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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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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위좌승(贈韋左丞)/봉증위좌승장이십이운(奉贈韋左丞丈二十二韻) - 두보(杜甫)
위좌승께 올리는 글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 귀족들은 굶어죽지 않으나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 좌승 어르신 잠시 들어주십시오.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 빈천한 이 몸 삼가 말씀 올립니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 저는 옛날 어린 시절에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 이미 장안에서 과거에 뽑혔었고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 만권의 팩을 독파하여 통달하였고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 韋左丞 : 불우한 30대 두보를 도와준 좌승(차관보급)위제의 부친 韋嗣立(위사입)재상에게 三大禮賦를 지어 바침
* 丈 : 존칭. 席間函丈 즉 자리를 한길쯤 띠워 앉음이란 뜻
* 二十二韻 : 두句를 합쳐 한聯. 그 연의 끝 자를 韻이라함 곧 22련의 글
* 紈袴(환고) : 흰 명주 바지. 귀공자란 뜻
* 不餓死(불아사) : 굶어죽지 않음. 굶어도 절개를 지킬 기백이 없어 보인다는 간접표현. 백이숙제가 積仁潔行하다 수양산에서 아사(餓死)한 고사가 연상되는 표현.
* 多誤身 : 선비들이 입신을 못하고 수난을 받는다는 뜻. 漢書에 한고조가 찾아온 선비의 유관을 벗겨 소변을 누었다는 고사에 유래됨
* 試靜聽 : 즉시 들어 주십시오. 이 구절은 한대의 악부(민요)에 丈人且安坐(아버님 편히 앉으십시오.)를 본떠서 활용했음
* 請具陳 :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고대 文選(古詩)에 나오는 賤子歌一言(천자가일언). 歎樂難具陳(탄악난구진) 등에서 그 단어들을 빌었음을 알 수 있다.
* 甫 : 두보의 이름. 자기를 나춰 상대에게 고할 때는 실명을 쓴다.
* 觀國賓 : 수험생으로 과거를 봄
* 破萬券 : 만권의 책을 독파하고 통달. 여기에 宋代의 趙彦材는 다음과 같이 주석을 달고 있다.
梁元帝는 적에 패하고 서울을 함락 당하자 책 14만 권을 태우고 말했다.
讀書萬券 猶有今日 故焚之(만권의 책을 읽었는데 오늘과 같은 꼴을 당했으니 책을 불태우노라)하였는데 이에 두보는 파(破)자를 끼워 넣어 힘을 솟게 하는 문장을 만들었다.
* 下筆 : 글을 쓴다.
* 如有神 : 너무 뛰어나서 신들린듯하다. 下筆. 有神 등의 단어는 문선에서 빌어온 것을 볼 수 있다.
賦料楊雄敵(부료양웅적) : 글은 양우의 적수라 했고
詩看子建親(시간자건친) : 시는 자건에 가깝게 보였지요.
李邕求識面(이웅구식면) : 이웅도 만나보기 자청해왔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린) : 왕한도 이웃이 되고자 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 무척 뛰어나다는 자신을 품고
立登要路津(임등요로진) : 나라의 중요 직에 등용되면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 금상을 보필하여 요순보다 높이 올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 순박한 민풍 세우고자 다짐 했지요.
* 賦 : 脚韻을 맞춘 장문의 서술식 문장. 한대에 유행한 漢賦는 중국 문학 중 높은 격에 속한다.
* 子建 : 曺植
* 李邕(이웅) : 당시 문단의 중진으로 두보를 후원했음
* 王翰 : 두보의 선배문인
* 卜隣 : 이웃이 되다
* 頗(파) : 몹시
* 挺出(정출) : 특출함
* 要路津 : 높은 벼슬자리
* 淳 : 바르고 착하게 만듬
* 이시는 두보 30 대에 지은 것으로 上中下로 나누어 올린다.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 끝내 뜻이 꺾여 외롭고 쓸쓸하게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 떠돌이 시를 쓰나 은퇴자는 아닙니다.
