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문자가 왔다.
아파트 현관문 앞에 '택배'를 놓고 간다는 문자였다.
"누가 보낸 거지?"
궁금했지만 퇴근 후에 확인해 보기로 했다.
업무를 처리하고 서류를 덮었다.
그리고 집에 가보니 '과일박스'였다.
10 킬로그램.
묵직했다.
발송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제주에서 살고 있는 '대학 친구'가 보낸 것이었다.
친구는 현재 제주도 교육청에서 고위직 공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리고 규모가 큰 감귤 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감귤을 따자마자 바로 보낸 것이 역력했다.
과일의 사이즈도 제각각이었고 코팅처리도 되지 않은, 그야말로 노지감귤 그대로의 싱싱함이 가득 묻어났다.
친구에게 연락했다.
"갑자기 무슨 영문이냐"고.
친구가 그랬다.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학과 친구들의 기념일을 일일이 챙겨주고 애경사나 창업, 병환, 퇴직, MT 등등 제반 사항들을 잘 리드해 주어 고맙다"고 했다.
"그 덕분에 모든 친구들이 단결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인생 2막을 살아가는데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며,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더 이상 두 말 하지 않았다.
친구의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내 가슴 속에 간직하겠다고 했다.
선물보다 친구의 그 표현에 우정과 신뢰가 진하게 느껴졌다.
12월에 사당역에서 '송년모임'이 있는데 그 자리에 꼭 참석하겠다고 했다.
"그래, 봐야지. 그리운 얼굴들 봐야지".
비행기, KTX, 고속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달려온다.
그런 친구들이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송년모임'은 '중식당'으로 잡았다.
중식당 주인이 고교 친구라 큰 홀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다시 한 해가 간다.
늘 시간이 아깝고 소중하다.
사랑발전소 회원님들.
주말 잘 보내시길 빈다.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