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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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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후제(立秋後題) - 두보(杜甫)
입추 후에 짓다
日月不相饒(일월불상요) : 해와 달이 서로 너그럽지 않아
節序昨夜隔(절서작야격) : 절기는 어젯밤 길어지기 시작했네.
玄蟬無停號(현선무정호) : 가을매미는 울음 그치지 않고
秋燕已如客(추연이여객) : 가을 제비는 이미 나그네 신세라네.
平生獨往願(평생독왕원) : 평생토록 은거하고 싶었는데
惆悵年半百(추창년반백) : 슬프게도 이미 반백이 되었네.
罷官亦由人(파관역유인) : 벼슬을 물러남도 사람에게 달려있는데
何事拘形役(하사구형역) : 어찌하여 육신의 노예로 구속됐었나?
* 立秋(입추) : 24절기 중, 13번째 절기로서 음력 7월 초순, 양력 8월 8~9일 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135˚에 위치하며, 가을에 들어선다는 뜻대로, 이날부터 입동 전까지를 가을로 친다. 짧아졌던 밤이 차츰 길어지기 시작하여 추분 때 낮과 밤이 길이가 같아진다.
* 不相饒(불상요) : 서로 의견이 맞지 않다. 饒는 너그럽다.
* 節序(절서) : 절기(節氣)
* 昨夜隔(작야격) : 어젯밤에 밤이 길어지다.
* 玄蟬(현선) : 가을 매미. 추선(秋蟬).
* 惆悵(추창) : 슬퍼하는 모양. 근심하고 슬퍼함.
* 年半百(연반백) : 50년.
* 亦由人(역유인) : 그 이유도 사람에게 달려있다.
* 形役(형역): 육신의 노예로 만들다. 참군의 사무관이 된 것이 몸을 구속했다는 뜻.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면 당(唐) 숙종(肅宗) 건원(乾元) 2년(759년) 두보의 48세 때 입추 다음날 지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진주(秦州)에 있었으며 관직을 버리고 유랑하면서 입추를 맞아 곤궁한 생활로 인하여 관직에 매달렸던 자신을 자책하며 외로운 마음을 읊은 시이다.
* 두보는 건원 원년 6월에 조정의 좌습유직에서 화주(華州)의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좌천되고 건원 2년 7월에 대기근으로 관직을 버리고 가족을 데리고 진주(秦州)와 동곡(同谷)을 유랑하였으며 이 때 삼리삼별의 연작시를 지었다.
2
견회(遣懷) - 두보(杜甫)
마음을 달래다
愁眼看霜露(수안간상로) : 근심스런 눈으로 서리와 이슬을 보노라니
寒城菊自花(한성국자화) : 으스스한 성(城)에는 국화가 저 홀로 피어있네.
天風隨斷柳(천풍수단류) : 하늘에서 부는 바람은 부러진 버들가지를 뒤쫓고
客淚墮清笳(객루타청가) : 나그네는 맑은 피리 소리에 눈물 떨구네.
水淨樓陰直(수정성음직) : 물이 고요하니 성루의 그림자 바로 비춰있고
山昏塞日斜(산혼새일사) : 성채를 비추던 해 기우니 산이 어두워지네.
夜來歸鳥盡(야래귀조진) : 밤이 되니 새들은 모두 숲으로 돌아버렸는데
啼殺後棲鴉(제살후서아) : 뒤에 온 까마귀 갈 곳 없어 슬프게 울부짖네.
* 霜露(상로) : 서리와 이슬. 어려운 환경을 비유.
* 清笳(청가) : 맑은 호가(胡笳) 소리. 胡笳(호가)는 호인(胡人)이 갈잎을 말아 만든 피리를 말한다.
* 樓陰(루음) : 성루(城樓)의 그림자.
* 塞日(새일) : 진주(晋州)의 성새(城塞)를 비추는 해.
* 啼殺(제살) : 슬프게 울부짖다. 殺은 강조 의미의 조사(助詞).
* 後棲鴉(후서아) : 뒤에 온 까마귀. 타지에서 온 두보 자신을 말한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숙종(肅宗) 건원(乾元) 2년(759) 가을에 진주(秦州)에서 쓴 시이다. 두보는 건원 원년 6월에 조정의 좌습유직에서 화주(華州)의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좌천되고 건원 2년 7월에 대기근으로 관직을 버리고 가족을 데리고 진주(秦州)와 동곡(同谷)을 유랑하였다.
이 시에서는 두보가 진주로 와서 거처할 곳을 찾아 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헤매는 가을날 황혼녘에 진주의 성채에서 스산한 풍경을 보고 갈 곳이 없음을 서글퍼 하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3
초동(初冬) - 두보(杜甫)
초겨울
垂老戎衣窄(수로융의착) : 늙어가는 몸에 꽉 끼는 군복을 입고서
歸休寒色深(귀휴한색심) : 쉬려고 돌아와 보니 겨울 빛이 깊어 있네.