騎驢三十載(기려삼십재) : 고난의 나귀 타고 떠돌기 오래였다오.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 얻어먹으며 장안의 봄을 지났지요.
朝扣富兒門(조구부아문) : 아침에는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 저녁에는 고관의 말 뒤 먼지를 쓰며
殘杯與冷炙(잔배여냉적) : 찌꺼기 술잔에 식은 안주 얻어먹고
到處潛悲辛(도처잠비신) : 가는 곳마다 슬픔과 아픔에 잠겼지요.
* 竟 : 결국에
* 蕭條(소조) : 쓸쓸하고 실의에 참
* 行歌 : 떠돌며 노래함
* 隱淪 : 은둔함
* 騎驢(기려) : 당나귀 탐. 가난한 자가 탔음
* 載 : 년 30재. 오랜 기간
* 旅食 : 떠돌며 얻어먹음
* 京華 : 장안
* 扣(구) : 두드리다
* 暮隨(모수) : 저녁에 따라감
* 殘杯.冷炙(잔배.냉적) : 찌꺼기 잔술. 식은 안주 조각
* 潛悲辛(잠비신) : 슬픔과 아픔을 간직함.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 금상이 선비를 찾는다 하여
欻然欲求伸(홀연욕구신) : 후련하게 실력을 펼치고자 하였으나
靑冥却垂翅(청명각수지) : 도리어 푸른 하늘에 날개 꺾이듯
蹭蹬無縱鱗(층등무종린) : 비늘에 힘이 빠져 물속에서 휘청거리니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 어르신의 후대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 어르신의 진정에 정말 고마웠습니다.
* 主上 : 玄宗임금
* 頃 : 얼마 전
* 見徵(견징) : 부름 받음
* 欲求伸(욕구신) : 뻗어 나가려 함
* 靑冥 : 푸른 하늘
* 却 : 도리어
* 垂翅(수시) : 날개를 늘어트림
* 층등=힘을 잃고 맥이 빠저 휘청거림 *縱鱗=비늘을 멋대로 놀려 물에서 놀음
*丈人=위제를 칭함
每於百僚上(매어백료상) : 송구하게도 매양 백관 앞에서
猥踊佳句新(외용가귀신) : 새로 지은 좋은 시 올려 낭송했지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 공우를 본 따서 웃음 지을 수도 없었고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 원헌의 가난 따위 더는 감당키 어려워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 공연히 속으로 불평만 할 수도 없으므로
祗是走踆踆(지시주준준) : 다만 여기 저기 바삐 돌아다닐 뿐이지요.
* 每於 : 언제나
* 百僚 : 많은 관료
* 猥踊(외용) : 외람되게 시를 낭송함
* 竊效(절효) : 속으로 흉내 내고자 함
* 貢公 : 전한의 貢禹가 친구 王吉이 벼슬하자 자기도 기대하고 의관의 먼지를 털었다는 고사.
* 難甘(난감) : 견디기 어려움
* 原憲 : 원헌 : 공자 제자 중 가장 가난한 사람으로 돈 많은 子貢이 당신은 병이요? 하니 재물 없음이 빈이라 하고 도를 배우고 행하지 않음을 병이라 하는데 나는 빈이지 병이 아니요 했다(장자)
* 焉 : 어찌 하겠는가
* 怏怏(앙앙) : 불평하다
* 祗是(지시) : 오직
* 踆踆(준준) : 앞으로 뛰어가다.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 이제 동쪽 바다 넓은 곳으로 들고자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 서쪽 장안을 떠날까 하옵니다.
