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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Goodneighbors 봉사단이 되어 캄보디아에 2009/11/17~2009/11/21(4박 5일) 캄보디아 벵몽지구에 봉사단 14명과 함께
1. 만남 경북, 대구, 울산에 사는 사람들 열다섯이 한 가족으로 얽혀 이방의 땅에 봉사라는 임무를 지고 길을 나선디. 외국에 가는 일반적인 목적은 구경이지만 또 하나의 삶을 느끼러 간다. 처음 만나 는 사람이 대부분이나 가는 길이 분명하기에 금방 가족으로 합류하는 게다. 세상 어디에도 삶은 이어지고 있고 죽음도 끊이지 않지만, 살아있음을 알고자 하는 하나의 몸짓인지도 모른다. 오늘 나와 열넷의 4박 5일일정은. 공항에서 신종인푸루가 세상을 들석거려도 가고자하는 캄보디아가 있고 목적이 있기에 열대의 삶 속에 빠지고자 비행기에 오른다.
2. 씨엠립에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늘에 붕 떠서 세상 참 희안하게도 돌아돌아 시차가 두시간이나 벌어지는 캄보디아 시골 공항에서 밤을 맞는다. 이름없는 정글 속의 작은 도시가 과거 찬란한 유산을 남긴 조상들 덕분에 수만의 관광객을 부르는 씨엠립 공항이다. 관광으로 올 때보다 설레임이 큰 것 은 우리가 사는 세상 조국의 우쭐함이 아닌 우리의 되돌아간 역사와 너무나 닮은 나라이기에 더 큰 마음의 울렁임이 있는 게다. 굿네이버스가 그런 다리가 되어 준 게다. 흔한 이야기로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 가 아니라 개구리 올챙이 시절 알기 위한 여정이 아닌가. 개구리 되니 죽음을 생각하기 보다 올챙이 개구리 함께 하는 삶의 소중함 거기에 삶의 의미가 주어져야 하는 걸 몸으로 겪어보는 게다. 그것이 남들 생각하기에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3. 압사라 호텔 숙소에 든다. 앙코르왓의 찬란한 그늘 덕분에 밝아진 씨엠립의 숱한 호텔 중 하나에 짐을 풀고, 캄보디아 첫날은 호텔에서 잠자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새처럼 하늘을 난 여독을 잠으로 풀고 아무 생각도 가지지 않고 내일을 맞고자 한다.
4. 벵몽지구로 아침 호텔 뷔페로 식사를 끝내고 태국과의 국경지대에 인접한 굿네이버스 벵몽지부에서 마련한 승합차에 오른다. 연전만해도 비포장 도로이던 게 아스팔트의 편안한 도로로 바뀐 것 또한 우리 들에게는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쉼없이 달리는 2차선 아스팔트 길은 일직선이고, 끝없는 평원을 양 옆으로 거느리는 게 몇 시간인지 모른다. 건기, 우기로 구분되는 계절 탓으로 삼모작이 가 능한 무한의 평야가 일모작이라니. 우기에는 물이 넘쳐 농사를 못 짓고, 건기에는 물이 없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데, 욕심을 가질 수 없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건기와 우기 사이에 한번 의 농사로 만족하는 게 아닌가. 우리들의 생각과 캄보디아에 살면서 캄보디아 자연과 같아진 사람들의 적합한 삶을 사는 그들의 순리가 충돌을 가지는 상황이랄 수 있는 게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한번은 생각하게 하는 삶의 모습이다. 중간의 쉼터에서 그 모습을 본다. 낯선 우리에게 과자봉지를 열어주는 캄보디아 소녀는 멋진 패션에 노란 머리카락 염색에 벤츠 차량, 쉼터의 점 원으로서 되는 대로 입고 일달러 짜리 코코넛 하나를 자르며 거친 손 내밀어 하나라도 더 팔려는 소녀, 같은 땅에서 살아가는 또래의 부와 빈의 대조를 보고 무엇을 우리는 잘 산다고 할 것인가.