漁舟上急水(어주상급수) : 고기잡이배는 급한 물살을 거슬러 올라오고
獵火著高林(엽화착고림) : 사냥 불빛은 높은 산 숲속에서 빛을 발하네
日有習池醉(일유습지취) : 산간(山簡)처럼 취하여 돌아오는 날도 있고
愁來梁甫吟(수래양보음) : 시름이 밀려오면 <양보음>을 읊조리네.
干戈未偃息(간과미언식) : 전쟁이 아직 그치지 않으니
出處遂何心(출처수하심) : 나아갈 곳은 어떤 마음을 쫓아야 하는가.
* 垂老(수로) : 늙어가다. 노경에 이르다. 두보의 수로별(垂老別)에 “늙어가는 몸인데도 편할리 없다(垂老不得安).”라는 표현이 있다.
* 戎衣(융의) : 군복.
* 窄(착) : 좁다. 비좁다.
* 歸休(귀휴) : 집으로 돌아가 쉼.
* 寒色深(한색심) : 겨울 기운이 깊어지다.
* 習池醉(습지취) : 산간(山簡)처럼 취하여 돌아오다. 산간은 진(晉)나라 때 애주가로 자는 계륜이며 술을 좋아하여 습씨(習氏)의 연못에 놀러가서 술에 취해 실려오곤 하였다.
* 산간(山簡) : 진(晉)나라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이었던 산도(山濤)의 아들로 정남장군(征南將軍)이 되어 양양(襄陽)을 지켰다. 술을 좋아해 항상 양양(襄陽)의 호족(豪族) 습씨(習氏)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잔치를 열고 술을 마셨다.<晉書(진서)>
* 梁甫吟(양보음) : 제갈량(諸葛亮)이 남양 융중(南陽 隆中)에 은거할 때 부르던 노래 이름으로 제(齊)의 태산(太山) 기슭에 있는 양보산(梁甫山) 지방을 노래했는데, 어진 사람이 세상에서 박해받음을 탄식하고 제(齊)나라의 안평중(晏平仲:안자)이 모략으로 세 선비를 죽인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의 고사를 언급하였다.
* 干戈(간과) : 전쟁. 당시 토번(吐蕃)의 침략으로 인한 병란이 계속되고 있었다.
* 偃息(언식) : 멈추다.
* 出處遂何心(출처수하심) : 두보 자신이 막부에 계속 있어야 되는지 그만 두어야 하는지를 고심하는 것을 말한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광덕(光德) 2년(764) 두보의 53세 때 지은 시로 당시 두보는 절도사(節度使) 엄무(嚴武)의 추천으로 절도참모(節度參謀),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에 임명되어 그의 막하(幕下)가 되었다. 두보는 당시 집이 성도(成都) 교외 완화계(浣花溪)에 있었으며 휴가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초겨울의 정경을 묘사하고 술에 취해 지내며 토번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자 엄무의 막하를 떠나려는 마음이 앞서 자신의 앞날을 근심하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두보는 다음 해(765)에 막부를 떠나 완화 초당으로 돌아왔다.
4
맹동(孟冬) - 두보(杜甫) 초겨울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殊俗還多事(수속환다사) : 풍속이 달라 도리어 일이 많으니
方冬變所為(방동변소위) : 바야흐로 겨울에 하는 일이 변한다네.
破甘霜落爪(파감상락조) : 감귤을 깨뜨리니 서리가 손톱 위에 떨어지고
嘗稻雪翻匙(상도설번시) : 햅쌀을 맛보니 흰 눈처럼 숟가락에서 날리네.
巫峽寒都薄(무협한도박) : 무협(巫峽)의 추위가 모두 옅어지니
烏蠻瘴遠隨(오만장원수) : 오만(烏蠻)에서 축축한 기운이 멀리서 따라오네.
終然減灘瀨(종연감탄뢰) : 마침내 여울의 물이 줄어지니
暫喜息蛟螭(잠희식교리) : 교룡이 쉬고 있음을 잠시 기뻐한다네.
* 孟冬(맹동) : 초겨울. 음력(陰曆) 시월(十月)을 달리 일컫는 말.
* 殊俗(수속) : 습관이나 풍속 등이 다름. 장안과 풍속이 다르다는 의미.
* 還(환) : 도리어.
* 方冬(방동) : 바야흐로 겨울. 음력 10월의 다른 이름.
* 甘(감) : 황감(黄柑). 장강(長江) 이남에서 재배되는 감귤.
* 翻匙(번시) : 숟가락에 날리다. 匙(시)는 숟가락.
* 巫峽(무협) : 장강삼협(長江三峽)의 하나로 삼협은 瞿塘峽(구당협), 巫峽(무협), 西陵峽(서릉협)을 말하는데 모두 기주(夔州)에 있다.
* 烏蠻(오만) : 고대 중국의 서남쪽에 있던 민족을 말한다.
