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儒林 (339)회에는 ‘昊天罔極’(하늘 호/하늘 천/없을 망/다할 극)이 나오는데, 이것은 詩經(시경)에 나오는 말로 ‘어버이의 은혜가 넓고 큰 하늘과 같이 다함이 없음’을 뜻한다.
‘昊’는 본디 해가 한창 빛을 발하고 있는 하늘을 뜻하였다.
用例(용례)로는 ‘昊天(호천:하느님, 하늘),昊昊(호호:무성한 모양),蒼昊(창호:맑고 푸른 하늘)’ 등이 있다.
‘天’은 갑골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머리 부분을 크게 그린 사람의 상형이다.
‘머리 꼭대기’‘우두머리’라는 본래의 뜻과 假借(가차)된 뜻인 ‘하늘’‘하느님’이 같이 쓰이더니 점차 假借의 의미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用例에는 ‘天經地緯(천경지위:하늘이 정하고 땅이 받드는 길이라는 뜻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나 법칙을 이르는 말),天機(천기:하늘의 기밀 또는 조화의 신비),不俱戴天(불구대천:이 세상에서 같이 살 수 없을 만큼 큰 원한을 가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등이 있다.
‘罔’자는 ‘그물’이 본래 의미인데,音符인 亡의 뜻을 대신하여 ‘없다’는 뜻으로도 쓰이자 본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 만든 글자가 ‘網’이다.
用例에는 ‘罔極之痛(망극지통:한이 없는 슬픔. 보통 임금이나 어버이의 喪事를 뜻함),罔赦之罪(망사지죄: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죄),罔知所措(망지소조:너무 당황하거나 급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갈팡질팡함)’ 등이 있다.
‘極’자는 ‘대들보’를 뜻한다.
대들보는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점에 着眼(착안)하여 ‘가장, 지극히, 다하다’ 등의 뜻이 파생되기도 하였다.
用例에는 ‘極端(극단:맨 끝),極秘(극비:절대적인 비밀),極致(극치:극단에 이른 경지),窮極(궁극:어떤 과정의 마지막이나 끝)’ 등이 있다.
부모는 자녀를 養育(양육)함에 온갖 犧牲(희생)을 堪耐(감내)하면서도 오히려 그것을 삶의 喜悅(희열)로 받아들인다.
孟子(맹자)가 “이 세상에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라고 한 緣由(연유)도 여기에 있다.
자식 사랑이 오죽하면 “호랑이도 제 새끼는 잡아먹지 않는다.”라든지 “도둑도 자기 자식에게는 도둑질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을까?
孟子는 불효의 類型(유형)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였다.
첫째 사지가 게을러 부모를 봉양하지 않고[惰其四肢 不顧父母之養:타기사지 불고부모지양], 둘째 장기 두고 바둑 두며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며[博奕好飮酒 不顧父母之養:박혁호음주 불고부모지양], 셋째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만을 좋아하며 부모를 봉양하지 않고[好貨財 私妻子 不顧父母之養:호화재 사처자 불고부모지양], 넷째 귀와 눈의 욕구를 만족시키려고 부모를 욕되게 하며[從耳目之欲 以爲父母戮:종이목지욕 이위부모륙], 다섯째 나서기 좋아하여 잘 다투고 사나워서 부모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好勇鬪 以危父母:호용투한 이위부모].
이 가운데 나는 오늘 또 다시 몇 가지의 불효를 반복했는지 되짚어 볼일이다.
나를 낳으시고 길러주신 어버이 恩惠(은혜)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詩經(시경)에서는 이를 두고 ‘生鞠之恩’(생국지은)이라고 표현한뒤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그 은혜 보답하고자 하나, 넓은 하늘과 같아 다할 길이 없네[欲報之德 昊天罔極].”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첫댓글 호천이 하늘이군요.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과 같음을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