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을 잘 하기 위해서는 번뇌망상으로 가득 찬 우리 마음을 좀 비워야 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쉰다, 마음을 놓는다, 마음을 비운다'고 하지만, 사실 현대인들은 마음을 비우기가 어렵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쉬고 놓으면 깨닫게 됩니다. 곧 번뇌 망상만 없어지면 마음이 저절로 맑아지고 맑아지면 본성이 드러납니다. 그것을 깨친다고 말합니다. 쉬면 곧 깨닫습니다. 그래서 임제스님 같은 분은 '쉼은 곧 청정법신'이라고 했습니다. 청정법신이란 부처님 몸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쉬고 놓으면 본성을 깨달아 부처님이 된다는 뜻입니다.
또 당나라 마조 선사의 제자인 무업대달(無業大達)선사는 주변에서 "스님, 스님, 법문 좀 해 주십시오" 하면, 그때마다 "예끼 이 놈! 법문은 무슨 법문. 망상이나 피우지 말아라"고 하셨습니다. 법문 또한 망상이니 그것도 놓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쉬고 쉬고 또 쉬고 가라는 것입니다. 그 쉰다는 생각까지도 쉬라는 것입니다. 구름이 모두 걷히면 태양이 그대로 비치듯이 근본 자성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마음은 흐릿하고 번거롭고 괴롭고 날카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번뇌망상과 함께 자랐고, 그 번뇌망상을 먹으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한 순간도 마음을 쉬고 놓을 수가 없습니다. 무던히 수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마음만 쉬면 만사형통이 되는데, 그렇게 쉴 수가 없으므로 마지못해,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마음을 닦는 수행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일종의 붐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불교 수행은 우리 불자들뿐만 아니라 서양 사람들에게까지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불가에서 내려오는 불교의 수행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좋은 수행법 중에서도 가장 좋은 법, 일반적으로 최상승법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화두참선입니다. 수행의 중심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 화두(話頭)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든 해야 되고 또 하지 않으면 자기 손해라고까지 말 할 수 있는 것이 화두참선입니다. 화두참선은 깨치면 바로 부처 경지입니다. 부처로 가는, 깨침으로 가는 가장 확실하고 가장 분명한 길이 바로 화두참선 이기 때문에 최상승법(最上乘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 화두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해 화두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문제지만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부처가 되는 문제입니다.
그럼 이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화두의 생명은 의정(疑情)입니다. 의심하는 마음입니다.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의심이 일어나야 합니다. 진의(眞疑)! 곧 진짜 의심을 일으키는 것이 화두참구의 생명입니다. 이 의정이 커야 크게 깨칠 수 있습니다. 의정이 없으면 깨치지를 못합니다.
또한 의정은 간절하게 일으켜야 합니다. 간절하게 일으킨다는 것은 절실하게 아주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여 오직 그것뿐이듯이 하는 것입니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반드시 꼭 해야만 하는 간절함으로 해야 합니다. 또 이 의정은 끊기지 않도록 들어야 합니다. 의정이 끊기면 또 들고, 끊기면 또 들고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끊김이 없이 꾸준하게 들어야 진정한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실로 화두참구가 잘 되어 참의심이 일어나면 화두를 놓치지않고 바짝 용맹정진을 해야 합니다. 할 일이 있더라도 외면하고,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이겨가면서 화두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처럼 화두가 제대로 들렸다 하면 놓치지 않고, 나와 화두가 한 덩어리가 되어 그것이 온 우주에 꽉 차는 정도까지 끈질기게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이처럼 간절하게 성심성의껏 끊임없이 화두참구를 하다면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고, 결국에는 깨달음을 얻어 생사까지도 초탈하게 됩니다.
부처님이나 조사 스님 법문의 알맹이인 화두!
부디 우리 불자들이 부처로 가는 최상승법인 이 화두 참선법을 어려워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간절하게 정성으로 참구하여 인생의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정진하고 또 정진하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그리고 여건이 되지 않아 화두참선에 몰입하지 못할지라도, 처해 있는 인연 속에서 맑고 향기롭게 살고, 불서를 많이 읽어 불교에 흠뻑 젖고, 공경심과 자비심을 기르고 실천하여,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이루시길 간곡히 축원 드립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육화경(六和敬)
몸으로 화합함이니 같이 살아라[身和同住] 입으로 화합함이니 다투지 말라[口和無諍] 뜻으로 화합함이니 같이 일하라[意和同事] 계율로 화합함이니 같이 닦아라[戒和同修] 견해로 화합함이니 같이 깨달아라[見和同解] 이익으로 화합함이니 같이 나누어라[利和同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