* 瘴(장) : 장기(瘴氣).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한 기운.
* 灘瀨(탄뢰) : 여울.
* 蛟螭(교리) : 교룡(蛟龍). 전설상의 뿔 없는 용으로 교룡이 구름과 비를 얻으면 못 속에 숨어있지 않고 승천(昇天)하며, 교룡이 난폭하게 날뛰면 홍수가 일어난다고 한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2년(767) 두보가 56세 때 기주(蘷州) 동둔(東屯)에서 지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성도에 두고 기주에 머물렀었다.
농사가 끝난 초겨울 기주에서 감귤과 햅쌀을 맛보며 추위가 왔음을 느끼고 여울의 물이 줄어드니 교룡이 날뛰지 않아 이제 수해 걱정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초겨울을 맞는 느낌을 읊은 시이다.
5
동지(冬至) - 두보(杜甫)
동짓날
年年至日長為客(연년지일장위객) : 해마다 동짓날은 늘 나그네 신세이니
忽忽窮愁泥殺人(홀홀궁수니살인) : 문득 궁핍한 시름이 죽일 듯 달라붙네.
江上形容吾獨老(강상형용오독로) : 강가 사람의 얼굴은 나 홀로 늙었고
天邊風俗自相親(천변풍속자상친) : 하늘의 풍속은 자기들끼리 가까이 하네.
杖藜雪後臨丹壑(장려설후림단학) : 명아주 지팡이 짚고 눈 온 후 깊은 골짜기에 오르나니
鳴玉朝來散紫宸(명옥조래산자신) : 조정에서는 패옥(佩玉)을 울리며 조회하고 자신궁에서 헤어지겠지.
心折此時無一寸(심절차시무일촌) : 이러한 때에 있을 곳 한 치도 없어 내 마음 꺾이니
路迷何處見三秦(노미하처견삼진) : 어느 곳으로 가야 장안을 볼 수 있을지 길을 잃었네.
* 至日(지일) : 冬至(동지). 24절후(節侯)의 하나. 양력 12월 21-22일 무렵에 해당하고 음력으로는 동짓달(11월)에 들며 밤이 가장 길다. 옛날에는 동짓날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서 노는 풍습이 있었다.
* 長(장) : 늘. 항상.
* 忽忽(홀홀) : 문득
* 窮愁(궁수) : 궁핍을 겪는 근심. 가난에 쪼들려 근심하다. 窮(궁)은 가난.
* 泥殺人(니살인) : 죽일 듯 달라붙다. 泥(니)는 진흙으로 달라붙다는 뜻.
* 形容(형용): 용모. 생긴 꼴.
* 天邊(천변) : 하늘가. 아득히 먼 곳.
* 杖藜(장려) : 명아주 뿌리로 만든 지팡이.
* 丹壑(단학) : 산골짜기. (붉은 흙이 보이는) 깊은 골짜기.
* 鳴玉(명옥): 패옥(佩玉)을 울리는 소리. 玉은 패옥(佩玉)으로 옛날 관료들이 허리띠에 달던 장식품이다.
* 紫宸(자신) : 자신궁(紫宸宮). 당나라 때의 궁전이름.
* 心折(심절) : 마음이 꺽임.
* 三秦(삼진) : 장안을 말한다. 삼진은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관중 지역으로 옛날에 진(秦)나라였다. ≪史記(사기)≫ 〈秦始皇本紀(진시황본기)〉에 “〈項籍(항적)〉이 진(秦)을 멸망시킨 후 그 땅을 각기 나누어 셋으로 만들고, 옹왕(雍王), 새왕(塞王), 적왕(翟王)이라 이름하고는 삼진(三秦)이라 불렀다.[滅秦之後 各分其地爲三 名曰雍王塞王翟王 號曰三秦]”고 하였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2년(767) 두보의 56세 때 기주(蘷州: 지금의 四川省)에서 동짓날 지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성도에 두고 기주에 머물렀었다.
동짓날 홀로 있어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로움과 조정에서의 동짓날 행사를 생각하고 장안을 멀리서라도 바라보려고 산에 오르며 가고 싶은 마음을 읊은 시이다.
6
모귀(暮歸) - 두보(杜甫)
저물녘 돌아오며
霜黃碧梧白鶴棲(상황벽오백학서) : 서리 맞아 누렇게 된 벽오동나무에는 흰 학이 깃들고
城上擊柝複烏啼(성상격탁복오제) : 성 위의 딱따기 치는 소리가 까마귀 울음과 겹쳐지네.
客子入門月皎皎(객자입문월교교) : 나그네 문에 들어서니 달빛 휘영청 밝고
誰家搗練風淒淒(수가도련풍처처) : 어느 집 다듬이질 소리에 바람이 쌀쌀해지네.
南渡桂水闕舟楫(남도계수궐주즙) : 계수 건너 남쪽으로 가려니 배와 노가 없고
北歸秦川多鼓鼙(북귀진천다고비) : 북쪽 진천에 돌아가려니 전쟁의 북소리 잦구나.
