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냉각계통에 문제가 생기고 노심의 핵연료들을 감싼 지르코늄 피복관이 고열로 녹아내린다.
지르코늄이 물과 반응해 열과 수소가 다량 발생한다. 수소폭발이 일어나고, 세라믹 형태의 작은 핵연료 조각(펠릿)들도 녹기 시작한다.
녹아내린 핵연료가 노심 바닥에 모여 일정한 양이 되면 핵분열을 일으키는 재임계 상태가 된다.
차이나 신드롬은 그리하여 압력용기 바닥을 뚫은 고온의 방사성 물질이 그 바깥 격납용기 바닥, 다시 그 밑의 원전 건물 토대까지 녹이고, 나아가 그 밑 지각까지 녹이면서 계속 내려가 지구 반대쪽 중국 땅(사건 발생지가 미국일 경우)까지 도달한다는, 핵에 대한 공포심리를 반영한 과장이자 오해요 농담이다.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가 나기 12일 전에 마치 그걸 예고라도 하듯 개봉된 제인 폰다, 잭 레먼, 마이클 더글러스 출연의 위험한 핵산업 비리 고발영화 <차이나 신드롬>으로 유명해진 말이다.
사실은, 중국이 미국 정반대편에 있지도 않고, 고열 덩어리가 지구 중심까지 뚫고 내려갔다가 다시 중국까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올라가는 황당한 일도 일어날 수 없다.
게다가 모든 걸 녹이는 고열 덩어리는 없다.
핵연료가 녹아 노심 바닥에 일정량 이상 고이면 재임계로 핵분열이 시작되고, 그러면 급격한 팽창으로 연료들은 사방으로 튕겨나간다.
그리하여 재임계는 끝나지만 다시 바닥에 모여든 연료들이 또 재임계 상태가 됐다가 다시 흩어진다.
그런 과정이 되풀이될 수 있으나 용기가 녹거나 파열돼 흘러내리면 원자 붕괴열은 남겠지만 재임계와 핵분열은 끝이다.
갈수록 태산인 사상 최악의 ‘후쿠시마 신드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