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초등학교 들어가기전에 몇년을 진도에 살았더랬습니다.
서울 왔을 때 전라도 사투리가 겁나 심해서 모두들 웃고 난리였다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서울 사람이 되었죠, ㅎㅎ
친정 식구들과 진도에 다녀왔어요, 간간이 다녀오긴 했지만,
아이가 어렸었고,, 아님 부모님 심부름으로 혼자 다녀왔었는데,
이번엔 아이와 같이 이곳 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어요.
마을에 하나밖에 없던 텔레비젼이 있던 집,
밤마다 온동네 사람들이 그곳에서 텔레비젼 봤다고,,
그때 본 것이 김영란의 ' 옥녀야~~~' 하는 것,,
엄청 무서웠다고 하자 자기도 무섭다고, ㅋㅋ
할아버지가 오징어 남겨주신 이야기,,
공동 마을우물,, 앵두나무, 무화과 나무 있던 자리,,
감나무, 까마중이 자라던 곳, 탱자나무 울타리는 모두 없어졌더군요.
그리 멀던 큰할머니댁이 이궁, 일분 거리도 아니더라구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저수지,,
여름이면 온동네 아이들이 떼거리로 몰려가는 곳,,
전 어린 편이어서 언니들 따라다녔는데,,
어느 날,, 물 속에서 다리 사이로 물뱀이 쉬리릭 지나가는 거에요,
그 후로 저는 저수지 안 들어갔답니다.
'너 닮아서 그래'
그 말에 아이는 자기도 뱀 봤으면 영원히 안들어갈거라고,,
엄마하고 똑같다고, ㅎㅎㅎ 닮은 꼴,,,
벌써 꽃몽우리들이 색을 내보이고,
지난 겨울 지난 남아있더 열매들도 시들어가고,
남도라 들녘이 파릇파릇하더군요,
빈 밭에 간간이 남아있는 배추며, 무도 뽑아담고,
흑염소, 황소가 달려올까봐 곁에도 못가고,,
진도라서인지 개들은 왜 그리 크고 여러마리가
집집마다 짖어대는지,, ㅎㅎ
바닷가에 갔더니,, 앗, 비투리가,,
아예 누군가가 뿌려놓았더군요. 조물주가,, ㅎㅎ
같이 열심히 한움큼 주워다 삶았는데 아이들은 장난만 하고 먹지는 않네요.
먹는 거 마져? 정말 먹었어?
바다향 그윽한 것이 빠는 대로 쏙 하고 빠져나오고, ㅎㅎ
장작에 굴도 구워먹었어요.
손잡고 걸으면서
나의 추억속의 이야기들을 듣는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을 했어요.
참 많이 행복합니다.
첫댓글 돌아볼 수 있는 고향이 있어 좋네요. 옛날 클 때 생각이 납니다.
근데요... 비투리가 뭐에요?
달팽이,다슬기,고동으로 불리는 것 아닌가요? 저의 엄마는 비틀이라고 불렀었죠.^^
아항~~~ 비틀리게 생겼다고 비투리라 하는군요... 이름이 참 이쁘네요... 비투리...
작은 뿔고동이에요, 유원지에서 파는 소라과자처럼 생긴, ㅎㅎ 길다란 고동, 빨아서 빼먹는건데, 민물고동이 아니고 바다고동이요,
기억들... 향수라....
진도에 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아직 시절 인연이 닿지 않네요.
은지와 즐거운 시간 보냈군요. 행복한 모습이 손에 잡힐듯 합니다. ^*^
거기가 어디라요? 난 진도군 지산면....누군가 진도를 만만하게 보걸랑 지금도 눈 부라리는 내고향이라오. 세상 참 좁구려 . 언제 만나게 되거든 고향 이야기 같이 나눕시다.^^
앗 지삼면이요? 세방낙조도 보고왔는데,, 저희는 군내면이구요, 저희 삼촌이 진도 농민회 회장이시래요, ㅎㅎ
gg..지산은 관심없음, 군내라면 금골산 마애불과 3층석탑이 있으니 필히 거쳤지요.남해도와 더불어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섬이였던 진도지만 불교문화재는 점찰산 쌍계사와 금골산이 유이하다 싶을 정도로 빈약한 곳이지요. 신흥사찰은 몇 곳있지만..그나마 쌍계사와 천연기념물 숲을 경계로 남종화의 본향 운림산방이 있어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곳이자 민속문화의 보고(아리랑도 좋지만 밀양북춤과 쌍벽을 이루는 북춤과 서남해안에만 있는 초분문화. 그러나 진도만가_상여소리_는 압권이지 않나 싶네요)인 곳이 또한 진도(珍島)랍니다.
향우회 조직 해야겠네요...ㅎㅎ 진도로 번개 한번 치세요... 마애불과 3층석탑도 보고 ... 촌놈 섬구경도 하고...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헤에에~~ 요거이 진도 아리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