年過半百不稱意(연과반백불칭의) : 나이는 반백을 넘었거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明日看雲還杖藜(명일간운환장려) : 내일도 고향 구름을 보려면 또 지팡이에 의지해야겠네.
* 霜黃碧梧(상황벽오) : 서리가 푸른 벽오동나무를 누렇게 변색시키다. 黃은 동사. 날이 추워지니 벽오동이 누렇게 되었다는 뜻.
* 擊柝(격탁) : (야경을 돌 때 치는) 딱따기를 치다.
* 客子(객자) : 나그네. 두보 자신을 말한다.
* 皎皎(교교) : (달이) 휘영청 밝음.
* 搗練(도련) : 다듬이질을 하다. 練(련)은 흰 비단으로 겨울옷을 준비한다는 의미.
* 淒淒(처처): 쌀쌀하다. 쓸쓸하다.
* 桂水(계수) : :지금의 연강(蓮江),또는 이강(漓江)을 말하며 모두 광서(廣西)에 있다. 여기서는 상수(湘水)를 말한다.
* 闕舟楫(궐주즙) : 배와 배를 저을 노가 없다. 배를 빌릴 돈이 없다는 의미.
* 진천(秦川) : 섬서성(陝西省)과 감숙성(甘肅省)의 진령(秦嶺) 이북의 평원(平原)지대로 여기서는 장안(長安)을 의미한다.
* 鼓鼙(고비) : 군대에서 쓰는 작은 북. 전쟁이 그치지 않았음을 말한다.
* 不稱意(불칭의) : =不如意. 뜻대로 되지 않다. 여의찮다.
* 杖藜(장려) : 명아주 뿌리로 만든 지팡이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3년(768) 두보의 57세에 공안(公安:지금의 호북성 공안현)에서 지은 시이다. 두보는 벼슬하리라는 희망을 끝내 놓을 수 없었기에 768년 정월에 기주(夔州)를 떠났는데, 병란으로 인해 길이 막혀서 강릉(江陵), 공안(公安) 등지를 표박(漂泊)하였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 공안(公安)을 거쳐 세모(歲暮)에 악양(岳陽)에 도착하였다.
이 시는 두보가 공안(公安)에 머물 때 늦가을의 밤 풍경을 묘사하고 자신의 불행을 한탄하면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근심하며 장안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7
춘생수이절(春水生二絕) - 두보(杜甫)
봄물이 불어나다
其一
二月六夜春水生(이월육야춘수생) : 이월 초엿새 밤에 봄물이 불어나
門前小灘渾欲平(문전소탄혼욕평) : 문 앞에 작은 여울이 넘칠듯하네.
鸕鷀鸂鶒莫漫喜(노자계칙막만희) : 가마우지와 자원앙아! 멋대로 기뻐하지 말아라.
吾與汝曹俱眼明(오여여조구안명) : 나도 너희들과 함께 기쁨으로 눈이 환해졌느니.
其二
一夜水高二尺強(일야수고이척강) : 하룻밤에 물 높이가 두 자 이상 높아지니
數日不可更禁當(수일불가경금당) : 며칠 내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리.
南市津頭有船賣(남시진두유선매) : 남쪽 시장 나루에 배 파는 사람 있겠지만
無錢即買系籬旁(무전즉매계리방) : 사서 울타리에 매어놓을 돈이 하나도 없다네.
* 小灘(소탄) : 작은 여울.
* 渾(혼) : 온통.
* 鸕鷀(노자) : 가마우지.
* 鸂鶒(계칙) : 자원앙.
* 漫喜(만희) : 함부로 기뻐하다.
* 眼明(안명) : 눈이 밝아지다. 봄이 와서 기쁨으로 눈앞이 환해졌다는 뜻.
* 汝曹(여조): 너희들. 물새들을 말함. 曹는 무리.
* 禁當(금당) : 가로막다. 저지하다.
* 南市(남시) : 성도성(成都城) 남쪽의 시장.
* 津頭(진두) : 나루. 선착장.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숙종(肅宗) 상원(上元) 2년(761) 봄 두보의 나이 50세 때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渓)의 초당(草堂)에서 지은 시이다.
완화계로 돌아온 지 1년 되던 해 음력 2월초 강가에 봄이 와 물새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해 보지만, 쌓인 눈이 녹아 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물이 넘쳐 집으로 들어올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나 배를 살 돈도 없어 대책 없이 바라보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같은 시기에 지은 유사한 시로 춘수(春水)가 있다.
8
춘수(春水) - 두보(杜甫)
봄철에 흐르는 물
三月桃花浪(삼월도화랑) : 삼월의 복숭아꽃 물결에 출렁이고
江流復舊痕(강류복구흔) : 강물은 예전 수위를 회복하였네.