5. 아이들의 환영과 이국에서의 김치 똑바른 길을 몇시간이고 달려온 본부에 닿으니, 맑은 하늘을 담은 반짝이는 눈망울울 가진 아이 들이 이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소중한 목걸이를 걸어준다. 눈물겹고 감동적인 환영이다. 하나 같이 밝은 아이들의 얼굴은 자연이다. 나는 봉사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이들을 찾으면서 나 의 행복을 챙기는 심욕에 빠진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소개되는 직원과 자원봉사 대학생들의 어깨에 걸린 사명감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몸을 보다 편안한 곳에 두고자 하는 속성이 있기 마련이나 스스로 세상의 오지에 몸을 담는 봉사에 익숙한 몸짓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하루 이틀 머물다갈 우리는 그들의 다구진 캄보디아적인 삶의 태도가 참되다는 걸 알기에 나름의 최선에 마음을 싣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티끌날림이 아닌가. 특히 그들의 손길에 버물어진 이국에서의 김치를 겯들인 점심은 성찬이 아 닐 수 없다. 열악한 환경에서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벵몽의 식구들에게 감탄 과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굿네이버스가 이루고자 하는 지구가족으로서 불행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모두 세계 여러 오지에서 묵묵히 얼굴없이 움직이는 이들이 있기에 이루어질 가능 성이 커지는 게다. 주어진 일정에 우리는 최선을 다짐해 본다.
6. 아이들과 함께 벵몽지구에서 운영하는 유아원에는 60여명의 아이들이 작은 공간에서나마 지역의 유일한 유아 교육으로 자릴잡고 있다. 가난하면서도 웃음이 가득한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은 좋은 이웃으로 우리 곁에 있는 게다. 우리는 준비한 탈을 아이들과 함께 채색하여 얼굴을 가리고 춤추고 노래하 고 구르고 동심으로의 행복을 만끽한다. 수만리 이국에서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던 삶을 천진한 아이들로부터 오히려 위로받고 행복을 얻는 게다. 서먹서먹하던 아이들은 탈을 쓰고 금방 아이 본래의 모습으로 웃고, 뛰고, 재잘거리고, 손잡고, 달리며 안기고, 아이들의 환한 얼굴이 세상의 어둠을 걷는다. 단 몇 시간이지만 아이도 우리도 한맘, 한몸으로 온갖 부정적인 것에서 멀리 벗 어난 게다.
7. 아이들을 보내고 아이들과 함께 한 오전이 무척 짧다. 아이들은 하나 둘 손에 작은 선물을 들고 숲에 가려진 그들 의 집으로 떠난다. 손을 흔들며 우리가 다시 되돌려 준 목걸이를 팔랑이며 종종 걸음이 가벼운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허전함을 느낀다. '얘들아 언제나 그렇게 밝은 웃음 가득한 얼 굴을 가지렴.' 아이들 놀잇감 몇개를 현지 선생님에게 남긴다. 아이들이 잠간동안이라도 행복한 시간을 만들 도구로서의 구실을 해주길 바라면서.
8. 오지 가정에 아이들이 떠나고 우리는 3개조로 나뉘어 가정방문을 간다. 아스팔트 길을 차로 달릴 때는 드문드 문 보이던 집인데 길가 숲이 우거진 곳으로 향한 비포장 길을 픽업 뒤 짐칸에 타고 덜컹거리며 들어가니 마을이 있고, 각양각색의 집들이 빈부를 확연히 드러낸다. 원두막 형태의 열대지역 집 의 형태는 비슷하나, 지붕과 벽채의 재료나 창들이 생활 형편을 대변하는 것 같다. 가난한 사람 들이 모여사는 곳을 간다. 짚으로 얼기설기 대충의 지붕을 덮고, 엉성한 마루 원두막 가재도구라 고는 달랑 원두막 밑의 돌받침에 얹힌 시커멓게 그을린 냄비하나가 가지다. 그런대도 아이들은 얼굴에 그늘이 없다. 첫번째 방문가정은 결핵을 앓는 아버지와 다리가 불구인 어머니, 자녀 셋 그중 한 아이는 이미 결핵에 감염되고, 마치 내 어릴적 우리 주변을 보는 것 같다. 쌀 한포대와 모포와 자리 각 한 장의 기증에 온 동네 사람이 축하를 해 준다. 다들 가난하지만 정말 잘 왔다 고. 자기일 마냥 기뻐하는 얼굴들에는 가난이 없고 푸근하다. 이 얼굴이 행복을 달고 있는 낙천 적인 삶 아니랴. 불구인 엄마가 일터에서 하루종일 일 한 품삯 1달러 정도로 연명해 가도 서로 위 해주는 좋은 이웃들이 있어 같은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 언젠가 그들도 가난의 고리를 귾을 날이 있으리라. 두번째 방문가정은 소년가장의 집. 아버지가 태국에 품 팔러갔다가 살해당하고, 어머 니마저 태국에 돈벌러가서 행방불명이 되어 15세 소년이 가장이 되어 남매가 이모집 잡일을 도 우며 살아가는 움막에 쌀포대를 얹으니 집이 후덜거린다. 대나무를 쪼개서 만든 마루는 못이 튀 어나와 쿡쿡 찌르고 바람막이도 지붕도 날아가는 지푸라기에 불과하다. 역시 동네 사람들 모두 가 손짓 발짓으로 감사를 표한다. 참 눈물겨운 남매다.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참담함에 눈시 울이 뜨거워진다. 우리는 언제 잘 살게 되었다고 곳곳마다 음식쓰레기처리에 골치를 앓는 죄악 에도 무심한 게지만, 어쩐지 남매의 얼굴은 웃음을 없다. 안타깝다. 나란히 서서 흔드는 손이 멀 어지니 가슴 한가운데에서 울컥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아직은 캄보디아 정부에서 미처 손을 대지 못하는 오지가 있다. 굿네이버스의 손길은 극히 소수 에 미칠 뿐이나 희망을 담는다. 학교는 있어도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 자꾸 눈에 아른거린 다.
