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9일 토요일 라떼란 대성전 봉헌 축일(요한 2,13-22)
라떼란 대성당 봉헌 축일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
라떼라노에 세운 대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날이다. 라떼란 대성당은 로마의 주교좌 성당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사도좌 성당이라고 할 수 있다. 라떼란 성당을 들어가다 중앙 문을 보면 문 상인방에 라틴어로 “Omnium Ecclesiarum Urbis et Orbis Mater et Caput”, 즉 “로마와 전 세계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이며 머리”라는 글귀가 있다.
이 성당은 성 베드로 좌의 권위를 상징할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대성당들의 모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성당의 봉헌 일을 기념하는 것은 “사랑의 전 공동체”를 이끄시는 베드로 좌에 대한 존경과 일치의 표지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두고 성전이라 하셨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과월절이 되자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셔서 성전을 더럽히는 모든 행위를 금하시고 정화시키시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성전의 본 의미는 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께 참된 예배를 드리며 그분의 선물을 받는 곳이어야 했다.
그러나 이모든 것은 형식으로 변하고, 성전이 이익집단이 모여 이권전쟁을 하는 곳으로 변해버린 것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대로하신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잘못이라면서 꾸짖을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것도 자기 자신이 아니라 늘 상대방의 잘못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은 언제나 옳고 남은 틀렸다는 관점을 가졌을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사실 예수님께서는 늘 개인의 죄에 대해서는 늘 너그러우셨습니다. 세리나 창녀 등 당시에 죄인이라고 평가받았던 사람에 대해서 단 한 번도 화를 내신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집단의 잘못에 대해서는 엄격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던 주님께서 채찍을 휘두르는 폭력을 행사하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성전은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곳으로 기도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인 오늘, 복음에서는 성전을 정화하는 예수님을 볼 수 있습니다. 늘 사랑만을 이야기하셨고, 사랑을 직접 보여주셨던 예수님이십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사랑과는 반대편에 있는 것 같은 ‘폭력’을 사용하십니다.
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십니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십니다.
성전은 장사하는 집이 아니라 기도하는 곳입니다. 성전은 세속적인 욕심을 채우는 곳이 아니라 사랑이 넘치는 곳이어야 했습니다. 단순히 예루살렘 성전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우리 각자를 향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성전이라고 불릴 수 있는 우리 각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께서 직접 모범을 보여주신다는 표징으로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라면서 당신의 부활을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주님의 성전이라 할 수 있는 우리 각자에게 과연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요? 주님의 성전에 걸맞은 이름을 갖추어야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