朝來沒沙尾(조래몰사미) : 아침 되니 모래톱 끝이 잠기고
碧色動柴門(벽색동시문) : 푸른 빛 물은 사립문을 흔드네.
接縷垂芳餌(접루수방이) : 낚싯줄 이어 좋은 미끼 드리우고
連筒灌小園(연통관소원) : 대통을 잇대어 작은 밭에 물을 대네.
已添無數鳥(이첨무수조) : 물새들도 벌써 무수히 내려앉아
爭浴故相喧(쟁욕고상훤) : 다투어 목욕하느라 떠들썩하네.
* 舊痕(구흔) : 옛 흔적. 쌓인 눈이 녹아 강 수위가 높아짐을 뜻한다.
* 沙尾(사미) : 모래톱의 끝 부분.
* 柴門(시문): 사립문. 사립짝을 달아서 만든 문
* 芳餌(방이): 좋은(향기로운) 미끼. 餌는 미끼.
* 筒(통): 대나무 홈통.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상원(上元) 2년(761) 봄 두보의 나이 50세 때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渓)의 초당(草堂)에서 지은 시이다.
완화계로 돌아온 지 1년 되던 해 봄 쌓인 눈이 녹아 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봄을 맞는 한가로운 모습을 읊은 시이다.
9
춘귀(春歸) - 두보(杜甫)
봄날 돌아오다
苔徑臨江竹(태경림강죽) : 강가 대나무 숲에 이끼 낀 오솔길과
茅簷覆地花(모첨복지화) : 초당 처마 밑 뜰이 꽃으로 뒤덮였네.
別來頻甲子(별래빈갑자) : 떠나간 후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서
倏忽又春華(숙홀우춘화) : 어느덧 다시 봄꽃이 피었네.
倚杖看孤石(의장간고석) : 지팡이에 기대어 외로운 바위 바라보다
傾壺就淺沙(경호취천사) : 얕은 모래밭에 나가 술병을 기울이네.
遠鷗浮水靜(원구부수정) : 멀리 갈매기 물 위에 고요히 떠 있고
輕燕受風斜(경연수풍사) : 제비는 비껴 부는 바람 타고 가벼이 나네.
世路雖多梗(세로수다경) : 세상사 비록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吾生亦有涯(오생역유애) : 우리네 인생 어차피 끝이 있다네.
此身醒複醉(차신성복취) : 이 내몸 술 깨고 나면 다시 취하고
乘興即為家(승흥즉위가) : 흥이 나면 어디든 내 집이라네.
* 苔徑(태경): 이끼가 낀 좁은 길.
* 茅簷(모첨) : 띠로 이은 처마.
* 覆地花(복지화) : 땅에 뒤덮혀 있는 꽃.
* 頻甲子(빈갑자) : 갑자일(甲子日)이 빈번하다. 갑자일은 간지(干支)에서 처음 나오는 날로 60일에 한 번씩 돌아오며 빈번하다는 것은 세월이 빨리 지나감을 뜻한다.
* 倏忽(숙홀): 갑자기. 어느덧. ‘歸到’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 春華(춘화) : 봄꽃(春花).
* 倚杖(의장) : 지팡이를 짚다. 의지하다.
* 倚仗看孤石(의장간고석) : 동진(東晋)의 정치가 사안(謝安)이 은거하던 지방에 돌기둥이 하나 있었는데 사안은 항상 이를 바라보았다고 하며, 두보가 이것을 인용한 것이다.
* 風斜(풍사) : =斜風. 비껴 스쳐 지나가는 바람. 비스듬히 부는 바람.
* 多梗(다경) : 장애물이 많다. 경은 경색(梗塞).
* 吾生亦有涯(오생역유애) : 장자 양생주(養生主)에 “(吾生也有涯,而知也无涯. 以有涯隨无涯,殆已.) : 우리의 생명은 한계가 있지만 지식은 무한하다. 끝이 있는 것을 가지고 끝이 없는 것을 추구하게 되면 위태로울 뿐이다.” 라고 하였다. 즉, 끝이 있는 것은 유한한 인간의 생명이고 끝이 없는 것은 무한한 지식이라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 乘興(승흥) : 신이 나다. 흥이 나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광덕(光德) 2년(764) 봄 두보의 53세 때 성도(成都)의 초당(草堂)에서 지은 시로 당시 두보는 절도사(節度使) 엄무(嚴武)의 추천으로 절도참모(節度參謀),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에 임명되어 그의 막하(幕下)가 되었다. 두보는 당시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溪)로 다시 돌아왔다.
벼슬자리를 찾아다니고 전란을 피해 떠돌던 자신이 다시 완화계로 돌아와 봄을 맞으니 초당의 정경과 봄의 정취에 젖으며,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 오랜 유랑을 마치고 옛집에 돌아온 감회를 찬란한 봄빛에 비추어 서술하였다. 시제의 뜻은 봄이 돌아오거나 돌아간다는 것이 아니라, 두보 자신이 봄에 돌아왔음을 말한 것이다.
