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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로 들어갈 수 있는 다리는 2곳이 있다. 하나는 강진 대구면에서 가우도로 들어가는 청자다리를 이용하거나 도암면에서 가우도로 들어가는 다산다리를 이용하면 된다. 내가 저번에 놀러왔을 땐 할머니집과 가까운 다산다리를 타고 들어와봤기에, 이번 여행에서는 청자다리를 타고 가우도로 들어갔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포토존과 가우도 청자다리. 가우도에는 총 3개의 다리가 있는데, 2개는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청자다리와 다산다리가 있고, 섬 내에 출렁다리가 있다. 가우도 직원분의 말에 따르면, 원래는 외부에서 들어가는 다리를 가우도 출렁다리라고 불렀지만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다리가 출렁거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멀리서 가우도를 찾은 관광객들의 불만이 담긴 민원이 많이 접수되어서 다리의 이름을 변경했다고 한다.
다리로 들어서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보였던건 강진만 주변의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서 만든 SEE LOVE SEA라는 조형물이었다. 이 조형물은 한중일 청년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것으로, 나름 업데이트를 자주 진행하는 모양인지 매번 방문할 때마다 물고기의 외관을 장식하고 있는 쓰레기가 바뀌곤 한다. 올해의 테마는 화이트톤의 막걸리 병인듯?
길이 438m, 폭 2.6m의 청자다리 뒤로 보이는 가우도 청자타워. 태풍으로 인해 날은 좋지 못했지만 가우도가 주는 웅장함은 어마무시했다. 야경이 더 아름다운 다리이긴 하지만, 날씨가 오락가락했고 물이 어떻게 불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 야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산다리는 대구면에서 청자다리를 타고 가우도로 들어오는 것과 같이, 도암면에서 가우도로 들어올 때 이용하는 다리다. 길이는 청자다리보다 약 1.6배 더 긴 716m에 이르며 바닥의 일부가 투명하게 되어있어서 나름 건너는 재미가 있는 다리다.
가우도 출렁다리에는 참 웃픈 사연이 있다. 원래는 위의 두 다리가 가우도의 출렁다리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 이름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출렁거리지 않는다고 민원이 접수되어 다산다리와 청자다리라는 이름으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그럼 가우도 출렁다리는 사라진걸까? 그건 아니다. 강진군은 진짜 출렁거리는 길이 150m 폭 1.8m의 가우도 출렁다리를 가우도 내에 설치하여 이름만은 유지하게끔 만든 것이다. 이 사실을 아직까지 모르고 있는 관광객들은 청자다리와 다산다리를 보고 출렁다리라 오해하여 온몸으로 다리를 흔들고 있던데.. 괜히 애꿎은 다리만 욕먹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가우도 출렁다리는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진 다리답게 페인트칠이 고대로 유지되어 있는 비까뻔쩍한 다리다. 막 심하게 출렁거리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앞사람이 걸어가면 살짝 울렁거린다는 느낌? 중심 라인은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스릴이 살짝 느껴지기도 한다. 조금 아쉬운건 주차장부터 다리를 건너서 산책로를 따라 걸어와야지만 발견할 수 있다는 정도랄까? 겨울은 모르겠는데, 여름은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오긴 힘들듯하다.
청자다리가 끝나는 지점에 설치된 가우도 모노레일은 산 정상인 청자타워까지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섬 내의 유일한 이동수단이다. 걸어서도 충분이 청자타워까지 오를 수는 있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모노레일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자체도 색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에 꼭 이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우도 모노레일 티켓을 구매한 후 2층으로 올라가면 모노레일 탑승장이 나온다. 15분마다 탑승할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지만 이용하는 승객이 적을 땐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오기도 한다.
모노레일은 총 2칸이며, 1칸마다 좌석은 10개씩 배치되어 있다. 정원은 60명이라고 하는데, 극 성수기가 아닌 이상 정원이 탑승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가우도 모노레일에서 내려다보는 청자다리와 시원하게 탁 트여 보이는 대구면. 이 풍경은 오직 모노레일에서만 감상하실 수 있겠다.
모노레일은 왕복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청자타워 관람이 끝난 후 도보로 내려가거나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가면 된다.
청자다리를 건널 때 하늘에서 들리는 기묘한 소리. 그 소리의 정체는 바로 가우도 짚라인에서 나는 소리이다. 강진 여행 레저로 유명한 가우도 짚라인의 길이는 총 973m로 청자타워에서 대구면까지 빠르게 타고 내려갈 수 있다. 4개의 라인에서 4명이 동시에 이용이 가능하며 무동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우도 짚라인은 청자타워에서부터 시작된다. 모노레일을 이용했다면 바로 앞에 보이는 청자타워에 들어가면 되고, 모노레일을 이용하지 않았다면 산책로 표지판을 참고하여 산을 오르면 된다.
가우도 짚라인의 길이는 약 1km(973m). 눈으로 보기에도 길이가 어마어마하다. 이 길이를 오로지 줄 하나에 의지해서 내려간다는 것은 고소공포증 보유자인 내가 볼땐 미친짓이나 다름없었다. 거기다가 하강시간이 1분 남짓이면 도대체 얼마나 빠른건지.. 감도 오질 않는다. 겁쟁이인 나는 그냥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
가우도를 크~게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인 함께해 길은 길이 2.5km에 이르는 산책로다. 산과 바다, 그리고 가우도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알려져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길이 걷기 좋게 잘 꾸며져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고 탁 트여있는 경치 때문에 걷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불평불만 없이 만들어준다. 무엇보다도 둘레길의 길이 자체가 그리 길지 않고 정말 딱 산책용으로 알맞기 때문에 어르신들부터 아이들까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겠더라.
심심치 않게 마련되어 있는 포토존과 볼거리들.
확실히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라서 그런지, 가우도에선 유인도 특유의 활기가 느껴졌다. 다산다리 방향에는 정말 그림에서나 볼법한 주택들도 있었고 드라마에서 나왔을법한 감성의 상점들도 있었다. 건물들이 어찌나 하나같이 이쁘던지,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던 것 같다. 먼 훗날, 나도 이런 장소에서 흔들의자에 앉아 유유히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는.. 그런 인생을 살 수 있을까?
가우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거의 한 바퀴를 다 돌았을 때 숲 속에서 발견한 길게 늘어선 수국들. 남들은 시기를 놓쳐서 아쉬워했다던데, 나는 시기를 아주 잘 맞춰 온 것 같다.
현재 가장 많은 경주김씨가 살고 있다고 하는 가우도. 과연 이런 땅끝마을까지 여름휴가를 오는 이들이 있을까? 하는 내 생각이 우스웠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가우도를 찾았다. 예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큰 덩어리 위주로 가우도를 관람했었는데, 꼼꼼하게 둘러보니 생각 외로 볼게 많은 곳이란 걸 느꼈다. 태풍 때문에 야경을 담을 수 없었다는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큰 피해 없이 목숨만은 건져왔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출처: https://maroenispace.tistory.com/412 [마로에니 공간: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