尙憐終南山(상련종남산) : 아직도 종남산이 아련히 보이고
廻水淸渭賓(회수청위빈) : 뒤 돌아보니 맑은 위수 그리우니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 항상 밥 한 끼에도 보답코자 하는 마음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 어찌 좌승님을 떠나려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 백구같이 날아 하늘에 높이 뜨니
萬里誰能馴(만리수능순) : 만 리 먼 곳으로 떠나려는데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 東入海 : 동해에 들다. 동해는 자유. 광대의 상징으로 쓰였음
* 秦 : 여기서는 장안
* 尙憐(상련) : 여전히 가슴 아파
* 終南山 : 낙양의 남쪽에 있는 산
* 淸渭 : 맑은 위수
* 擬 : 하고자
* 報一飯 : 한 끼 밥을 준 은혜도 보답한다.
史記에 一飯一恩必償. 韓信이 밥을 준 빨래하는 아낙에게 보답했다는 기록이 있다.
* 況 : 하물며
* 懷辭(회사) : 그리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떠나다.
* 白鷗 : 흰 갈매기. 두보는 하늘을 나는 자유의 상징으로 표현함
* 沒浩蕩(몰호탕) : 넓고 아득한 바다 속으로 들어감. 즉 자유의 몸으로
* 誰能馴(수능순) : 누가 능히 길 드리겠는가. 文選에 자유인의 대표 격인 혜강을 읊은 시에서 龍性誰能馴(용의 본성을 누가 길 드리랴)라는 문구에서 빌어 자기의 포부를 나타고 있음
* 이시는 747년 두보 37세로 그 때까지의 경험과 사상을 표현하고 있으며 李白. 高適. 李웅 등 당대 최고 문인들과 교우한 후 그의 청년기 시의 세계를 헤아려 볼 수 있다. 부도덕한 지도층을 비판하고 그들과 타협하지 않고 고난을 당하면서도 절개를 지킴은 물론 올바른 치세를 위한 참여와 충언을 끝없이 하고 있다. 후세에 그를 천재 시인임과 함께 우국 애민하는 우수의 문인이라 칭송하는 것이리라.
2
증위좌승제(贈韋左丞濟) - 두보(杜甫)
위제 좌승에게 드립니다
左轄頻虛位(좌할빈허위) : 좌승의 자리 자주 비더니
今年得舊儒(금년득구유) : 금년에 관록의 선비 얻었습니다.
相門韋氏在(상문위씨재) : 재상으로는 위씨 집안이 있고
經術漢臣須(경술한신수) : 경술로는 한나라 신하가 필요하였다.
時議歸前烈(시의귀전렬) : 당시 의론은 선조의 업적에 따랐는데
天倫恨莫俱(천륜한막구) : 형제가 살아 같이하지 못함이 한스러웠다.
鴒原荒宿草(영원황숙초) : 할미새 우는 들판엔 묵은 풀이 황폐하고
鳳沼接亨衢(봉소접형구) : 중서성으로 형통한 길이 이어져 있었다.
有客雖安命(유객수안명) : 나그네 비록 천명을 편안하게 여기나
衰容豈壯夫(쇠용개장부) : 노쇠한 얼굴이 어찌 장부의 모습이겠습니까.
家人憂几杖(가인우궤장) : 식구들은 지팡이 진 늙은이 걱정하고
甲子混泥塗(갑자혼니도) : 세월을 진흙에 섞이어 천하게 살고 있습니다.
不謂矜餘力(부위긍여력) :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남은 힘을 자랑하고
還來謁大巫(환내알대무) : 돌아와 큰 무당을 뵙고자 하는 것을.
歲寒仍顧遇(세한잉고우) : 날이 차가워져도 보살피고 대접해주시니
日暮且踟躕(일모차지주) : 날이 저물어가도 머뭇거리는 것입니다.
老驥思千里(노기사천리) : 늙은 준마는 천리 길을 생각하고
饑鷹待一呼(기응대일호) : 굶주린 매는 한 번 불러주기를 기다립니다.
君能微感激(군능미감격) : 어르신께서 조금이나마 알아주시면
亦足慰榛蕪(역족위진무) : 또한 황량한 제 마음에 위로가 될 것입니다.
3
기이백(寄李白) - 두보(杜甫)
이백에게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 지난 어느 해 광객이 있어서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 그대를 적선인이라 불렀네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 붓 놓으면 비바람도 놀라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 시 지으면 귀신도 놀랐다네.