10
계추강촌(季秋江村) - 두보(杜甫)
늦가을 강촌에서
喬木村墟古(교목촌허고) : 키 큰 나무가 있는 마을은 오랜 시골 모습이니
疏籬野蔓懸(소리야만현) : 성긴 울타리에는 야생 덩굴이 얽혀 있네.
清琴將暇日(청금장가일) : 소박한 거문고를 타면서 한가한 나날을 보내며
白首望霜天(백수망상천) : 백발을 들어서 서리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네.
登俎黃甘重(등조황감중) : 도마 위에 올린 누런 감귤은 묵직해 보이고
支床錦石圓(지상금석원) : 침상을 받치고 있는 아름다운 돌은 둥글둥글하네.
遠遊雖寂寞(원유수적막) : 멀고 먼 객지라서 비록 적막하지만
難見此山川(난견차산천) : 이런 산천은 어디를 가든 좀체 보기 어려우리.
* 季秋(계추) : 늦가을. 음력 9월.
* 喬木(교목) : 큰키나무.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 자라는 나무. 소나무ㆍ향나무 따위.
* 野蔓(야만) : 들판에서 덩굴져 자라는 풀.
* 清琴(청금) : 素琴으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으며 소금(素琴)은 장식도 없는 소박한 거문고를 말한다.
* 霜天(상천) : 추운 하늘. 서리가 내리는 밤의 하늘.
* 黃甘(황감) : =黃柑. 장강(長江) 이남에서 재배되는 감귤.
* 俎(조) : 도마.
* 錦石(금석) : 아름다운 문양이 있는 돌.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2년(767) 두보의 56세 때 기주(蘷州: 지금의 四川省)의 양서(瀼西)에 살면서 감귤을 수확한 후에 늦가을의 한가로움과 외로움을 읊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성도에 두고 기주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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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가(蒹葭) - 두보(杜甫)
갈대
摧折不自守(최절부자수) : 스스로 지켜내지 못하여 꺾이었으니
秋風吹若何(추풍취약하) : 가을바람 불어오니 어찌 하려는가.
暫時花戴雪(잠시화대설) : 잠시 눈처럼 하얀 꽃을 이고 있었으나
幾處葉沉波(기처엽침파) : 여기저기 잎사귀 물결에 가라앉네.
體弱春苗早(체약춘묘조) : 봄에 싹을 일찍 틔우니 체질이 약하고
叢長夜露多(총장야로다) : 떨기가 길어 밤이슬에 흠뻑 젖네.
江湖後搖落(강호후요락) : 강호에서는 비록 뒤늦게 시든다 하지만
亦恐歲蹉跎(역공세차타) : 또한 세월 헛되이 보내어 두렵다네.
* 蒹葭(겸가) : 갈대. 물억새라고도 하며 강가나 습지에서 자란다.
* 摧折(최절) : 꺽다. 좌절시키다.
* 自守(자수) : 스스로 지키다. 행실이나 말을 제 스스로 조심하여 지킴
* 若何(약하) : 어찌 하려나. 어떠한가.
* 花戴雪(화대설) : 갈대꽃이 회백색이므로 꽃이 필 때 눈을 이고 있는 것 같다는 말.
* 幾處(기처) : 여기저기.
* 沉(침) : 沈과 같다.
* 春苗(춘묘) : 봄날의 어린 묘목.
* 江湖(강호) : 남쪽지방.
* 蹉跎(차타) : 세월을 헛되이 보내다. 시기를 놓치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건원(乾元) 2년(759) 두보의 48세 때 진주(秦州)에서 지은 시이다. 두보는 건원 원년 6월에 조정의 좌습유직에서 화주(華州)의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좌천되고 건원 2년 7월에 대기근으로 관직을 버리고 가족을 데리고 진주(秦州)와 동곡(同谷)을 유랑하였다.
이 시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모하면서도 가까이 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시경의 갈대(蒹葭)를 인용하여 벼슬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갈대와 비교하였으며 강호에서는 갈대가 늦게 지는 것을 비유하여 자신의 작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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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절(雨不絕) - 두보(杜甫)
그치지 않는 비
鳴雨既過漸細微(명우기과점세미) : 천둥치던 비 지나가고 차츰 가늘어지더니
映空搖颺如絲飛(앙공요양여사비) :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실처럼 흔들리며 날리네.
階前短草泥不亂(계전단초니불란) : 섬돌 앞 작은 풀은 흙탕물에 더러워지지 않고
院裏長條風乍稀(원리장조풍사희) : 뜰 안의 긴 가지에 바람이 잠시 잠잠해지네.
舞石旋應將乳子(무석선응장유자) : 제비가 곧 새끼 데리고 날아오르려니
行雲莫自濕仙衣(행운막자습선의) : 신녀(神女)는 자기 옷을 젖게 하지 말지어다.
