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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토해내고 칼을 삼킨다’는 의미의 ‘토출일회록탄청평[吐出一回祿呑靑萍].’ ‘긴 대로 공중에 오르기를 평지같이 한다’는 의미의 ‘장간의한여평지[長竿倚漢如平地].’
고려 말의 학자 이색의 문집인 ‘목은집’에 수록된 한시에 곡예(曲藝) 장면을 표현한 대목들이다.
서커스로도 일컬어지는 곡예의 오랜 역사를 엿보게 한다.
이집트·그리스·로마 등지를 비롯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세 이전부터 인기를 모아온 곡예는 이제 영화와 TV 등 다른 오락 매체에 밀려나다시피 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1984년 창설된 곡예단 ‘태양의 서커스’는 현대화·세계화 등을 통해 곡예 역시 다른 장르 못잖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이라는 뜻의 작품 ‘퀴담’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광장에서 6월3일까지 공연하는 태양의 서커스는 매년 관람수입이 1조원을 넘나든다고 한다.
올해 48세인 기 랄리베르테가 아코디언 연주자와 곡예사로 활동하던 20대 초반에 거리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소규모로 창설한 서커스단이 3000여명의 단원을 거느린 세계적 공연 기업이 된 것이다.
그 창설자는 성공 요인을 최근 이런 요지로 말했다.
“동물 쇼나 곡예에만 얽매어 있지 않고 세계의 모든 사람이 상상력의 소통을 이루며 환상적인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서커스를 예술적이고 현대적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다시피 하는 곡예단 ‘동춘서커스단’이 쇠락의 길을 벗어나 그 전성기를 능가하는 인기와 위상을 되찾기 위해 고민해야 할 대목이기도 할 성싶다.
1925년 ‘동춘’이라는 호를 가진 박동수씨가 창단해 1927년 목포시 호남동에서 첫 공연을 한 이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영화배우 허장강, 코미디언 서영춘·배삼룡 등 숱한 스타 연예인을 무대에 세우기도 하며 인기를 누렸던 동춘서커스단이 서울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에서 3월21일 개막, 6월17일까지 계속하는 공연에 심지어 10명 미만의 관객이 드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1963년 어린 곡예사로 입단해 1976년 제3대 단장에 취임한 올해 56세의 박세환 단장 소망대로 이미 갖추고 있는 고난도의 다양한 곡예 실력을 더 차별화·현대화·세계화하며 저력을 제대로 되살려 태양의 서커스 못잖은 곡예단으로 발돋움하기를….
출처:문화일보 글.김종호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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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한자 단어들을 골라 올리셨군요. 우천님으로 인해서 우리 카페가 살고 한자 한문방이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