聲名從此大(성명종차대) : 명성이 이로부터 생겨났으니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 묻혀 살다 하루아침에 펼첬네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 아름다운 문채는 황제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流傳必絶倫(유전필절윤) : 유전되는 작품 반드시 뛰어났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 황제의 배는 이백을 기다려 늦게 노 저어 가고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 시 잘 지어 짐승무늬 놓은 좋은 비단 받았다.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 대낮에도 깊은 궁전으로 들었고
靑雲滿後庭(청운만후정) : 푸른 구름 집 뒤 뜰에 가득했네.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 초야로 돌아갈 것을 청하자 황제 조칙 내려 허락하니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 나를 만나서 묶은 마음 친절하셨네.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 그윽이 숨어 살려는 뜻 어기지 않고
兼全寵與辱(겸전총여욕) : 온전히 총애와 치욕을 겸하였다네.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 마음대로 이야기 나누며 시골의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 술을 좋아하여 천진함을 보였다네.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 취하여 양원의 밤 연회에서 춤추고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 사수의 봄을 노래하며 다니었다네
才高心不展(재고심불전) : 높은 재주는 마음대로 펴지 못했고
道屈善無鄰(도굴선무린) : 길이 굽으니 착해도 이웃이 없었네.
處士禰衡俊(처사녜형준) : 처사 예형은 뛰어나도 숨어 살았고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 공자의 제자 원헌은 가난하게 살았네.
槄粱求未足(도량구미족) : 벼와 조 구하여도 구하지 못하였는데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 율무가 구슬이라는 근거 없는 비방 몇 번이던가
五嶺炎蒸地(오령염증지) : 오령 고개는 무더운 고장인데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 삼위로 쫓겨나는 신하 되었지
幾年遭鵩鳥(기년조복조) : 몇 년이 되어야 복조를 만날까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 기린을 향하여 홀로 눈물짓는다.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 한나라 소무보다 먼저 한나라로 돌아오고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 황공처럼 어찌 진나라를 섬기리오.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 초나라의 잔치 단술 때문에 떠나려하고
梁獄上書辰(량옥상서진) : 양나라 감옥에서 상서 하여 무죄를 밝혔지요.
已用常時法(이용상시법) : 이미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였으니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 누가 이 바른 뜻을 말해줄까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 늙은 몸으로 가을 달 빛 아래 시를 읊고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 저무는 강가에 병든 몸을 일으켜본다.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 천자의 은혜의 물결 멀리 있다 여기지 말고
乘槎與問津(승사여문진) : 뗏목 타고 나루터 길을 묻어보게나
4
하일이공견방(夏日李公見訪) - 두보(杜甫)
어느 여름날 이공이 나를 찾아와 주다
遠林暑氣薄(원림서기박) : 멀리 보이는 숲은 더위가 적어
公子過我遊(공자과아유) : 이공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
賓居類村塢(빈거류촌오) : 가난한 내 집은 마을 담과 같아서
僻近城南樓(벽근성남누) : 외지게 성 남쪽 누대에 가까이 있다.
傍舍頗淳朴(방사파순박) : 이웃 사람들은 모두 순박하여
所願亦易求(소원역이구) : 아쉬운 것도 쉽게 구한다네.
隔屋問西家(격옥문서가) : 담 너머 서쪽 집에 물기를
借問有酒不(차문유주불) : 술 가진 좀 것 없는가 하니
牆頭過濁醪(장두과탁료) : 담장 너머로 막걸리를 건네준다.
淸風左右至(청풍좌우지) : 맑은 바람 좌우에서 불어오니
客意已驚秋(객의이경추) : 손님은 마음속으로 이미 가을인가 놀란다.
巢多衆鳥鬪(소다중조투) : 새둥지 많아 뭇 새들은 다투고
葉密鳴蟬稠(엽밀명선조) : 나뭇잎 무성하여 매미소리 요란하다.