眼邊江舸何怱促(안변강가하총촉) : 눈앞의 큰 배는 무슨 일이 그리도 급하기에
未待安流逆浪歸(미대안류역랑귀) : 물결 잦기를 기다리지 않고 급물살에 돌아가는가.
* 鳴雨(명우) : =뇌우(雷雨). 천둥소리가 내며 내리는 비.
* 映空(앙공) : 어두컴컴한 하늘.映은 희미할 ‘앙’.
* 搖颺(요양) : 흔들리며 날리다.
* 乍(사) : 잠깐. 잠시.
* 舞石(무석) : 제비. 비바람이 잦아드는 것을 말한다. 상수(湘水) 동쪽에 제비 모양의 바위가 있어 산 이름을 석연산(石燕山)이라고 하였으며, 그 바위의 모습이 혹은 크고 혹은 작아서 모자(母子)와 같고, 비바람이 잦아들면 제비 떼가 날아오르는 듯 보여 춤추는 바위로 표현한 것이다.
* 旋應(선응) : 빠르다. 쉽사리
* 將乳子(장유자) : 새끼를 데려오다. 將(장)은 데려오다. 乳子(유자)는 (제비의) 새끼.
* 行雲(행운) : 지나가는 구름. 무산신녀(巫山神女)를 가리킨다. 무산신녀가 저녁에 비가 된다고 하였으니 비를 그만 내리게 하라는 표현이다.
<무산신녀가 “저는 무산의 남쪽 고악산(高丘山) 험한 곳에 사는데, 아침엔 구름이 되고 저녁엔 비가 되어 아침이면 아침마다 저녁이면 저녁마다 양대(陽臺) 아래에 있을 것입니다.[妾在巫山之陽 高丘之阻 且爲朝雲 暮爲作雨 朝朝暮暮 陽臺之下]”><송옥(宋玉)의 高唐賦(고당부)〉
* 江舸(강가) : 큰 배.
* 怱促(총촉) : 바쁘다. 다급하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曆) 원년(元年) (766) 두보가 55세 때 기주(夔州)에서 지은 시이다. 그 해에 비가 많이 내려 비에 대하여 지은 시가 다수 있다.
비 오는 날 상수(湘水)가에서 강을 바라보며 비 오는 풍경을 묘사한 시로, 석연산(石燕山)과 무산 신녀를 인용하여 비가 그쳐 감을 말하고 거친 강물을 거슬러 가는 배를 근심하며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13
매우(梅雨) - 두보(杜甫)
초여름 장마
南京西浦道(남경서포도) : 남경(南京) 서포(犀浦) 길에는
四月熟黃梅(사월숙황매) : 사월에 황매(黃梅)가 익어가네.
湛湛長江去(잠잠장강거) : 깊고 푸른 물은 장강으로 흘러가고
冥冥細雨來(명명세우래) : 어둑하게 가랑비가 내리네.
茅茨疏易濕(모자소이습) : 이엉지붕은 성글어 젖어들기 쉽고
雲霧密難開(운무밀난개) : 구름과 안개 자욱해 걷히지 않네.
竟日蛟龍喜(경일교룡희) : 교룡(蛟龍)은 종일 기뻐하고
盤渦與岸回(반와여안회) : 소용돌이 빙글빙글 기슭 따라 도네.
* 梅雨(매우) : 매화나무 열매가 익어서 떨어질 때에 지는 장마라는 뜻으로, 대략 6월 중순께부터 7월 상순께까지에 지는 장마를 일컫는 말.
* 南京(남경) : 촉 땅 성도(成都)를 말한다.
* 西浦(서포) : 犀浦(서포). 성도부에 속하여 두보의 초당이 있던 곳이다.
* 湛湛(잠잠) : 물이 깊고 가득 찬 모양. 물이 사납게 흐르는 소리.
* 冥冥(명명) :어두컴컴하다. 아득하다.
* 茅茨(모자) : 지붕을 이는 짚. 짚 이엉.
* 竟日(경일) : 온종일. 하루 종일.
* 蛟龍(교룡) : 전설상의 뿔 없는 용.
* 盤渦(반와) : 소용돌이.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숙종(肅宗) 상원(上元) 원년(元年) (760) 초여름 두보의 49세 때 관중(關中)에서 성도(成都)로 옮겨온 첫해에 지은 시이다. 성도의 완화계에 있으면서 초여름 매화의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에 장마가 져 계속 비가 오는 계절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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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夜) 1 - 두보(杜甫) 가을밤
露下天高秋氣淸(노하천고추기청) : 이슬 내린 높은 하늘, 가을 기운 맑아
空山獨夜旅魂驚(공산독야여혼경) : 빈 산 고독한 밤, 나그네 마음 놀라라
疎燈自照孤帆宿(소등자조고범숙) : 희미한 등을 켠 조각배 잠들고
新月猶懸雙杵鳴(신월유현쌍저명) : 초승 달빛아래 다듬이 소리
南菊再逢人臥病(남국재봉인와병) : 병든 이 몸 남녘 국화 다시보고
北書不至雁無情(북서부지안무정) : 북의 가족소식 없어 기러기도 무심해라
步檐倚杖看牛斗(보첨의장간우두) : 처마 밑에 지팡이 짚고 직녀성을 바라보고
銀漢遙應接鳳城(은한요응접봉성) : 은하수는 멀리 봉성에 닿았으리.
