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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생명평화대행진’이 10월 29일 평택역에서 수도권 행진을 시작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2 생명평화대행진 |
특히 수도권 행진의 여정은 삼성에버랜드, 삼성전자, 시그네틱스, 동서공업, 3M, 주연테크, 포레시아, 파카한일유압, 쌍용자동차, 수원여자대학교, 아주대학교 노동자들과 함께 정리해고 철폐와 비정규직 철폐를 비롯한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고, 차별당하는 장애인들과 이주노동자,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나는 철거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 행진단은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철폐,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강제철거 금지, ▲4대강 원상회복, ▲핵발전 폐기,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 중단, ▲기초농산물 국가수매 실시, ▲중소상인 생존권 보장, ▲장애인과 이주노동자 권리 보장을 통한 함께 사는 삶을 위한 제도적 조건과 생태적 기반 구축을 대선후보들에게 요구했다.
또한 이러한 요구의 관철을 위한 행진은, 11월 2일 저녁 서울에 입성해 오후 7시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서울대행진 전야제를 개최하고, 여의도 문화마당 야외에서 1박을 보낸 후 11월 3일 서울 대행진을 시작한다.
서울대행진은 11월 3일 오전 10시 여의도 문화마당을 출발, 용산참사 현장(12시)과 제주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국방부(2시), 쌍용차 3000인 동조단식 집회가 있는 서울역(4시)을 거쳐, 18시 서울광장에 도착해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는 주제로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기자회견문 |
2012생명평화대행진, 이제 경기-수도권 행진을 시작합니다. 지난 10월 5일 제주도청으로부터 시작되었던 2012생명평화대행진의 여정이 스물아홉 날을 거쳐 이곳 평택에서 서울을 향한 발걸음을 내 딛습니다. 정리해고로 인해 일터에서 쫓겨난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강정마을 주민들, 개발이익을 위한 맹목적 강제철거로 인해 쫓겨나고 죽어간 용산철거민들의 끝나지 않은 아픔을 품고 시작한 우리 행진의 나날은 전국 곳곳에서, 그 모습은 다르지만 똑같은 아픔을 겪어야 하는 사람들이 뜨겁게 공감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의 현장,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정리해고의 현장. 생명의 젓줄인 4대강이 개발이익에 눈먼 자들에 의해 썩어들어가는 현장, 마을 공동체와 고향의 산천초목을 지키기 위한 목숨을 건 싸움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을 내몬 고압송전탑과 핵발전소 건설의 현장. 대형마트의 횡포로 인해 생계의 터전이 극심히 위협받고 있는 중소상인들의 생존권투쟁 현장, 지역주민의 삶과 생태계를 거침없이 파괴하는 강원도 골프장 건설 반대의 현장....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빼앗기고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의 절규가 터져 나오고 있으며 부수어지고 찢겨진 뭇 생명들의 눈물이 쏟아지고 있음을 온 몸으로 확인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순간들은 한 쫓겨나고 내몰리는 이들이 뜨거운 마음으로 서로 연대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곳 평택을 시작으로 수원, 오산, 안산, 인천, 부천으로 이어지는 경기도권역의 행진을 이어갑니다. 경기도의 현실 역시 2912생명평화대행진이 거쳐 온 다른 지역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에서 사라진 농지 10만508㏊의 25.5%인 2만5천885㏊의 농지가 경기도에서 사라졌습니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아파트와 전국최고 밀도의 골프장, 공단과 위락단지가 농지를 훼손하고 들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경기도는 인구 1100만을 넘어 전국 최대의 인구를 가지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2020년 1450만을 목표로 개발의 삽질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의 시대에 인구증가로 늘어난 자동차를 핑계로 제2서해안고속도로, 제2경부고속도로,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를 민자 유치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계속되는 경기도의 개발은 낙후지역에 건설되는 핵발전소, 지방의 인구감소 등 지방의 피해를 전제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제 그 피해들은 경기도민들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1년 365일 온갖 종류의 삽질이 가득한 경기도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4대강사업을 끝까지 막아낸 두물머리 투쟁에서 외친 “공사말고 농사짓자!”라는 생명과 평화 나눔과 상생의 가치일 것입니다. 경기도에서는 삼성에버랜드, 삼성전자, 시그네틱스, 동서공업, 3M, 주연테크, 포레시아, 파카한일유압, 쌍용자동차에서 노동자들이 쫓겨났습니다. SJM에서 노동자를 무참히 폭행했던 그 용역깡패들이 지금 수원여자대학의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노동조합활동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공장이 밀집해 있는 이곳 경기도에는 그 공장수 만큼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의 권리를 빼앗기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활동보조인 없이 화재로 돌아가신 고 김주영 장애인권활동가의 그 억울한 죽음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전국에서 그런 것과 같이 이곳 경기도에서도 장애인, 이주민, 청소년, 노숙인 등의 소수자들이 차별받고 배제되고 있습니다. 부자들의 끝날 줄 모르는 탐욕추구로 인해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는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소외되고 배제된 사회적 약자들은 마치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이러한 경기도의 현실을, 이 땅의 현실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단 한사람의 인생도 세상의 그 어떤 값진 물건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선후보들은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며 쫓겨나고 내몰리는 이들에게 희망을 가지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수많은 공약과 각종 제안들이 떠들썩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쫓겨나고 내몰리는 이들의 목소리, 그 현장의 절규는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의 요구에 대한 반영이 없으니 구체적인 해법 제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성정치권의 추상적인 구호와 모호한 공약 보다 구체적인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를 철폐하고, 제주해군기지를 백지화하며, 강제철거를 금지하고, 4대강을 원상회복하며, 핵발전을 폐기하고,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을 중단해야 합니다. 농민들의 땀으로 기른 기초농산물 국가수매를 실시해야 하며,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장애인과 이주노동자도 다른 모든 이와 동일한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함께 사는 삶을 위한 제도적 조건과 생태적 기반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것이 새로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우리의 요구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이 요구가 관철될 때 까지 완강히 싸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섭니다. 강정에서 서울까지. 이곳 평택에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살 것입니다. 쫓겨나고 내몰리는 모든 사람들과 뭇 생명들이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을! 11월 3일 서울광장에서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 모두가 이 땅에 함께 살기 위한 또 다른 싸움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 절박하고, 간절한 바람을 담은 연대에, 하지만 활기차고 기쁜 공동행동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호소합니다.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 2012년 10월 29일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