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엷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밟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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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윤동주님의 시 잘 감상 하고 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소박하면서 좋은 시이네요.잘보고 갑니다.
좋은 글 잘 보구가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즐거운 주말 되세요…..
윤동주시인의글 잘보고갑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