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11. 나폴리 -> 카프리섬

너무나 아득-하게 들리던
나폴리
카프리
이런 이름들..
이제 들으면 생생한 추억들과 함께 떠오르는 익숙한 이름들이 되었다.
어제 로마하고 하루 종일 친해졌으니 이제 새로운 이태리를 만나 볼 차례다.
로마에서 5박을 하니 좋은 점.. 2-3시간 거리의 새로운 곳들을 방문하면서도 언제나 돌아갈 '우리집'-로마의 호텔이 있다는 든든한 기분. 그래서 더 여유로운 여정이 이어질 수 있었나 보다.
어제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다. 그리고 어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풀타임으로 넘 열심히 놀아선지(거기다 와인까지..아이쿠.) 피곤하기도 하고..
하지만 내 앞에 '나폴리', '카프리' 이런 이름들과 눈부신 햇빛이 반짝이는데 그까짓 힘듦에 내 마음이 약해질 순 없지!!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났지만 부지런히 테르미니 역으로 가서 산 나폴리행 기차표! (10.5유로였나? 그정도..)
저 기차표에 어쩌구 저쩌구 적혀 있는거는.. 벌금 낼 뻔한 흔적이다.
이태리에서는 기차표를 사면 그 순간부터 몇 달정도의 유효기간이 있어서 그 기간동안은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다. 그 대신 기차를 타기 전 노란색 기계(각인기)에 표를 넣어서 '찰칵'하고 기차 타는 날짜와 시간을 반드시 찍어야만 한단 거!! 이거 안 찍으면 벌금 25유로내야 한다. (기차 종류에 따라 다름)
우리가 이걸 어떻게 알았겠어..(물론 나중에 보니 가이드북에 나와 있긴 하다.. 셤 본 후에 교과서 뒤져보는 격.큭.)
검표원 아저씨랑 벌금 내라~ 봐달라~어쩌구 저쩌구 실랑이 끝에(이 아저씨 영어 네버! 그 덕을 본 거 같기도 하구..ㅋ) 그냥 어떻게 잘 무마가 됐다.. 클랄뻔 했어..ㅋㅋ기차표보다 더 비싼 벌금 낼 뻔 했으니.
어찌 됐든. 우린 나폴리로 간다~~
검표원 아저씨가 한바탕 벌금의 바람을 일으키고 사라진 후
우리에게 평화가 찾아왔다. 로마에서 나폴리까진 3시간 정도.
차창 밖에 풍경도 그냥 그렇고.(그나마 내 옆자리 커플의 과도한 애정행각으로 창 밖을 보기도 민망했으니 모. 으.. 지금도 들려온다 그 쪽쪽거리던 소리! 어린 것들이 쯧!)
좀 지겹지만 기차는 달려달려~~

처음부터 우리의 목적지는 나폴리가 아니고 '카.프.리.'였다.
나폴리는 경유지에 불과하지만 그 명성 때문에 좀 머물러서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기차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러 간 그 짧은 시간동안 이 마음이 싹 사라졌다.
나폴리 나폴리...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눈부신 태양과 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바다의 환상적인 풍경..
을 기대했는데.
나폴리는 너무 더러웠다. 그리고 좀 위험해 보이는 집시나 좀 진한 애들(?)이 많아서 로마와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로마가 평화롭고 옛스러운 유적지의 도시라면.. 나폴리는 좀.. 모랄까... 뒷골목 분위기가 풍긴다고나 할까... 집에서 내놓은 애같은 분위기다. 쓰레기 나부끼고, 정돈되지 않은 모습.. 몬가 어수선한 모습..
이태리 여행 전에 나폴리에 소매치기가 정말 많다는 악명은 익히 들었지만 정작 그런 위험보다 이런 도시 분위기 때문에 좀 실망스러웠던 나폴리다. 나폴리와 이렇게 스쳐 지나지 않고 좀 친해졌다면 또 다른 인상이 남았을 수도 있었겠지. 사람도 첫인상만으론 알 수 없으니까.
기차에서 내려서 카프리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버스(1유로)를 타고 10~20분 정도 달려서 베베렐로 항 근처에서 내렸다. 거기서 보인 둥근 탑이 멋지던 누오보 성(사진). 나폴리에서 본 것 중 젤 멋지다.




나폴리의 베베렐로 항에서 페리를 타고(16유로) 한 시간 정도 걸려 카프리의 마리나 그란데 항에 도착했다.
나폴리에서 카프리로 가는 동안 펼쳐진 지중해 풍경들.
바다 빛깔은 우리나라 바다같은 초록빛 없이 정말 코발트 블루의 진한 푸른색을 띠고 있다. 구름에 해가 가렸다가~ 보였다가~ 하면서 바다의 시원한 풍경과 함께 한 1시간 정도의 항해(?).

아나카프리..
옷 상표로만 생각했던 이름이 카프리 섬에 있는 지명이었다니. 정말 나로선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 아나카프리가 이 아나카프리??? 엉?엉?? 하면서..ㅋㅋ
마리나 그란데 항에 내려 우리나라 마을버스보다 작아보이는 미니 버스를 타고 아나카프리로 꼬불꼬불 올라왔다.
그 좁은 길을 아슬아슬 2차선으로 활용하는 기사아저씨들의 놀라운 운전실력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이 올라가는 길에 차창 밖에 눈 아래로 펼쳐지는 그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란......정말... 실제 보지 않고는 설명이 불가능!!
올라가는 길에는 우리나라 시골풍경처럼 따로 정류장도 없이 그냥 내려달라면 내려주고.. 태워달라면 중간에 서서 태워주고.. 그렇게 10-20분 정도를 올라가서 아나카프리에 정차.
내려서 보이는 예쁜 골목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기 위해 노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 지금 사진을 봐도 아파보이긴 한다.
어제부터 몸이 안좋더니.. 거의 먹지도 못하고. 기운도 없고..흑흑.
저 맛있어 보이는 핏자를 눈 앞에 두고도 못 먹는 이 마음!
사실.. 저땐 그다지 먹고 싶은 맘도 안 생겼었다.
분홍색 뚜껑의 생수만 열심히 마시고.
그래도 사진은 찍겠다고 나름 포즈도 취했다.
먹는 거 앞에선 항상 스마---일~^^
<카프리 버스 안에서..>
첫댓글 어!!! 카프리 넘 가구 싶푸영.....^^; 날짜가 촉박해서 카프리까진 못가는 츠자가...~~~
카프리보다 더 좋은 곳도 많을 거예요~ 혹 시간 되심 아씨씨 강추강추에요~!!!
오호.. 카프리 넘 멋지네요..
오호~ 카페지기님이시넹^^ 방가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