苦遭此物聒(고조차물괄) : 시끄러운 매미소리 듣기가 괴로운데
孰謂吾廬幽(숙위오려유) : 누가 내 집이 그윽하다 하는가!
水花晩色靜(수화만색정) : 연꽃은 저녁 빛에 고요하니
庶足充淹留(서족충엄류) : 손님 잡아두기에 충분합니다.
預恐樽中盡(예공준중진) : 술통의 술 떨어질까 미리 두려워
更起爲君謀(갱기위군모) : 다시 일어나 술 마련해 두려네.
5
기전초산중도사(寄全椒山中道士) - 두보(杜甫)
전초의 산중의 도사에게 부친다.
今朝郡齋冷(금조군재냉) : 오늘 아침은 고을 관사도 쌀쌀하여
忽念山中客(홀염산중객) : 갑자기 산속의 친구가 생각난다.
澗底束荊薪(간저속형신) : 골짝물 아래서 땔나무하고
歸來煮白石(귀래자백석) : 돌아와 흰 돌을 덥힌다.
遙持一杯酒(요지일배주) : 멀리서 한 잔의 술을 들어
遠慰風雨夕(원위풍우석) : 비바람 치는 저녁을 위로한다.
落葉滿空山(낙엽만공산) : 낙엽은 빈 산에 가득한데
何處尋行迹(하처심행적) : 어디서 그의 행적을 찾을까
6
희간정광문겸정소사업(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 - 두보(杜甫)
정광문과 소사업에게 장난삼아 시를 지어 올리다
廣文到官舍(광문도관사) : 광문이 관청에 이르러
繫馬堂階下(계마당계하) : 섬돌 아래에 말을 매어둔다.
醉卽騎馬歸(취즉기마귀) : 취하면 곧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니
頗遭官長罵(파조관장매) : 상관들의 욕을 자못 먹었다.
才名三十年(재명삼십년) : 재주와 명성 삼십년을 날렸으나
坐客寒無氈(좌객한무전) : 찾아 온 손님에게 추워도 담요도 못주네.
近有蘇司業(근유소사업) : 근래에는 소사업이란 분이 있어
時時與酒錢(시시여주전) : 때때로 술과 돈을 보내준다.
7
강촌(江村) - 두보(杜甫)
강촌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유) :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을 감싸 흐르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 강촌의 긴 여름, 일마다 한가롭다.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 저대로 날아가고 날아오는 지붕 위의 제비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 서로 친하여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속의 갈매기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 늙은 아내는 종이에 바둑판을 그리고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 어린 아이는 바늘 두들겨 낚시 바늘 만드네.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 병 많으니 필요한 건 오직 약물이니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 하찮은 이 몸 이것 외에 무엇을 바랄까
* 위 시는 七言律詩(칠언율시)의 정형시로 시인이 49세 때 완화초당에서 생활하면서 비교적 여유 있을 때 지은 시라 하며, 시인은 위와 같은 생활도 3년 만에 끝나고 다시 방랑길에 나섰다 합니다.
* 一曲(일곡) : 한 굽이
* 幽(유) : 고요하고 그윽함
* 自去自來(자거자래) : 자유롭게 들락날락함
* 相親相近(상친상근) : 친근하여 가까이 다가옴
* 棊局(기국) : 바둑판
* 釣鉤(조구) : 낚시 바늘
* 微軀(미구) : 보잘 것 없는 몸
8
강촌삼수(羌村三首) - 두보(杜甫)
강촌
其一
崢嶸赤雲西(쟁영적운서) : 서쪽하늘의 드높은 붉은 구름
明却下平地(명각하평지) : 밝은 햇발은 평지로 쏟아져 내리네.
柴門鳥雀噪(시문조작조) : 싸리문의 참새들이 조잘대고
歸客千里至(귀객천리지) : 돌아온 길손 천리 길을 왔노라
妻孥怪我在(처노괴아재) : 처자식들 나를 보고 머뭇거리더니
驚定還拭淚(경정환식루) : 놀라움 가시자 벅찬 눈물 닦는다.
