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광주 롯데전에서 왼쪽 광대뼈에 공을 맞은 이종범은 5일 오전 팀 지정병원인 광주 한국병원에서 구강외과 전문의 박문성 박사에게 검진을 받았다. 당초 2주 정도의 치료기간과 1주 이상의 훈련기간이 필요해 오는 20일 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복이 무척 빠른 편이다. 6일부터 조깅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가벼운 운동을 시작한 뒤 늦어도 13일부터 시작되는 한화와의 광주 2연전부터는 출전할 전망이다.
이종범의 조기 복귀를 위한 특수 무기는 마우스피스. 5일 치형틀을 떠 일반 마우스피스보다 한결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사용해 만든 ‘소프트’ 마우스피스를 제작했다. 부상 부위가 왼쪽 광대뼈이지만 저작근(씹는 근육) 보호가 더 중요하기 때문. 특히 타격 임팩트 순간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는 타자들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저작근을 다칠 수 있고,미세 골절이 됐다가 붙어가고 있는 협골궁이나 상악골의 뼈가 다시 손상될 수도 있다. 특별히 부드러운 마우스피스를 끼는 이유다.
마우스피스는 주로 권투 선수들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힘을 주는 순간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는 스포츠스타들이 가끔 사용해 왔다. 골프여왕 박세리도 치아 보호를 위해 마우스피스를 끼기도 한다. 김준재 기아 트레이너는 “양쪽에 같이 끼는 권투 선수들과는 달리 우선 한쪽에만 낀다. 마우스피스가 이와 이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해줄 것”이라며 “13일부터 경기에 나서는 스케줄로 훈련 페이스를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범도 “통증이 가신 뒤 잘 먹을 수 있게 됐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냥 쉴 수는 없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병원의 주치의들은 물론,전남대부속 치과병원의 구강악안면외과 류선렬 박사도 지난달 31일 “이종범 본인이 고집을 부린다면 당장이라도 가벼운 운동은 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김성한 감독은 급하다. “훈련상황을 봐야겠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하면 재등록이 가능한 10일부터는 언제든지 복귀시킬 것”이라고 밝혀 이종범의 1군 복귀는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