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에 개봉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과 인기를 불러 일으킨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주인공인 소녀 맥닐은 어느 날 사악한 악마에게 빙의를 당하여 큰 고통을 겪습니다.
이 악마의 정체는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데, 바로 고대 수메르와 바빌론의 악마였던 파주주(Pazuzu)였죠.
파주주는 고대 수메르와 바빌론에서 사막에서부터 뜨거운 모래바람을 불어오게 하거나 가뭄을 일으키는 무서운 악마였습니다.
파주주는 사람과 동물이 결합된 기괴한 모습을 지녔는데, 사자(또는 개)의 머리와 사람의 몸과 독수리의 날개와 발톱 및 전갈의 꼬리가 달린 괴물이었습니다. 또한 수메르인들과 바빌론인들은 파주주가 모래바람과 가뭄 뿐 아니라 메뚜기 떼를 일으켜서 곡식들을 먹어치워 기근이 들게 하는 재앙도 일으킨다고 믿어서 그를 무척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러나 파주주가 항상 사람들한테 나쁜 일만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파주주는 산모와 아기를 해치는 사악한 여신이자 흡혈귀인 라마수와 적대 관계였고, 그 때문에 라마수의 재앙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파주주에게 제물을 바쳐서 라마수를 쫓아내달라고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파주주는 힘이 강한 악마이기 때문에, 그에게 제물을 바치고 환심을 사면 힘이 약한 다른 악마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준다는 믿음도 고대 수메르와 바빌론 사회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메소포타미아에서 파주주는 단순한 악마가 아니라 신으로서도 숭배를 받았습니다.
출처: 중동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259~260쪽
첫댓글 남의 역사 속에 있는 신을 버젓이 악마라고 계속해서 부르는 건 좋은 의도가 아닌듯 하네요.
뭐 지금은 파주주를 신으로 믿는 사람은 없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