世亂遭飄蕩(세난조표탕) : 전란 중에 사람들 떠돌게 되고
生還偶然遂(생환우연수) : 살아 돌아옴은 참으로 우연이 아닌가
隣人滿墻頭(인인만장두) : 이웃들 담장 가에 가득 모여서
感歎亦歔欷(감탄역허희) : 감탄하여 함께 흐느껴 우네.
夜闌更秉燭(야란경병촉) : 밤이 깊어 촛불 다시 밝히고
相對如夢寐(상대여몽매) : 잠자리 마주 대하니 꿈인가 싶네.
* 羌村 : 부주의 강촌(두보의 본가마을)
* 崢嶸 : 산이 험함
* 赤雲西 : 서산의 붉은 구름
* 明却 : 구름사이 비처내리는 햇빛
* 下平地 : 평지로 비처내리다
* 柴門 : 싸리문
* 噪 : 재잘댐
* 妻孥 : 처. 자식
* 怪我在 : 내가 살았음이 의아함
* 驚定 : 놀람이 가라앉음
* 還 : 다시
* 拭淚 : 눈물 닦음
* 遭飄蕩 : 유랑하고 떠돌음을 당함
* 偶然遂 : 우연히 이룰 수 있음
* 墻頭 : 담장 앞에
* 歔欷 : 흐느껴 운다.
* 夜闌 : 부부의 밤이 깊어짐
* 秉燭 : 촛불 밝히다
* 夢寐 : 꿈. 잠
좌습유(간언). 두보가 역적에 패한 방관을 관대히 처벌해달라는 간언으로 숙종의 노여움을 사고 사직되어 고향집으로 돌아가 오래간만에 그리운 가족을 만나는 장면이 일기를 보듯 묘사 되여 있다
마지막 구절에서 현실 속에 마주 앉은 두 부부는 밤이 다하도록 끝내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하염없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만단정회(萬端情懷)를 꿈속처럼 느끼고 있으니 어떠한 설명이 더 필요하랴.
其二
晩歲迫偸生(만세박투생) : 늙은이 쫓기듯 허송세월하고
還家少歡趣(환가소환취) : 집에 와도 즐거움 거의 없네.
嬌兒不離膝(교아불이슬) : 개구장이 무릎에 매달리다가
畏我復却去(외아부각거) : 낮선 애비 두려워 뒷걸음치네.
憶昔好追凉(억석호추량) : 옛날에는 자주 바람 쐬고자
故繞池邊樹(고요지변수) : 연못가 숲 사이를 돌았거늘
蕭蕭北風勁(소소북풍경) : 차가운 북풍이 세차게 불어
撫事煎百慮(무사전백려) : 지난일 생각하니 가슴속 걱정이 타네.
賴知禾黍收(뢰지화서수) : 요행이 곡식 추수 잘 되였으니
已覺糟牀注(이각조상주) : 지개미 체에 술 방울 떨어지리라
如今足斟酌(여금족짐작) : 우선 흡족하게 술 한 잔 마시고
且用慰遲暮(차용위짐모) : 늙으막의 심정 잠시나마 풀어보세.
* 晩歲 : 늙은이(당시 두보 41세)
* 迫 : 나이가 들어감
* 偸生 : 쫓기는 인생(숙종의 노여움으로 파직)
* 嬌兒 : 어린자식
* 膝 : 무릅
* 畏我 : 나를 겁내고
* 却去 : 물러나다
* 憶昔 : 옛 생각
* 好追凉 : 자주 바람을 쐼
* 故繞 : 그리하여 주위를 돌다
* 蕭蕭 : 쓸쓸히
* 勁 : 세차게
* 撫事 : 여러 일을 생각함
* 煎百慮 : 백가지 걱정이 가득 참
* 賴 : 다행이도
* 禾黍 : 벼와 기장
* 已覺 : 지금부터 알 것 같다.
