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이누아트의 곶에 얼음이 부서지기 시작하면 북극은 북극다운 얼굴이 된다. 후각이 예민한 짐승들이 조상의 혼을 물어오면 우는 일도 웃는 일의 연습이 되고 살진 북극곰의 생고기를 먹을 어린 이누이트를 생각한다. 만남보다 이별의 노래를 먼저 가르치는 이유는 쓸데없는 눈의 깊이에 빠지지 않도록. 그래서 바람이 몰아치는 날이 좋았다. 발자국이 남지 않도록 노인들이 마음 편히 북극의 국경을 넘어가고 있었다. 친절한 늑대개들이 언 눈물을 핥아먹는다. 늑대개처럼 대륙을 건너가는 것은 쓸 만한 이종의 관습이다. 먼 곳의 비명이 바람을 타고 놀러 와도 청각을 어루만져주는 감촉이 좋았다. 그렇게 산 자는 죽은 자의 등을 파먹으며 이 악취의 이름을 짓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위대한 냄새는 썩지 않는다. 폭설의 뼈를 발라 얼음집을 만들면 추위를 견디는 이마들이 단단해졌다. 몸말이 번진다. 잡아 온 북극곰의 온기 속에 오래된 대륙의 발자국을 본다. 원치 않은 여정이었어도 아름다운 호상을 떠든다. 갓 태어난 이누이트가 훼손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