9. 카지노 호텔로 하루 일정을 마치고 태국과의 접경지역인 카지노 호텔로 간다. 많은 캄보디아인들이 태국의 일 자리를 찾아 넘나들고, 태국을 거친 관광객이 앙코르왓을 향하는 관문에 거대한 노름의 성인 호 텔은 온갖 노름기구의 박물관에 든 기분이다. 여장을 풀고, 저녁 식사후 반성회를 한다. 오전에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후 가정방문은 모두의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물품 몇가지 기증하는 건 임 시 방편에 불과하니 그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자조력을 기르고 실천할 수 있는 바탕 마련이 시급하다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을 수 없으니 가슴 칠 일 뿐이지. 교육이 희망이지만 폴포트 정부 가 지식인을 몰살시키다시피 했으니 자녀교육에 소홀한 학부모를 탓할 수 없다.풍부한 자원과 훌륭한 역사를 가진 캄보디아인들이니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으려니 굿네이버스의 활동성과에 기대가 간다.
10. 꼭부릿 초등학교에 이른 기상이다. 시간을 맞춰 가자니 새벽같이 서둘러야 한다. 고추장에 밥 한술 비벼 먹고는 버 스에 오른다. 오지의 초등학교로 향한다. 포장도로를 신나게 달리던 버스가 샛길로 접어드니 차 가 요동을 친다. 걷는 거나 버스의 움직임이나 속력이 같다. 행여 바퀴가 빠질까바 기사는 몇번 이고 길 상태를 걱정한다. 움푹움푹 패인 길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왔다고 할까 꼬부릿등학교에 닿았다. 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의 반가운 환영을 받는다. 당그랗게 교실동 하나에 교실이 세칸, 나 무에 매달린 낡은 철판 종하나 그러나 여기에 내일을 꿈꾸는 캄보디아의 희망인 120여명의 학생 이 있다.
11. 얘들아 부채를 꾸미렴 마음이 급하다. 첫째 시간 부채 꾸미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손짓과 몸짓 거기다 아이들 손잡고 함께 작업을 하면서 크레파스를 처음 쥐어본다는 아이들과 색칠을 한다. 아이들의 즐거움이 우 리에게 전파되어 건기에 다소 쌀쌀함을 느끼는 분위기를 열기로 데운다. 교실 수업 한시간에 운 동회가 계획되어 있으니 학교내 식구가 아닌 모든 주민이 함께 하는 자리가 된다. 여유있게 준비 한 준비물은 학교내 모든 이들과 공유를 하면서 마음도 함께 활동을 따라 나선다.
