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만 해도 당구장은 백수나 건달들이 짜장면을 시켜 먹으며 시간을 때우는 장소로 인식하였다. 요즘 당구장은 진지하게 당구 실력을 연마하는 시니어들의 사교장 역할을 하면서 신사들의 스포츠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한국에서 수억원대 상금이 걸린 대회가 속속 개최되고 당구 전문채널과 인터넷 방송도 등장했다. 이 같은 당구의 위상 변화는 중장년층에게서 높은 호응을 얻으면서 당구 대중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세계 랭킹 15위 조재호(서울시청)선수는“10년 전만 해도 ‘당구 하겠다’고 하면 불량한 시선으로 보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선 동호인이 크게 늘고 각종 당구대회가 TV로 생중계되니 먼저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제 당구가 돈이 되는 시대”라고 했다. 조재호 선수처럼 각 시도 체육회에 소속된 이들이 수십 명에 달하면서 당구로 연봉 받고 억대상금도 챙기는 시대가 됐다.
코줌코리아 오성규 대표는 “당구 콘텐츠를 소비하는 고객의 숫자가 10년 전보다 수십 배 이상 늘어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 해달라는 요청도 동시에 늘고 있다”며 “국내 당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당구 콘텐츠를 수입하겠다는 외국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능섭 송파당구연맹 부회장은 “회원 1000명 대다수가 은퇴 후 건강관리와 취미생활을 위해 당구를 치는 시니어들로, 월 회비 3만원만 내면 연맹이 임대한 당구장에서 하루 3시간씩 마음껏 당구를 칠 수 있다”며 “오는 3월3일 실시될 당구장 금연법이 지난해 12월부터 계도기간에 들어가면서 부부동반 회원이 급격히 늘었다”고 했다.
당구장이 금연구역에 포함되면서, 담배 연기 자욱한 ‘너구리굴’이란 과거의 오명도 벗게 되면서 카페 스타일의 깔끔한 당구장이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는다.
골프와 테니스를 주로 즐겼던 수필작가 김종억(63)씨는 은퇴 후에는 경제적으로 부담되더라며 당구는 저렴해서 하루 2만원이면 친구들과 실컷 즐길 수 있어 ‘가성비’(가격대비 효용)가 뛰어나다고 했다.
당구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력은 게임(비)에 비례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뇌회전과 기술숙련이 필요한 운동이다. 스포츠 의학 전문의인 조성연 하늘병원장은 “당구는 1시간에 2~3Km를 걷는 효과를 내는 유산소 운동인데다 대표적 두뇌 스포츠인 체스에 버금가는 집중력을 키워준다”며 “근력 운동뿐만 아니라 뇌 노화 방지효과도 있어 중년 이상 시니어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고 했다.
“요즘은 치킨집 대신 당구장이죠”
‘치킨집 대신 당구장’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최근 들어 5060 시니어 창업 시장에 등장한 유행어”라고 했다.
회원 수 1만여 명의 ‘전당사’(전국 당구장 사장 모임)인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 조명구 메니저는 “요식업처럼 음식 재고나 경기 트랜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운영비도 많이 들지 않으며, 어느 스포츠나 남녀 성비가 맞아야 활성화되는데 최근 들어 당구를 즐기는 여성이 늘면서 당구장 사업도 함께 뜨고 있다”고 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스포츠시설 업종에 소비자 관심이 커져 당구장 창업 열기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 요즘 추세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3쿠션(3구)임을 당사모 임원진은 참고바랍니다. 4구는 당구전문 채널 빌리어즈 TV 강의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첫댓글 와 ! 당구 공부 많이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