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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재 신채호 선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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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재문화예술제추진위원회 | 아! 선생님이 가신지 어느덧 일흔해 고드미 마을에 눈이 내리고 들깨밭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잠든 당신의 초라한 무덤 위에 눈이 내리네
모든 산들이 침묵할 때 일어나 한라에서 백두산 만주벌판까지 말달리던 조선청년 단재 신채호 호랑이 같은 기상으로 두 눈 부릅뜨고 최후를 맞이한 려순 감옥의 형장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쓸쓸히 웃으며 조국강토가 강도 일본으로부터 해방 되는 날 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의 집 구들장 밑에 묻어두었다가 진달래 꽃 피는 춘삼월이면 편히 잠들게 해주오
문풍지 살을 파고 드는 칼바람 내 몸이 이렇게 땅 속에 누워 있어도 차가운 것은 나를 업수히 여기는 놈들과 저 날강도 미제와 일제의 무력으로 내 숨통을 끊어 놓았기 때문이야 죽어서도 눈감지 못하고 이렇게 처량할 줄이야
눈이 하염없이 내리네 눈속에 발목을 잡혀 걸음을 떼어 놓을 수 없는 단재 마을에 펑펑 눈이 내리네 묘역에 하얀 눈이 쌓이네
-김창규, '눈 내리는 단재 마을' 모두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 사학자이자 언론인이었던 단재 신채호 선생. "역사라는 것은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선생은 1880년 12월 8일 충남 대덕군 산내면(지금의 대전광역시 중구 어남동)에서 태어나 <황성신문>과 <대한매일신보>에 <조선상고사> <이순신전> 등과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일깨우는 역사 논문을 잇따라 발표한 우리 민족의 선각자다.
1910년 4월, 중국 칭다오(靑島)로 망명한 선생은 그곳에서 안창호,·이갑 등과 독립운동을 벌일 것을 약속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 <권업신문>(勸業新聞)에서 활동한다. 이어 1914년 이 신문이 강제 폐간되자 선생은 그해 남북 만주와 백두산 등 우리 민족의 고대 활동무대를 답사한다. 그리고 선생은 1919년 상하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 참가해 의정원 의원, 전원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는다.
이때 선생은 한성임정(漢城臨政) 정통론과 이승만 배척운동을 내세워 공직을 사퇴하고 주간지 <신대한>(新大韓)을 창간해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獨立新聞)과 맞선다. 그 뒤 비밀결사 대동청년단 단장, 신대한청년동맹 부단주 등을 맡는다. 1925년부터 무정부주의를 믿기 시작한 선생은 1928년 외국환을 입수, 자금 조달로 타이완으로 가던 중 지룽항(基隆港)에서 체포돼 10년형을 선고받고 뤼순(旅順)감옥에서 복역 중 1936년 억울하게 옥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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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회 단재문화예술제전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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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재문화예술제추진위원회 | "단재 산채호 선생을 생각하는 이 고장사람들의 친근하고도 긍지 높은 단재문화예술제전은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나아가 전국적인 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제11회 단재문화예술제전은 지난 행사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단재 선생의 가르침과 사상을 널리 알리고 대동 화합의 정신과 민족애를 고취시키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단재문화예술제전추진위원회 '인사말' 몇 토막
"독립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 단재 신채호(申采浩, 1880.11.7~1936.2.21) 선생. 선생의 큰 발자취를 기리는 '제11회 단재문화예술제전'이 오는 5일(화) 오전 11시 단재기념관(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서 열리는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12일(화)까지 1주일 동안 다채롭게 이어진다.
'국혼'(國魂)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모두 여덟 갈래. 5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2006 단재특별기획전'과 5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2006 단재 발자취 조사 연구', 8일 열리는 '단재동상건립 10주년 기념 헌화', '단재 탄신 126주년 마을 잔치', '단재 책만들기 체험행사', 9일 열리는 '고드미마을 하루 체험', 10일 열리는 '제7회 단재 풍물굿 한마당', 12일 열리는 '제1회 단재언론상 시상식'이 그것.
단재문화예술제전추진위원회는 지난 1일,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이하는 단재문화예술제전은 단재선생의 여러가지 활동과 관련해 그동안 올바로 평가받지 못한 부분을 제대로 밝혀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단재 신체호 선생의 높은 뜻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1996년 12월 8일 단재 탄신일을 즈음해 이 행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는 5일(화)부터 12일(화)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단재기념관에서 열리는 '2006 단재특별기획전'은 단재 신채호 전집 등에 미수록된 자료를 발굴, 전시한다. 이 자료들은 독립기념관과 단재교육자료관, 연변대학교 등 유관기관과 개인소장자들이 특별 찬조한 복제품들이다. 복제품을 전시하는 까닭은 관람객이 직접 만져 보고 읽어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
오는 5일(화)부터 10일(일)까지 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 및 인근 마을에서 펼쳐지는 '2006 단재 발자취 조사 연구'는 단재 선생이 태어나 자랐던 낭성면 귀래리를 중심으로 여러 마을의 선조들을 추적하여 그들이 남긴 문적이나 문집 등을 조사한다. 연구진은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 청년 및 주민들과 단재 정신을 계승하고자하는 일반인들.
'단재동상건립 10주년 기념 헌화'는 오는 8일(금) 오전 9시, 청주예술의 전당 앞 단재동상에서 열린다. 이번 헌회는 만인의 힘으로 단재 선생의 동상을 세웠던 그때를 되새기고, 단재 선생을 모시기 위해 애썼던 관계자들과 함께 단재동상에 참배하는 행사다. 같은 날 오전 10시, 단재사당에서 열리는 '단재 탄신 126주년 마을 잔치'는 단재 고향 마을주민들과 함께 먹거리를 나누며 단재 탄신을 축하하는 자리.
오는 9일(토)부터 10일(일)까지 이틀 동안 고드미 녹색체험마을에서 열리는 '고드미마을 하루 체험'은 단재선생이 살았던 고드미마을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단재 선생의 발자취와 선생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선생의 삶과 정신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이다. 그밖에 '단재 책만들기 체험행사'와 '제7회 단재 풍물굿 한마당' 등도 눈요깃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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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단재언론상 받는 리영희 선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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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재문화예술제추진위원회 | 이번 행사의 백미는 축제 마지막 날인 12일(화) 오후 5시,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제1회 단재언론상 시상식'이다. 단재 선생의 기자정신을 드높이기 위해 이번에 처음 만들어진 제1회 단재언론상 수상자는 <합동통신> 기자와 <조선일보> 외신부장,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을 맡았던 진보적 지식인 리영희 선생.
단재언론상운영위원회 박정규 위원장은 "단재 선생의 시대정신은 언론인으로서도 우리 민족에게 커다란 귀감이 되고 있어 이 상을 새롭게 제정했다"라며. "단재선생은 내우외환으로 힘겨웠던 개화기 시대 언론인으로 민족의 진로를 설파했다, 우리 민족은 아직도 내우외환으로 힘겨운 상태이다, 이럴 때일수록 단재정신을 일깨워 우리의 갈 길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정규 위원장은 또 "이제 우리는 단재정신을 토대로 남북공동번영과 민족의 융성을 꾀해야 한다"라며, "리영희 선생은 진실보도와 비판적 연구활동으로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던 실천적 지식인으로 이는 일제 강점기 시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했던 던재 선생의 정신과 한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