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바라나시에 갠지스강에서
인도여행을 다녀온 것을 아는 친지들이 묻더군요
그래 무엇을 깨달았어? 왜 다른 곳을 다녀오면 묻지 않는 질문을
하는 것일까 생각해봅니다. 인도에 대한 숱한 여행기에는
`깨달음`이 중심語로 돼있어 우리에게 강박증을 줬었지요
깨달음이 나만 안찾아 오면 어쩌나 하는 기우를...
바라나시에 갠지스강을 가기 전 날 언니들의 조촐한 환갑 축하연
자리에서 돌아가며 여행의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도 저는 책을
통한 간접 경험에 의한 원체험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고백했었지요.
이튿날 갠지스강 해뜨기를 봐야하기 때문에 꼭두 새벽부터 차비하고
갠지스강가로 향했습니다.어둑한 가운데 들어나는 남루한 건물들..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거리,무심결에 마스크를 쓰게 만드는 고이한 냄새,
지옥의 그림자인양 뿌옇게 안개도 낀 것 같고,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묘한 인도 음악,왠지 악몽을 꿀 때 본 듯한 데쟈부 현상이...
우리팀이 타기 맞춤한 보트를 타고 인도 소년이 파는 꽃불을 밝히우고
갠지스강에 떠보냈지요. 일렬로 떠내려가는 꽃불들, 멀리 화장터엔
두 구의 시체를 화장하는 중 이 순간이 울음 우는 타임이다 하고
원체험이 속삭거릴 때 한 분이 흐느끼더군요 덩달아 우리도 다들
눈물이.....아! 바로 이거구나. 해 뜨고 해 지고 나날의 반복 삶이란
무엇이며 죽음은 언제인가? 행복은 무어며 불행은 또 무엔가
성공과 실패,가진 자와 못가진 자,기쁨과 슬픔,유식과 무식,美와 醜
온갖 대비되는 말들이 스르르 힘이 빠지며 하나로 뭉뚱그려지는
순간을 체험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諸行無常` 기독교에서 말하는
`헛되고 헛되니 헛되고 헛되도다`를 확실하게 알아버린 찰나가 아닐까요?
순우 언니가 꽃불이 강물위로 떠날 때 내 영혼이 같이 떠나는 것 같았어
하고 말씀하셨지요. 理科的이어서 감정의 일말도 내보이지 않을 것 같은
분도 이렇듯 문학적인 표현이 나오는 갠지스 강이었습니다.
아그라 역에서 잔시로 떠나는 기차는 두시간도 넘게 연발했습니다.
기차,비행기의 연발은 인도에서는 예사로운 일이었지요. 역사 찻집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몇 년 댄스 스포츠 내공이 있는 인순의 동작에 따라
2기 언니들 흥겹게 춤을 배웠습니다. 화장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동작을 연습하던 某언니 이를 리얼하게 흉내낸 선희 우리를 포복절도
시켰지요.마침 인도 음악은 스포츠 댄스를 하기에 맞춤했지요.
게다가 누군가 음악을 경쾌한 것으로 바꿔주니 2시간이 너무 빨리
지났더이다.실은 이날 새벽 호수를 배경으로 자리한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호텔 정원에서 쏟아지는 별 빛을 받으며 인순이와 저는
춤을 췄었는데 저의 서툰 동작도 인순의 수려한 리드로 그럴듯 했었는지
우리들의 원 투 쓰리 동작을 지켜본 두분이 계셨지요 ㅎㅎ
세상에서 얌전한 사람 한사람 남으라면 남겨질 단정한 인순이
인간에게 춤이란 원초적인 자유의 표출이 아닐까합니다.
우리들의 춤을 재미있게 구경하는 현지인들에게
모자들고 구경값 받으러 다니는 모션으로 모두를 배곱 빠지게 한
명제 2기 언니들이 재치 박사란 별호로 불렀지요.
춤을 흉내내면서, 보면서 옛날에 읽은 단편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사변 이후 우리가 무지하게 가난하던 시절 미군집에서 식모살이
하던 소녀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애정 표현을 적나라하게 하던 미군내외.
우리도 아마 선진국에 역사였다면 그렇게 단체로 들썩일 수 있었을까 하는.
우리의 자신감은 국력과 비례관계? 닥터지바고가 가족을 이끌고
바리키노로 떠날 때 역사와 조금 닮은 아그라 역에서 춤 때문에
즐거운 추억 또 한 場 품습니다. 인도는 매우 넓은 나라라
아무리 국내선을 다섯번이나 이용한다 해도 버스로 이동하는
거리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강행군을 하는지라
버스에 타면 일단 한 두시간은 충분히 못잔 잠을 벌충했지요.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많기도 했으니 여행 어느날 춘순 회장님이
노래 잘하는 12기 선희를 오락 부장으로 노래부르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는데 선희가 사회만은 못 보겠다고 고사하여
2기 모연자 언니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고참 선배님이 사회를
보시는데 직책을 부장으로 할 수가 없어 오락 회장님이란 생소한
신조어로 오락 회장님이 급조됐지요.ㅎㅎ그런데 이상한 현상-
마이크만 잡으면 가사가 부분 부분 혹은 전부 날라가는 게 아닙니까
마이크 잡은 누구에게나 적용됐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구러 마영옥 언니 차례가 됐지요 젊은 시절의 애잔한 모습이 어
렵지 않게 유추되는 고운 언니 치매 병원에 입원시키고 온 시어머니
얘기를 하시며 울먹이시니 우리도 덩달아 눈시울이 조금 적셔지는데.
저 `캔터키 옛집` 부르겠어요 하시더니`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
같이 놀던 곳.......``부르시는 게 아닌가 버스 안이 뒤집어진 것 상상할 수 있지요?
그 때부터 우리 아랫 것들 2기 언니들에게 세자 이상되는 이름을 되물으며
기억력 테스트를 수시로 하는 깜찍한 짓을 한 것 같습니다.ㅠㅠ
언니들~ 우리 5기는 특히 기억력 부분에선 언니들과 대동소이한 것 아시지요?
터키도 그렇고 인도도 그렇고 머플러 및 쇼올의 색깔이 다양하기 그지없습니다.
다채로운 색깔이 우리 여인들을 가는 곳마다 홀려댔습니다.
마후라만 보면 떼로 몰려가니 某언니 曰 와우 쟤들 꼭 화적떼 같애 ㅉㅉ
그런데 참고로 그 언니 마후라 23개 샀습니다 ㅋ 마후라 소유 20개
이하인 여사모 별로 없을 것으로 사료됨 피촐라 호수에서 배를 탔습니다.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쾌적한 날씨 산들 바람이 감미롭기
그지없었습니다.자연스럽게 노래가 흥얼거려지며 같이 어우러지는데
그 노래가 바로 이은하의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청승을 떨어요.......ㅉㅉ
내 소리에 같이 노래 부르던 후배들 ㄲㄲㄲ 아마도 너무 행복한 순간
무의식 중에 떠오른 사람이 짝꿍들이었나봅니다.착한 여인들이지요?
아! 집에 가서 이 노래 불렀다고 얘기하면 또 보내 줄거야 하며 누군가
말해서 다시 까르르.여행중 너무 웃어서 엔돌핀 과잉이라고 걱정했다니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느낌들이 새록새록 솟아오를 기대로 즐거워집니다.
여행이란 정말 生의 비타민같은 것이군요.아하!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