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칩거,,,,맨날 옛날 시간 복기 합니다. ㅎ )
베트남 철수시 맹호부대(보병32사)는 현지 해산후 각자 부대 배치 되었지만
백마부대는 9사단 으로 부대 전체가 국내 이동을 했다.
백마부대는 일산에 터를 잡았는데, 막사준비가 진행중이라
부평의 공수부대 옆 미군 철수 막사에 임시 주둔을 한다.
여기에서 에피소드 하나를 정리 해 본다. ( 100% 실화임 )
철수한 부대원을 2개조로 나누어 15일의 포상휴가를 주었는데,
1조는 바로 휴가, 2조는 1조 귀대후 휴가,,,물론 순서는 파병일자,,,
나는 당연히 2조 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중대장, 선임하사,고참사병등
책임자 급은 몽땅 휴가를 가고 쪼무래기 들만 부대에서 업무를 보았다.
철수후 임시 막사지만 해야 할 일들이 태산..
또한 부대 편재가 베트남 1년 파병자 들만으로 구성 되어
사병들의 근무 개월수가 편중이 심해서
20-30개월 경과자들 뿐이라 전방 등 타 부대 병력들과 적절한 뒤섞음을 해야 할 입장.
이때 장교들은 미리 전출과 전입을 해 놓아서
지휘계통이나 참모 장교들의 반정도는 교체가 되었다.
이런 와중에 우리 대대 대대장도 신임이다.
박으라면 박고 까라면 까는 조직에서 대가리(?)가 바뀌면,
더구나 그 대가리가 약간 무지하면 얼마나 주변이 힘드는지를 보여 주는 일례를 본다.
병력보다 먼저 출발한 철수 장비들이 거의 비슷한 날짜에 부대 도착이다.
미수꾸리(포장) 목록별로 풀어 기능별 배치하고 하는 일들이 무지하게 많다.
더구나 통신쪽은 교환대와 사무실별 선로 가설등,,,조직간 커뮤니케이션은 군대 필수 아닌가.
정말 사명감이 필요한 막중한 업무다.
와중에 신임 대대장이 막 들여온 새차 상태인 찦에 차량용 최신 무전기를 설치하고는
서울 명동에 친구 만난다고 나갔나 보다.
새차, 첨단 무전기,,비록 사적인 모임이지만 친구들앞에서 폼을 잡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
다음날 오전에 누군가가 통신 소대에 와서, 어제 야간 사건들을 요약 전해 주며,
통신쪽 큰일 났다고 귀뜸을 준다.
대대장이 명동의 유네스코 회관 근처 에서 무전으로 부대를 불렀는데 응답이 없었다고
근무 태만 아니냐며 흥분중 이라고 한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에 친구들 뒤에 두고 무전으로 부대 이상 없냐고 물으며 폼을 잡고 싶었던 모양이다.
더구나 베트남에서 갓 들여온 첨단 장비 아닌가?
아니나 달라,,,,, 좀 있으니 대대장의 통신책임자 호출,,,,,
우리 쫄갱이들 누렇게 뜬 표정으로 서로 얼굴을 본다.
본부중대장, 선임하사 모두 휴가, 누가 가냐?
눈치 빠른 놈은 벌써 자기 일 만들어 피해 버리고,
서무등 잡동사니 일체를 담당 하던 내가 개 끌려 가듯 갈수 밖에 없다.
으시시 한체로 대대장실에 들어 가니 대대장이 힐끗 보는데,
쫄따구가 들어 오니 좀 의아한 듯한 표정이다.
관동성명 대고 불려 왔다고 하니 꼬라지를 보고는 대뜸,
그런데 왜 니가 왔냐? 는 대대장. 사병은 상대 하기 싫다는 표정,,,,
윗분들 모두 휴가라니, 기가 막힌듯 천장을 보더니,
그냥 가라!!!!! 그래서 풀려 나왔다.
사전에 답변준비를 충분히 했는데,,,,
' 그 장비 유효 거리가 40km인데, 그것도 야외 개활지 인 경우 입니다.
서울에서 부평거리가 겨우 유효거리 인데, 고층건물이 즐비한 명동에서는
택도 없습니다. '
말도 못하고 쫒겨 나왔지만, 결과를 조마 조마 기다리던 통신대원들 에게는
개선장군으로 무사귀환이다. ㅎ
첫댓글 개끌리듯 끌려갔던 (제발로 가기는 했지만)
엄청 쫄아있었을 국로모습이 그려진다.
얼마나 쫄았을까?
지금은 글로 썼지만 그때는 주변놈들도 원망스럽고
별생각 다 들었을거야.
재미있다.계속 빨리빨리 쓰라우
당시,,,, 마음 고생이 많았네,,
카바 해 줄 사람 없이 찐빠가 필터 없이 전달 되니, ㅎ
동이 트면 그날 하루 걱정이 몰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