12. 운동회 걱정이다. 운동장을 생각한 게 영 아니다. 고르지 않는 면에 무성한 풀밭이다. 행여 아이들이 부 상을 입을까 우리는 안절부절이나 현지인은 태평이다. 허긴 자연에서 늘 자연그대로 살아와 자 연과 한몸이 된 아이들이니 자연이 자연으로 움직이는데 무슨 허트러짐이 있으랴. 몸을 풀 시간 도 없이 아이들이 내닫는다. 그랴 우리도 아이들과 함께 구불고 뛰고, 야단법석이 따로 없다 우 리는 잃었던 동심을 되찾아 아이들이 운동회를 하는지 덩치큰 아이로 함께 어울린다. 온 동네의 형과 동생 누나와 언니 오빠, 엄마 아빠, 사람들 모두 환한 웃음이다. 지상을 떠난 기쁨이 하늘로 치솟아 파란 하늘은 간간이 하얀 구름으로 가리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마저도 함께하는 축복이 다. 지금 우리로 묶인 꼭부릿 초등학교의 열기는 캄보디아 대 평원을 질풍같이 가르는 행운마의 기상을 떠 올린다. 럭비공몰아 반환점 돌아오기, 줄다리기, 놋다리 밟기, 기마전, 풍선 터트리기 올챙이 무용의 몇종목에 지나지 않지만 처음하는 운동회는 대지와 하늘을 온통 행복으로 도배를 한다. 아름다운 오전이다. 자연으로서 함께 한 오늘이 이네들 가슴에 오랜 긍정의 기억이 남기를 기원하면서 올챙이 춤으로 잔치의 막을 내린다. 누가 누구를 행복하게 한 것인가 주객체 모두가 주체가 된 게지
13. 행사를 마치고 현지선생님들과 하루의 보람을 자부한다. 아이들에게서 본 웃음이, 기운이 옹솟음치게 한다. 남 겨둔 운동소품들이 얼마동안 아이들의 입에 웃음을 부르는 청량제가 되기를 기도한다.
14. 중고등학교에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중 고등학교에 들른다. 학생수 1200명의 배움터 거창한 학교이지만 교육 환경은 초등학교보다 약간 진보된 형태이다. 오트바이나 자전거가 흔한 지형적 특성을 말하듯 통학 도구가 빼곡하게 후문입구를 덮고 있다. 교장선생님의 교육설명을 들으니 나름의 자부심이 엿보인다. 대학 진학률이 높다고 하니 머지 않아 캄보디아에도 인텔리들이 앞장선 개발의 휘오 리가 불 것 같다. 교육이 희망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너른 평원에 깔린 자원들이 파헤 쳐지는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편리함 속에 옛날을 그리워할 세상이 부쩍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게다.
15 본부에서 간담회 현지 선생님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간담회를 가진다. 교육에 대한 고민은 교직에 몸담고 있는 이 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것들을 이야기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정의 가장으 로서 겪는 것들은 어디에나 같은 화제이지만, 교육과정을 운용하는 방식들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본부 유아교실 벽에 그려진 아이들의 밝은 얼굴처럼 피었으면 한다.
16. 다시 씨엠립으로 이틀간의 짧은 봉사활동은 끝이다. 다시 씨엡립으로 와서 재래시장을 배회한다. 각양각색의 상 점에는 벵몽오지와는 너무도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폴포트 공산정부 당시 킬링필드의 참상을 알리는 기념관의 인골들 참 사람들은 잔인한 본성이 숨겨져 있는가. 200만의 인명이 잘못된 지도 자의 사상으로 비참한 피를 불렀던 게 남의 일 같지 않도. 우리도 같은 형제가 총을 겨눈 때가 있 었으니. 평범하게 살아가던 서민들이 권력의 다툼 틈바구니에 희생된 게 아닌가. 따지고 보면 서 민이야 꾸역꾸역 제 삶을 나름대로 꾸려간 게지. 다만 소수의 지배욕에 사로 잡힌 자들의 아귀 다툼이 아무 것도 모르는 범인들을 두드혀 잡은 게지. 시장에는 그런 흔적들이 사라지고 다시 물 질문명의 다툼의 장이 되고 있다. 솟구치는 건물과 밀려드는 많은 물건들 앞에 사람들은 햔혹되 는 게지.
17. 노점에서 시장 노점에서 생백주 한잔의 호사를 누린다. 서서히 어둠이 내려 앉고, 곡예를 부리던 젊은이 도 전을 거두고 낡은 손수레에 짐을 챙길 무렵, 모든 피로를 시원한 맥주에 타서 마시고 북적이 는 시장을 떠난다. 저녁은 캄보디아 민속공연을 관람하면서 식사를 하고 마지막날 앙코르를 꿈 꾸며 잠자리에 든다.
