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내가 있을 곳
이스라엘 야곱과 그의 자손들은 요셉 덕분에 이집트로 가서 살게 됐다. 야곱은 거기서 죽었고, 요셉도 거기서 죽었다. 그런데 둘 다 거기에 묻히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곳은 하느님, 조상들의 하느님이 주신 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야곱은 아브라함 할아버지가 묘지로 사둔 땅 가나안에 있는 동굴에 묻히기를 원했다. 그곳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내가 묻혀 있는 곳이다.(창세 49,29-31) 요셉도 자신의 유골을 그리로 가져가 달라고 부탁했다. 하느님이 반드시 찾아오셔서 이곳에서 이끌어 그곳, 하느님이 약속하셨던 그 땅으로 데려가실 거라고 예언했다.(창세 50,24) 그 이후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에서 430년이나 살았다.(탈출 12,40) 그런데도 그곳은 그들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성경은 하느님 말씀이다.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성경은 전봇대에 붙어 있는 광고지처럼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두꺼운 책이다. 성경은 하느님 얘기가 아니라 사람들 얘기,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 겪은 이야기다. 수천 년 전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지금 여기에 사는 나의 이야기다. 내가 경험했던 이야기이고, 앞으로 겪게 될 이야기 그리고 지금 내 이야기다. 하느님이 그런 역사 안에서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 하셨던 대로 지금 여기 있는 나에게도 그렇게 하신다. 하느님은 변치 않는 분, 영원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요셉은 자신이 노예에서 재상에까지 오른 그곳이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님을 알았다. 그는 야곱 아버지와 이사악과 아브라함 할아버지의 하느님을 믿었다. 그는 형들의 죄조차도 자신과 가족의 구원을 위하여 도구로 쓰시는 하느님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하느님을 믿었던 거처럼 예수님도 아버지 하느님을 믿고 완전히 신뢰하셨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기까지 하느님을 신뢰하셨다. 그 신뢰가 그분을 부활시켰다. 아니 당신이 부활하리라는 것을 믿으셨다.
요셉도 야곱도 자신이 묻힐 곳은 이집트가 아니라 가나안 땅, 하느님이 약속한 땅임을 알았다. 예수님도 당신의 나라가 이 세상에 이룩될 것이었다면 부하들이 당신을 그들의 손에 넘겨지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 하셨다.(요한 18,36)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 예수님의 형제가 된 우리도 야곱과 요셉 그리고 예수님과 같은 운명을 지니게 됐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모두 하나같이 그렇게 된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같은 하느님 영원하신 하느님 변하지 않는 하느님이 당신을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하셨던 그대로 지금 여기에서도 그렇게 해주신다. 이 육체는 언젠가는 재가 돼서 이 땅에 머문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 내 영혼, 하느님을 믿는 나는 하느님에게로 간다. 거기가 내가 영원히 있을 곳이다.
예수님, ‘나는 너를 모른다.’(마태 10,33) 심장 떨어지는 가장 무서운 말씀입니다. 지금 여기서 제가 알고 믿었던 주님이 그날에 뵐 주님과 같은 분이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 이콘이 제 앞에 있는 한 그런 끔찍한 일은 제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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