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에 고생창연한 사찰이 있다.
바로 '운문사'다.
규모도 크고 찾는 이들도 많다.
산행 후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내를 둘러보았다.
소나무 한 그루가 보무도 당당하게 고찰을 지키며 서 있었다.
그 유명한 '운문사 소나무'였다.
오백 살이 넘은 이 소나무는 위로 크지 않는다.
옆과 밑으로 자란다.
매우 독특하다.
사람들이 분재하듯이 인위적으로 가꾼 것도 아니다.
자연적으로 이렇게 성장했다.
이런 형상과 자태로 자란 소나무들이 전국에 다수 있는데 '운문사 소나무'가 단연 최대 규모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생물학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높이는 6미터, 나무 밑둥의 둘레는 3.5미터다.
매년 봄이 되면 길일을 선택해
엄청나게 큰 수조에 막걸리와 물을 반반씩 넣고 잘 섞어 뿌리 가장자리에 뿌려주는 의식을 거행하는데
이날 많은 불자들이 마음을 모아 그 행사를 함께 진행한다.
신도들에겐 또 다른 기도요 보시일 터였다.
전설에 따르면,
덕망이 깊은 어느 고승이 소나무 가지를 꺾어서 현재 자리에 심고 조석으로 기도하며 정성스럽게 키웠다고 한다.
오백 년 이상, 그 까막득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마치 부처님이 중생들에게 가피를 베푸시듯 이 소나무도 신도들에게 편안하게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넓은 그늘을 드리워 주고자 이렇게 옆으로 자란 게 아닌가 싶다.
신묘하고 영험한 감동을 받고 왔다.
기상이 서려 있는 이 소나무 앞에서 한동안 합장하며 기도했다.
종교는 달라도 '위대한 존재'에 대한 거룩함과 경외심 그리고 아름다움의 본질은 동일할 테니까.
영원토록 건승하여 '운문사'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사시사철 꿋꿋한 기상과 힘찬 격려를 듬뿍 건네주었으면 좋겠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다시 한번 경외의 박수를 보낸다.
벌써 11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오늘도 최고의 하루가 되길 빈다.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