18. 앙코르여 하루로 잡힌 문화 탐방이라 시간이 바쁘다. 캄보디아의 찬란한 과거로 들어가기에는 짧은 시간 이지만 오전에 바이론 사원을 시작 몇개의 유적을 훓는다. 몇번을 보아도 비슷한 형태의 석탑과 사원을 꾸민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옛 캄보디아 사람들이 이룩한 역사는 이 세상 의 어느 문명과도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하면서도 세말하고, 한치의 어긋남을 용납하지 않 는 정교함까지 겯들어 있다. 누가 무엇을 위하여 이 거대한 사원들을 만들고 무엇을 기원했을까 얼마나 강한 나라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땀이 함축된 것일까. 캄보디아 사람들은 조상이 남긴 유물만 가지고도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지 않으랴.
19. 평양친선관 우리는 낯선 캄보디아 땅에서도 두개의 모습으로 다른나라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슬픔을 연출한 다. 북한이 마련한 평양 식당에서 종업원들의 공연을 보면서 그들의 생각과 다른 의식을 쌓아 온 우리와 거리감을 만나는 서글픔이 있다. 다시 만나자는 노래가 함께부르는 아름다운 화음이 되 기를 식당문을 나선다. 그들이 흔드는 손은 허공을 젓고 있다.
20. 앙코르왓 2-300여개나 된다는 캄보디아 사원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앙코르왓에 간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 기보다 눈으로 보는 사원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처음 보는 이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다소 다듬기 쉬운 사암이 소재라지만 기둥이나 조각을 새긴 돌의 크기에 놀란다. 정확하게 정방형을 이루고 몇 층을 쌓아 사방향 탑이 우러르는 중앙탑의 기세는 하늘과 땅을 하나로 엮어버린다. 사방 벽으 로 돋을 새김의 조각으로 써 놓은 상황의 설명이나 역사는 글씨로 쓰는 기록을 능가할 만큼 자세하다. 빛과 바람의 통로를 적당하게 뚫고 대칭이 완벽한 구조물은 거대한 돌 공장에서 틀에 의해 찍어낸 듯하다. 캄보디아의 위대한 과거 앞에서 우리는 감동을 넘어서서 놀라움에 꿈쩍하지 못한다. 위대한 역사의 산물을 지닌 그들의 몰락도 어설픈 지도자의 출현 덕분이 아닌가. 역사는 아무에게나 영원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사람들도 자연이라는 걸, 캄보디아의 정비되지 않는 많은 사원들이 다시 자연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면서 삶의 의미를 짚어본다.
21 톨렌삽 동양 최대 담수호라는 톨렌삽은 바다이다. 톨래삽은 캄보디아의 오늘이 잘 나타나 있다. 배를 타고 가는 동안 펼쳐지는 수상가옥으로 이루어진 마을은 드러나는 빈부의 극단적인 격차도 보이고, 벌거벗은 아이들이 손에 쥔 물건을 팔려고 지르는 소리들이 섞여 캄보디아의 오늘을 보기가 가장 쉽다. 물이 줄어드는 건기이기에 집을 받치고 있는 나무 기둥의 아슬아슬함 그 위에 가족들은 환한 웃음이다. 한국 선교사가 세운 학교에는 태극기가 하늘을 가른다. 우리들은 세상의 어느 곳에도 태극기를 날리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의 공간이 한없이 너르다는 걸 실감한다. 톨렌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해가 진다. 황혼은 물과 하늘이 맞닿는 마을 을 안고 아름답기 그지엊\ㅄ다. 우리 봉사단의 일정도 마무리되는 게다.
22. 청솔한식당에서 평가회 마지막 저녁식사다. 한국식당에서 한식을 먹으면서 봉사활동을 마무리한다. '일시적으로 쌀 한 포대나 물건 몇점이 아닌 그들이 생활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노력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의 바 램이자 캄보디아 벵몽 본부장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바램의 요약일 게다. 다행히 샘을 파 준다 거나 주민 계몽이나, 아이들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Goodneighbors 가 있어 느리지만 변화하 는 아이들 그리고 주민의 모습을 본다. 봉사확인증을 받으면서 우리가 하는 작은 일보다 장기간의 봉사가 몸에 익은 본부장과 자원봉사자들의 초연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3일간 만난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봉사장위에 겹쳐진다.