* 露下 : 이슬이 내림
* 旅魂驚 : 나그네 마음이 설렘
* 疎燈 : 외로운 등불
* 自照 : 간신이 희미하게 비침
* 孤帆宿 : 쪽배가 강변에 정박
* 新月 : 초승달
* 猶懸 : 아직도 걸려있다
* 雙杵 : 한 쌍의 다듬이 소리
* 南菊再逢 : 작년에 왔던 남쪽의 국화 다시 봄
* 人臥病 : 병으로 누어있는 나
* 北書 : 북쪽가족소식
* 步簷倚杖 : 처마 밑에 나가 지팡이를 짚고
* 銀漢 : 은하수
* 應接 : 반듯이 이어주다
"登高"와 같은 시기 밤에 지은 시이다. 고독과 쓸쓸함의 가을 밤. 청신하면서 처절하다.
병든 몸으로 가족의 소식을 모르고 전시의 불안으로 쓸쓸해하며 밤하늘의 별을 보고 견우와 직녀성이 만나 듯 은하수를 건너 장안으로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야(夜) 2
絶岸風威動(절안풍위동) : 절벽에 거센 바람 불어 대니
寒房燭影微(한방촉영미) : 차갑고 추운 방 촛불 그림자 희미하다.
嶺猿霜外宿(영원상외숙) : 산중의 원숭이는 찬 서리 풀숲에서 잠을 자고
江鳥夜深飛(강조야심비) : 물새는 깊은 밤 어디론가 날아가네.
獨坐親雄劍(독좌친웅검) : 수심에 홀로 앉아 큰칼을 만지나니
哀歌歎短衣(애가탄단의) : 철지난 옷 입은 채 슬픈 노래로 탄식한다.
煙塵繞顧闔(연진요고합) : 전쟁의 기운이 황궁을 감싸고 있으니
白首壯心違(백수장심위) : 백발 서린 이내 몸 큰 뜻은 꺾이었구나.
* 絶岸 : 절벽
* 威動 : 거세게 움직임
* 影微 : 희미한 그림자
* 嶺猿 : 산속 원숭이
* 霜外宿 : 찬 서리 풀숲 속에서 잔다.
* 夜深飛 : 깊은 밤에 날아감
* 親雄劍 : 큰칼 쥐고
* 歎短衣 : 짧은 옷 입고 탄식
* 煙塵 : 전시 중
* 繞顧闔(요고합) : 황궁을 (繞)감싸고
* 壯心違 : 장한 뜻 꺾이다
이 시는 샨사(三峽)부근 어느 집에서 杜甫 詩聖이 추운 밤 잠 못 이루며 젊은 날의 포부를 이룰 수 없는 괴로움을 호소하며 知識人에게 薄福을 歎하고있다.
"白首壯心違 백발서린 이내 몸, 웅대한 뜻은 꺾이었구나."라고 인간적인 고뇌로 음영한 명언을 후인들에게 전해 주었는지도 모른다.
15
이농(耳聾) - 두보(杜甫)
귀머거리
生年鶡冠子(생년갈관자) : 한 해를 살아가는 할관 쓴 사람
歎世鹿皮翁(탄세녹피옹) : 세상을 개탄하는 녹피의 늙은이로다
眼復幾時暗(안복기시암) : 눈은 다시 어느 때 어두워지려나.
耳從今月聾(이종금월농) : 귀는 이번 달부터 안 들리는데
猿鳴秋淚缺(원명추누결) : 원숭이가 울어도 슬픈 눈물 없어지고
雀噪晩愁空(작조만수공) : 참새 떼 기끄러워도 수심으로 비어있다
黃落驚山樹(황낙경산수) : 누런 낙엽 지는 것을 보고 놀라며
呼兒問朔風(호아문삭풍) : 아이 불러 삭풍이 부는가 물어본다.
*鹖冠子=갈풀관을 쓴 은자 *鹿皮翁= 사슴가죽 같은 헌옷 입은 은자
*淚缺=눈물이 결핍 *愁空=수심으로 비우다
일생을 고행 은자로 떠돌던 늙은 몸 귀머거리 되니 낙엽 지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절망도 않고 다만 아이를 불러 삭풍이 부느냐고 묻고 있다. 杜甫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글자 사이로 황량한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다. 고통을 직서한 다른 어떤 시보다 허탈감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원초적인 인간의 괴로움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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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좌(獨坐)ㅡ독좌2수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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