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1
몸이 너무 안 좋아
병원에 갔습니다
얼굴이 너무 하얘져서
내 손이 내 발이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를 않아
한동안 그러고 다니다
큰일이지 싶어 검사를 받아 봤습니다
그 전날부터 굶겨놓고
수채구멍 뚫듯
목구멍에 호스를 처넣었습니다
죽겠다고 그래도
계속 처넣었습니다
검사 결과 보러간 날
기가 막힌다는 표정 지으며
살고 싶으면,
장가 한 번 가보고 싶으면
하루 세끼 밥 먹고
주는 약 먹고
이 시간부터 술이랑 담배랑
원수지라고 했습니다
죽는다고
죽을 수도 있다가 아닌
진짜 죽는다고....
그러면 내가 훌륭하다 그럴까봐
용하다고 소문내줄 줄 알고
죽고 싶어 마신 술인데
죽어라 태운 담밴데
의사 선생님이
그것도 모릅니다
전문대 다니는 내 친구도 아는 병인데
대학 포기하고 군대 가 있는
중학교 동창놈도 처방을 내려주는데
그렇게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그냥 의사도 아닌
의사 선생님이
그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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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점에 갔습니다.
항상 먼저 발길이 가는곳은 시집이 있는 곳..
정말 예쁘고 깨끗한 표지... 마음을 끄는 제목들..
이것 저것 펼쳐보다가 제일 아래쪽 끝에
꽂혀있는 책을 보았습니다.
"원태연 알레르기" ...
그냥 웬지 나도 모르게 손이 갔습니다.
그래서 샀습니다.
집에 와서 읽다가 좋은 님들이 생각이 나서
글 하나 올립니다.
며칠 안 남은 2월 잘 보내세요...
카페 게시글
시사랑
병원에서 1 ... (원태연 님)
마지막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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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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