23. 헤어짐 씨엠립 공향에서 캄보디아 본부요원들과 악수를 한다. '이국에서 모든 어려움 극복하고 현지인 과 아름다운 모습으로 어우러져 사시면서 보람을 가지고 돌아오시라.' 할 밖에. 씨엡립에서 인천 까지 직항로라지만 꽤 오랜동안 하늘에 떠 있을텐데도 다시 오리란 작은 바램을 가져도 본다. 공 항을 통과하면서 공항 공무원이 서류밑에 1달라짜리를 반 쯤 보이도록 묻어두고 공항을 나가는 외국인에게 손으로 1달라를 가리키는 모습과 입국할 때 아이들에게 봉사활동하면서 사용할 물건 을 잡고 통과시켜주지 않는 공항관계자에게서 캄보디아를 암울하게 보기보다는 새로운 정치패러 다임이 와야 할 필요를 느낀다. 그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 우리가 이틀이란 짧은 시간에 뿌린 교육활동이 아닐까 한다. 4박 5일간의 일정을 공항에 내려놓고 버스에 푹 잠긴다. 행사를 주도한 관계자, 함께한 단원들께 고개숙여 감사를.
24. 사람사람들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봉사가 몸에 밴 아름다운 굿네이버스 식구들, 환영의 목걸이를걸어주던 맑은 눈동자의 유아들, 바싹 마른 얼굴에 옅은 웃음을 담은 어머니들, 벼이삭을 자르면서 손을 흔들던 논 가운데 사람들, 떨어질듯한 트럭의 짐위에 오골오골 앉아 가면서 손짓하던 곡예사 같 은 사람들, 자본의 유입에 따라 상인으로서의 기질을 발휘하던 재래 시장 사람들 톨랩삽호수에 서 살아가는 사람들, 호수의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무게잡는 뱃사공, 무엇보다 교육현장에서 내 일을 배우는 아이들 그들 모두는 우리에게 가까이다가서고 있다.
25. 아 캄보디아 캄보디아에 관광으로 올 때와 전혀 다른 감동을 가진다. 사랍들의 주위를 맴돌다가 다시본 앙코 르유적은 사람과의 관계와 시 공간의 범위를 좁힌다. 사람이 위대한 사원을 만들었고 세월이지 난 동안 사람들은 사원의 조내를 잊었으며, 자연은 사람들이 만든 것을 다시 자연으로 되찾아가 고 있는 게다. 사람아, 사람아 총칼이 아닌 어떤 것으로도 사람이 자연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없 지 않은가, 사람도 자연이므로. 다만 몇몇의 돌연변이는 자연현상을 어지럽혀 무질서가 질서로 착각하게끔한다. 순환 그 심오함에 따라 자연으로 돌아가는 사원의 허물어지는 모습이 비참해보 임직도 하나, 엄연한 순리 아니랴.
과거와 현재 미래가 뚜렷이 구분되는 캄보디아는 여러 얼굴이 있지만 찬란헸던 그들의 역사를 잊을 만큼 큰 킬링필드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게 더딘 계 아닌가. 수백개의 사원을 세우고 아시아 어느 나라만큼 강했음 알려주는 앙코르가 지닌 과거의 소리. 톨랜삽이나 오지 사람들이 어려운 삶의 멍에에서 벗어나려는 현실에서의 몸부림. 그러나 모든 것은 아이들의 웃음에 담긴 미래로 쏠려가는 게지.
2009/11/26 경북 문경의 산돌 |
첫댓글 좋은곳 좋은일 하고 왔군 좋겠어
관광으로 갈 때와는 조금 다른 의미의 여정이라 다소 몸은 고단하나 마음이 푸근했다오. 다만 힘 부치기 전에 직접 몸으로 뛰는 활동이 잦아야 할 것 같네.
산돌 교장님의 아름다운 봉사활동을 잘 보았습니다, 보람있는 수고에 감사드림니다.
봉사란 이름 부치기가 어색하지만, 오지의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은 나 스스로가 행복했다오.
늘 자연과 함게하는 자네가,봉사단 일을 얘기한적 있었지만 먼이웃나라까지...경하 하네...비록 척박한 현실의 아이들 생활이지만 순수함이 베어있는 그눈망울 속에 내일의 야무진 꿈들이 베어있겠지...우리가 그랬던 것처럼...우리모두가 "굿 네이버'이길 기대해보네..."굿 네이버스" 화이팅...
어려울수록 인간적이라는 것은 우리의 경혐으로 익힌 바 있지만, 참 그들은 천사가 아닌가 하오. 무엇을 나누어 주어도 옆의 없는 아이에게 먼저 던져주는 아름다운 동행이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오. 다만 우리가 보는 가난이 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