 수진.
수진
그리고 가짜 경찰들이 치고 들어와서 소란 피울 때 언니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빠져 나오면 되구요.
경선
그러다가 잡히면?
수진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이예요. 걔네 들도 지들이 가짜라는 거 들통나면 안되니까 아는 얼굴만 골라서 잡는 척 할 거라구요.
경선
타이밍은?
수진
우리보다 걔네 들이 더 정확하게 하려구 잴걸요?
경선
그런데 여자가 있는 게 좀 튀지 않을까?
수진
와서 보면 여자들이 더 지독해요.
<인터 컷>
돈 다발을 들고 투견장에서 광분하는 여인들…….
경선
그렇게 돈 만져서 뭐 할라구?
수진
그런 것까지 말해야 되요?
경선
나도 널 믿을 수 있는 꺼리가 있어야지.
수진
(선글라스를 벗으며) 됐어요? (눈가의 흉터를 가리키며) 이거 지우고 일본 가서 가수 데뷔할 거예요.
76. 수진의 새 차 안 - 실외/낮
차를 타고 도로를 누비는 수진과 경선.
수진
한땐 좋았죠. 내가 화류계 데뷔하면 완전히 다 뒤엎는다고 했으니까……. (달랑 하나있는 껌을 반으로 쪼개 경선에게 건네며) 내가 미쳤지. 그 자식 어디가 좋다고 눈 맞아서……. 그 놈 땜에 내 얼굴도 기스나고, 인생도 기스나고…….
경선
(껌을 받아 씹으며) 너……. 도대체 뭘 보고 나랑 같이 하자는 거야?
수진
언니가 물에 빠진 사람이고 내가 지푸라기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그날이요. 언니랑 같이 잡혀간 날. 빚을 얼마나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그 아저씨들 엄청 살벌하더만요. 나도 빚 좀 져봐서 아는데 그 정도로 쪼이면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잖아요. (핸들에 대고) 근데 차가 왜 이래?
경선
일 틀어지면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그건 생각 안 해봤어?
수진
뭔가 비빌 언덕이라도 있는 사람들이 생각이고 자시고 하는 거죠……. 사실 난 더 이상 틀어질 게 없어요.
마치 “진짜 자신 있어?”라는 듯 수진을 바라보는 경선.
수진은 마음 한쪽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딴청을 부린다.
수진
(핸들에 대고) 어라?
경선
(핸들을 보고 밖을 살피더니) 야 이상하다. 일단 차 세워.
77. 도로 3 - 실외/낮
수진의 차가 도로 한쪽에 선다. 차에서 내리는 수진과 경선.
오른쪽 앞바퀴가 있는 쪽으로 가는 두 사람. 바퀴 바람이 심하게 빠져있다.
수진
어라? 뭐야 이거! 터졌나?
경선
(타이어를 꼼꼼히 살피며) 찢어졌네……. 차바퀴가 이렇게 됐는데도 몰랐어?
수진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했어요. 짜증나……. 이 근처에 카 센터 있나?
경선
꽤 가야돼. 근데, (타이어를 살피며) 이 상태로는…….
수진
아이 진짜…….
경선
스페아 있어?
수진
네?
경선
(답답한 듯) 스페어 타이어 있냐구?
덜컹! 트렁크 문이 열리며 트렁크 안을 살피는 경선.
짐들을 치우고 트렁크 바닥에 있는 스페어 타이어를 꺼낸다.
어느새 타이어를 끼우고 있는 경선. 그 옆에서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수진.
수진
우리 차는 견적이 안나와서 그냥 폐차 시켰거든요. 새로 뽑기 전에 잠깐 빌린 건데……. 우와, 언니 진짜 별거 다한다. 음료수라도 하나 사올까요?
경선
쓰잘 떼기 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거기나 좀 잡아 봐.
낑낑대며 타이어를 가는 두 여자. 이들의 옆으로 차 한 대가 다가선다.
운
(쓰윽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며 느끼하게) 뭐 도와드릴 일없어요?
수진
(쳐다보지도 않고) 일없네요.
운
(차에서 내리며) 아니, 이렇게 예쁜 여자분들이 이런 일을 하면…….
수진, 경선
(돌아보며) 꺼지라고!
78. 다방 앞거리 - 실외/낮
다방에서 나오는 독불이와 쌕쌕이. 중년남자 일행과 악수하고 헤어진다.
서로 자신들의 차에 타고 사라지는 사람들.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세워진 중고차 한 대. 안에는 이도령 일당이 타고 있다.
이도령
야! 간다! 스타뜨!
쿨럭! 운전대를 잡은 박찬호가 땀을 뻘뻘 흘리며 계속 시동을 꺼뜨린다.
어이없는 표정의 이도령과 뻐꾸기.
이도령
그러게 내가 오토로 구하랬잖아!
뻐꾸기
꼬……. 꽁……. 꽁짜…….
박찬호
꽁짠데 오토고 스틱이고 가리게 생겼냐?
겨우 출발하는 이도령 일당의 차.
이도령
아- 씨방새, 운전 좀 한다길래 믿었더니만…….
박찬호
내가 운전 할 줄 안댔지 잘 한댔냐? 그래두 넌 그 차 오토니까 상관없잖어. 그건 밟으면 가는 건데…….
뻐꾸기
그……. 그……. 그래도…….
박찬호
그래도 이만한 게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옛날같이 자세잡고 다녀야 돼.
<인터 컷>
부다다다- 셋이 간신히 엉겨붙어 스쿠터를 타고 달린다. 눈썹 휘날리며-
끔찍하다는 듯 부르르 고개를 흔드는 뻐꾸기.
쌔앵 달려가는 이도령 일당의 차. 그 뒤로 또 다른 차가 나타나 이들의 차를 쫓는다.
뒤따르는 차에 실린 푸석한 모습의 마빡반장과 최 형사.
최 형사
(운전하며) 솔직히 반장님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벌써 며칠 쨉니까? 반장님께서 직접 뛰시니까 저희들이 욕먹잖아요. 처리할 사건도 많은데 저런 동네 양아치들 뒤나 쫓아다니고…….
묵묵히 앞만 바라보는 마빡반장.
79. 포장마차 - 실내/밤
조촐한 안주에 소주를 마시고 있는 경선. 한잔 들이킨 후 다시 빈 잔을 채우려는데,
뒤에서 마빡 반장이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온다.
마빡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서 궁상떨고 계셨구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채운 잔을 들이키려는 경선.
마빡이 경선의 잔을 가로채 자신의 입안에 털어 넣는다.
마빡
크- 아줌마 여기 오돌뼈 한 접시 내줘요.
경선
(잔 받으며) 우리 동네엔 또 웬일이세요?
마빡
(술 따라주며) 오늘 쉬었더군.
경선
한가한가 보네요. 내 뒷조사까지 하고 다니고.
마빡
아줌마 일단 잔 하나 줘요.
경선
어쩐 일이에요? (술 따라주며) 내 기억엔 아직 사고 친 거 없는 거 같은데…….
마빡
젠장, 뭐 사람이 사람 만나러 오는데 꼭 일이 있어야만 오나?
경선
맨 날 이렇게 밖으로 싸돌아다니니까 집구석이 그 모양이잖아요.
마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