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희 아이는 7세 여자 아이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남자 아이와 다투었는데 남자 아이는 반에서 가장 많이 혼나는 아이라고 평소에 딸 아이에게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그 남자 아이가 연필로 찌르거나 지우개를 가슴에 던지는 등 아이를 괴롭혔다고 했고 딸 아이가 너무 화가 나서 내일 집에서 칼을 가져와 귀랑 목을 자를거라고 이야기 했다네요..
남자 아이가 그 말을 듣고 울면서 선생님에게 일렀고 선생님도 너무 끔찍한 표현에 충격을 받으셨다고 저에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저 또한 너무 충격적이어서 하루 종일 눈물만 납니다.
평소 저희 가정은 화목한 편이나 종종 부부 싸움을 할 땐 아이가 보는 앞에서 너무 심하게 폭언을 주고 받으며 싸우곤 했습니다. 물론 저런 끔찍한 말을 쓴 적은 없지만 남편은 다분히 폭력적이어서 저를 밀친 적도 있고 작은 물건을 던져서 깨뜨리거나 제 쪽으로 던진 적도 있습니다. 남편이 화가 나면 분노 조절을 못해 욕설과 폭언을 하면 저는 또 참을 수 없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싸우곤 하였습니다.
평소 하나뿐인 딸 아이에게 부모 모두 정성을 들이고 아끼지만 결국 싸울 때 부모가 심하게 다투고 분노 조절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주고 또 영향을 준 것 같아 너무 후회 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부부는 오늘도 절대 싸우지 말기로 다짐을 했지만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에도 또 싸울까봐 두렵고 아이의 상처가 치유되고 아이 입에서 저렇게 심한 표현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로 인한 전화를 받으셨을 때 놀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불어 아이가 폭력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알고서 자책도 많이 되셨을 것 같구요.
일단, 아이가 언어적으로 과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아마도 평소 참아오고 억압하다가 한꺼번에 분출이 되어서 수위조절이 잘 안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체로 잘 참고 내향적인 아이일수록 억압을 많이 하고 그러다 어느 날 폭발하듯이 행동하거나 언어적으로 과한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부모님의 싸움 현상을 지켜보면서 과한 표현을 답습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보다 아이가 부모님의 갈등상황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불안과 긴장이 높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대체로 자기중심성이라는 특성이 가지고 있어서 부모님이 싸움을 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면 평소 자신이 잘못을 많이 해서 부모님이 싸우는 것이라고 오해를 하거나 자신이 나쁜 아이여서 부모님이 이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아이들은 부모님의 싸움을 통해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불안과 두려움, 긴장이 있었을 것 입니다. 게다가 폭언과 과도한 몸싸움이 동반된 부부싸움이라면 아이는 많이 놀라고 두려움이 쌓였을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조금의 갈등 상황도 과도하게 인지하고 인식해서 견디지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친구들과의 갈등에서도 과도하게 반응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단 부부싸움이 있더라도 아이가 없는 곳에서 하시는 것이 제일 바람직합니다. 혹시 아 앞에서 싸움을 했더라도 부모님 모두 아이에게 가셔서 엄마, 아빠가 사랑하지만 가끔 의견이 맞지 않아서 서로 화를 내거나 속상해 하기도 한다고 설명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ㅇㅇ이도 친구랑 놀다가 싸울 때 있지? 그래도 그 친구랑 놀지? 라고 하면서 부모님이 싸움 이후에도 서로 관계가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더더욱 자신의 감정을 억압한 채로 갈등 상황에서 더욱 더 과도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 아이가 많이 노출되었다면 반드시 심리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부부관계가 아이의 사회성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아이 앞에서 행복하고 건강한 결혼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로 하여금 안정감과 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감과 지지를 느끼는 것과 더불어 스스로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고 미래의 대인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가는 것인지 배울 수 있습니다. 다음은 아이의 앞에서 아내 혹은 남편과 함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TIP 입니다.
1. 아이 앞에서 언쟁을 하실 때에는 감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합의하여 주세요.
아내 혹은 남편과 언쟁을 하실 때에는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심호흡을 하시는 것도 좋고 잠시 그 상황 속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에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보신다면 두 분이서 이야기를 하실 때 전보다는 더 침착하고 서로를 탓하지 않는 이야기를 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2. 사람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행동에 초점을 두고 바라봐주세요.
아이 앞에서 아내 또는 남편과 싸움을 하실 때에는 대상을 탓하기 보다는 나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 사람의 모습에 초점을 두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나 대화법”을 사용하여 어떤 면이 불편하였다고 이야기하며 함께 해결방안에 대해서 모색하는 것도 좋습니다.
“나 대화법”을 사용하여 이야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당신이 아이들이랑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일을 좀 더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속상한 마음이 있어.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도 괜찮을까?”
3. 부부 관계 갈등에 아이를 중재자로 삼지 말아주세요.
아내 또는 남편 분과의 다툼이 있을 때 아이가 만약 “엄마 그렇게 얘기 하면 안돼.” “아빠 엄마한테 잘해야지” 등의 중재자의 모습을 띄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것은 어머님과 아버님의 다툼이 충분히 두 분 사이에서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이러한 모습을 보일 때에는 다툼에서 한 발자국 멀리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봐주시고, 심호흡을 하신 뒤, 아이가 없는 곳에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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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Kim, J. S. (2021, January 22). How to Demonstrate a Healthy Marriage in Front of Your Kids. wikiHow Mom. Retrieved January 7, 2023, from https://www.wikihow.mom/Demonstrate-a-Healthy-Marriage-in-Front-of-Your-Kids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예슬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