* 糟牀 > 술 거르는 체
* 注 : 술 방울이 떨어짐
* 斟酌 : 국자로 술을 뜸
* 且用 : 그것으로서
* 遲暮 : 늙으막
당. 숙종의 노여움을 사고 집에 돌아온 두보는 지기와의 고독한 싸움을 계속하며 착잡한 심정을 그리고 있다.
撫事煎百慮. 즉 지나간 여러 일을 생각하니 가슴속이 근심으로 들끓는다 라고 쓰고 있다.
其三
群鷄正亂叫(군계정난규) : 닭의 무리들이 한바탕 시끄럽고
客至難鬪爭(객지나투쟁) : 낯선 객 들어오니 닭이 어지러이 싸우네.
驅鷄上樹木(구계상수목) : 닭을 몰아 나무위로 쫓고
始聞叩柴荊(시문고시형) : 싸리문 두드리는 손님을 맞는다.
父老四五人(부노사오인) : 마을의 노인들 사오명이 찾아와
問我久遠行(문아구원행) : 오래 만에 먼 길에 돌아온 나를 위로하네.
手中各有携(수중각유휴) : 손에는 무언가를 하나씩 들고
傾榼濁復淸(경합탁부청) : 탁주와 청주 술통 기울이며
莫辭酒味薄(막사주미박) : 술맛 없더라도 마음 것 드시구려.
黍地無人耕(서지무인경) : 기장 밭에 밭 갈을 젊은 일꾼이 없고
兵革旣未息(병혁기미식) : 전란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
兒童盡東征(아동진동정) : 자식들은 동쪽으로 출정 나갔다오.
諸爲父老歌(제위부로가) : 노인들 위하여 노래를 자청하고
艱難愧深情(간난괴심정) : 고생 중의 깊은 정에 감격하노라
歌罷仰天嘆(가파앙천탄) : 노래 한수 후 하늘보고 탄식하니
四座涕縱橫(사좌체종횡) : 함께한 모든 사람 눈물이 비 오듯 하네.
* 正亂叫 : 시끄럽게 재잘댐
* 驅鷄 : 닭을 몰다
* 叩柴荊 : 싸리문 두드리는 소리
* 父老 : 마을노인
* 問我 : 나를 위문
* 久遠行 : 오랫만에 먼 길 오다
* 各有携 : 저마다 들다
* 傾榼 : 술통을 기울임
* 濁復淸 : 탁주에 청주에
* 莫辭 : 사양 말고
* 酒味薄 : 술맛 없어도
* 黍地 : 기장 밭
* 兵革 : 전란
* 旣未息 : 아직도 가시지 않아
* 盡東征 : 모두 출정 나가다.
* 艱難 : 고생스러움
* 歌罷 : 노래 끝내고
* 涕縱橫 :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을 흘림
인정과 고마움의 감격은 평범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무명의 촌로들과 어울려 난세를 한탄하며 눈물 젖는 이 시는 가식 없는 순수 사실주의 적 작품이라 하겠다.
9
팔진도(八陣圖) - 두보(杜甫)
팔진도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 : 공은 나누어진 삼국을 뒤덮고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 :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굴러가지 않아
遺恨失呑吳(유한실탄오) : 남은 한은 오나라를 삼키지 못한 것이네.
* 八陣圖 : 팔진(八陣)은 천(天)‧지(地)‧풍(風)‧운(雲)‧용(龍)‧호(虎)‧조(鳥)‧사(蛇) 등 여덟 가지 진세(陣勢)이고, 도(圖)는 법도 또는 규모로 여덟 가지로 진(陣)을 운용하는 방법이다. 제갈량(諸葛亮)이 만든 팔진(八陣)은 모두 네 곳에 있는데, 여기서는 기주(夔州)의 팔진도를 가리킨다. 유적(遺跡)이 기주(夔州) 서남쪽 영안궁(永安宮) 앞 모래섬 위에 있다. 작은 돌을 모아 언덕을 만들었는데 각각의 높이가 5척이며 종횡(縱橫)으로 배치되어 있다. 물이 불어나면 잠겨서 보이지 않다가 물이 빠지면 다시 드러난다.
