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더욱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였다.
(요한5,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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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을 빌린다면 저 이방인을 간첩이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버스 요금을 몰라도, 담배 값을 몰라도, 안방극장의 탤런트 이름을 몰라도 간첩이라고 부르던 시대를 우리는 참 오래 살아왔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에 휩쓸려 자기 안에 자기라고 여겨야 할 것을 지니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이 그렇게 길었다는 말이 되겠다.
그러나 고개만 한번 돌리면 저 우람한 제도와 탄탄한 습속이, 그 깊은 감정의 유대가 벌거벗은 임금님의 허망한 비단옷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느 유치원의 입학식 날 교사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사람은 오른손을 드세요."
한 아이가 물었다.
"그러면 안 마려워요"
아이는 이제 자기가 갈 수록 까다롭고 복잡해질 한 제도에 첫걸음을 들여놓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아이의 질문에 어른들은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그러나 오줌이 마려울 때 곧바로
화장실로 가는 대신 오른손을 든다는 것이야 말로 코미디가 아닌가.
우리는 물론 제도와 문화에 진지한 태도를 임하는 것이 마땅하다.
-황현산 / 우물에서 하늘보기 p.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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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원 인계동 성당에 와서 하룻밤
아침에 미사 같이하고 고해성사하고,
이제 점심먹고 김포 마산동성당으로,
마산동 교우들 고해성사하고 하룻밤 묵으며
오랜만에 엠마오 연수원 동기신부님들 얼굴보고
다독이고,
용인거쳐 다시 집으로.
제가 사는 곳은 아직 추운데.
이곳은 참꽃이 피었네요.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