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이 이런 재미가 있군요!
오늘 글쓰기반 주제가 딱이네요~^^
주제: 멘토와 성장
20대 초반의 나는 사회부적응자이자 아웃사이더였다. 이혼한 가난한 엄마, 지방 상고 출신, 내세울것 없는 나는 서울에선 먼지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시선 공포증이 있어 누굴 자신있게 볼 수도, 말하는것도 두려웠다. 외로웠다 지독하게.
친구대신 시커먼 먹구름이 늘 함께 였다.
자살의 동의어는 자유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 죽지 못해 사는게 아니라 원하는대로 살지 못해 죽고 싶은거 였구나...
나라는 속박에서 탈출하고싶었다.
자유.. 자유에 대한 동경때문이었을까.
철학과에 진학했다. 4~5시간자며 일하고 밤에 대학교를 다녔지만 제길.. 아리스토텔레스는 왜 태어났는지 원망스러웠다. 재미 없었다.
자유, 자유, 자유..그럴수록 왜인지 자유에 관한 책을 미친듯이 읽었다.
그리고 발견한 책이 '배꼽'이었다.
일년후 배꼽의 저자이자 명상가인 '오쇼라즈니쉬'가 세운 인도 명상센터로 향했다. 가난하고 먼지인 내가 죽기전 지른 결정이었다.
하루 3시간 7일간 웃고, 7일간 울고, 7일간 침묵할것.
웃음명상, 춤명상등 현대인에 맞는 재밌고 액티브한 힐링 명상으로 유명한 그곳에선 침묵 뱃지를 달면 그사람의 공간을 존중해줬다. 다른말로 찌질한 나를 들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
우선 나는 21일간 진행되는 코스를 선택했다. 하루3시간씩 웃고 울고 침묵 정진.
내면안 무의식에 첫번째가 웃음의 층, 그 다음이 울음의 층,그리고 침묵이라는데.. 첫 7일, 사막같이 건조한 내게 웃음은 고문이었다.
그리고 울음 주간 시작.
늘 친구대신 함께 였던 먹구름이 가슴속에서 비바람이되고 태풍이 되었다.
주눅들고 작디작은 내가 세상을 향해 울부짖고 분노하고 저주해도 다 허용됐다. 이런 공간이 지구상에 있다니 믿기 힘들었지만 약간의 룰만 지킨다면 모든 참여자들이 안전하고 존중 받는 곳이었다.
그 7일간..나는 광녀였다가 독재자였다가 거지였다.. 거친 분노의 바다를 지나자 찐한 화해의 눈물이 흘러 내렸다.. 이상한건 울고있는데 얼굴은 웃고 있었다.
그룹이 끝나자 리더가 내가 심리적으로 큰 수술을 마친 상태라고 했다.
따뜻한 엄마 허깅을 받으면서 그녀의 눈을 봤다. 그때 알았다.
눈으로 보는건 단지 보는게 아니고 '연결된다' 라는걸. 그리고 서로를 느끼면서 우리라는 공감대가 싹튼다는 것을.
이해가 일어나자 점점 시선공포증 두려움이 걷혀갔다.
아기가 걸음마를 떼는것 처럼 나를 오픈했다. 아니 자연스레 오픈 됐다.
봄에 꽃이 피어나듯, 하나둘 아는 얼굴들이 늘어나고 수다스러졌으며 센터내 일도 참여 했다.
3개월쯤 지나니 명상센터에 갤러리아 메니져까지 하게 되었다!
사회에선 늘 아웃사이더였던 내게 작은 권한도 생겼고 그에 따른 자발적인 책임감도 생겼다. 사람들이 내의견을 묻고 경청하기 시작했다.
진리는 경험이어서 가르칠수가 없다. 그것은 지식이 아니고 존재하는 것이다 - OSHO
그렇게 '배꼽'이라는 책은 내삶의 멘토가 되었고, 철학책을 탁 던지고 떠났던 그곳에서 명상을 만났다.
평범함이 가진 멋이랄까, 평범함이 주는 진리를 알아가고 있는 요즘.
소박한 내 삶속에서 여전히 웃고 울고 침묵하며 희노애락 인생 세트메뉴를 맛보는 중이다.
첫댓글 그때는 그룹이 끝나고 리더가 장미꽃을 한 송이씩 주었다지요?
내가 참가했을 때는 꽃 안줌. 열악해지는 아쉬람의 재정상황을 실감함~
하하하~ 섭했구나요^^
맞아요 꽃도 안 주고 침묵 뱃지나 명상 그룹할때주는 배치도 쓰고 다시 갖다 놔야 되더라고요, 쇼크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