* 功蓋 : ‘공 공, 덮을 개’자로 제갈량이 세상을 덮을 만한 공업(功業)을 이루었음을 뜻한다.
* 三分國 : 위魏‧촉蜀‧오吳 세 나라가 정립鼎立한 것을 가리킨다.
* 石不轉 : 제갈량이 돌을 펼쳐놓아 만든 팔진도는, 강물이 아침저녁으로 와서 부딪쳐도 오히려 의연依然한 것이 옛날과 같음을 말한다.
* 失呑 : ‘잃을 실, 삼킬 탄’자로 ‘유비가 관우의 원수를 갚기 위해 오吳를 침공한 잘못’을 뜻한다.
10
영회고적오수(詠懷古跡五首) - 두보(杜甫)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
其一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 동북의 전진 속을 유리타가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 서남의 천지를 떠돈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태엄일월) : 삼협의 누대는 해와 달이 잠기어 있고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 다섯 계곡에 오랑캐 옷이 구름산과 함께 비춰든다.
羯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 오랑캐가 임금을 섬기나 끝내 믿을 수 없어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 시인은 때를 슬퍼해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庾信平生最蕭瑟(유신평생최소슬) : 유신의 평생이 가장 쓸쓸하였으니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 말년의 시와 노래가 강관을 감동시키다.
其二
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 흔들려 떨어지는 가을 낙엽, 송옥의 슬픔을 진정 알아
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 풍류스런 선비의 멋, 또한 내 스승이라
悵望千秋一洒淚(창망천추일쇄누) : 추창히 천년을 바라보니 눈물이 흐르고
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 쓸쓸히 시대를 달리하니 동시대는 아니구나.
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 강과 산 그리고 옛집에는 남긴 글 공허하거늘
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태개몽사) :. 운우황대를 어찌 꿈꾸어 생각하랴
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 이곳도 곧 초나라 궁궐과 함께 다 사라졌으니
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 뱃사람 손짓해 가리키며 지금까지 의심한다.
其三
群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 여러 산, 온 골짜기 지나 형문에 이르니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 명기가 생장한 고을 아직도 있어라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태련삭막) : 한 번 궁궐을 떠나니 길은 북방의 사막을 잇고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 오직 명기의 푸른 무덤만이 남아 지는 해를 향한다.
畫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 봄바람 같이 부드러운 얼굴 화도성의 화공이 잘못 그려
環佩空歸月下魂(환패공귀월하혼) : 달빛 아래의 혼백 되어 패옥차고 부질없이 온다네.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 천년동안 비파는 오랑캐 노래 연주하니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 분명히 그 원한 노래 속에 말 하리라
其四
蜀主征吳幸三峽(촉주정오행삼협) : 촉나라 임금 오나라 치려고 친히 삼협에 왔다가
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 붕어한 해에도 영안궁에 있었네.
翠華想像空山里(취화상상공산리) : 빈 산속, 그 때의 화려한 임금 행차 생각하니
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 궁궐은 허무하게 들판의 절고
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 임금의 옛 무덤, 삼나무와 소나무에 학들이 둥지 틀고
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 해마다 여름과 겨울의 제사에 촌로들이 달려가 제사하네.
武侯祠屋常鄰近(무후사옥상린근) : 무후 제갈량의 사당도 항상 같이 있어
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 군신이 한 몸 되어 제사도 합께 받는구나.
其五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 제갈량의 큰 이름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 큰 신하의 초상화 청고하고 엄숙하다.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 삼분할거의 큰 포부 펴지 못했으나
萬古雲霄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 하늘에 낀 구름, 오랜 세월 깃털 같구나.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 백중의 사이로 여궁이 보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 지휘와 안정에는 소조도 못 따랐다.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 시운이 떠나 한나라의 복조를 끝내 회복하지 못하니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 군무에 시달려 큰 뜻 결판나고 몸마저 죽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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