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전학자 프란시스 골턴. 그는 우생학의 창시자로,
사람의 능력이나 성질은 유전에 의해 결정되므로 유전자를 잘 조합하면 완벽한 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어느 날 시골 장터에 갔는데, 황소 몸무게를 맞히는 퀴즈 대회가 열렸다.
6실링씩 낸 뒤, 각자 황소 몸무게를 종이에 적어 내는 것이었다.
실제 몸무게와 가장 근접한 답을 쓴 사람이 모든 돈을 가져갈 수 있었다.
이날 대회에는 총 800명이 참가했는데, 통을 열어 확인해 보니 몸무게를 정확히 맞힌 사람은 없었다.
문득 호기심이 생긴 그는 사람들이 적어 낸 숫자를 조사해 보았다.
글씨 판독이 불가능한 13장을 뺀 787장에 적힌 숫자를 모두 더해 787로 나누었더니 1,197파운드라는 결과가 나왔다.
바로 황소의 실제 몸무게였다.
프란시스 골턴은 크게 뉘우쳤다. 단 한
사람도 황소의 몸무게를 맞히지 못했지만, 여러 사람의 판단이 모이자 정확한 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럿이 함께하면 혼자서는 생각할 수 없던 지혜가 생기고, 새로운 길이 보인다.
-‘좋은생각’ 중에서-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카 2,30)
오랜 기간 시험을 준비한 사람들은 마음고생이 많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합격이라는 선물은 그 고생의 세월을 오히려 축복의 시간으로 돌려놓습니다.
심마니가 온갖 고생 속에서도 산을 떠나지 못함은 산삼이 주는 기쁨이 그 고생보다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신앙 안에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쁨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십자가의 죽음 뒤에 부활이 있듯이, 밤의 끝자락에 서광의 빛이 있듯이, 준비 없는 참기쁨은 없어 보입니다.
시메온은 생의 끝자락에서 주님을 만났지만
그 기다림이 무의미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고생 끝에 오는 기쁨이 더 값지듯이, 갑자기 그리고 무상으로 찾아온 기쁨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입니다.
무작정 서두르고 재촉만 할 것이 아니라 얻게 될 은총을 기다리면서
그 기다림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