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박남수(1918~1994)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쭉지에 파묻고
다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어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첫댓글 하늘이 새의 정원이기도하지만 우러러보는 성전이기도 ♡
멋진 시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