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내가 그 꼴이다.
오뉴월에 감기에 걸려 그렁그렁 거린다.
그간 하던 알바가 끝났다. 주5일, 하루 3시간, 집에 오면 오후 3시쯤 된다.
다음날 교육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도 내 나름대로 신나게 일을 했다.
이 나이에, 내가 할 일거리가 있고, 더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내가 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다.
그 알바가 끝나니, 그간 못했던 수목원 탐방 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뉴월 땡볕에 어정어정 7월까지 진부에 있는 ‘백두대간생태수목원’을
비롯하여, 경북 봉화 춘양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가까운 대부도에
조성 중인 미완성 수목원 ‘바다향기수목원’까지 싸돌아 다녔다. 땀을 펄펄 쏟으며...
대부도에 있는 미완성 바다향기수목원을 찾으러 산길을 얼마나 헤맸는지 모른다.
나이를 꺾은 과신은 금물인가 보다.
몸살·감기 같더니 덜컥 개도 안 걸린다는 오뉴월 감기에 걸려 거의
보름 동안이니 개고생이다. 결국 단골 내과에 가서 조금씩 잡아가고 있다.
앞으로 인간 수명은 ‘백세시대(one hundred)'라 한다.
요즘 운명하는 노인들을 보면 대개 90세 장수를 누리고 있다.
하기야 몇 년은 요양원에 누워 있으니 장수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강석의 기발하게 영어 단어를 해석한 「내 운명을 바꾼 한 글자」를 읽어 보면,
100세인 ‘hundred'에는 적색을 의미하는 ’red'가 들어가 있다. 과연 그렇다.
100세가 되면 건강에 적신호(赤信號)가 켜진다는 것이다.
내 정신은 말짱한 것 같은데 몸이 심술을 부려서 내 몸에 빨강 신호등이
켜지게 했나 보다.
“이 할배야, 몸 좀 생각하슈! 지금 나이가 이팔 청춘인줄 아슈?
내가 힘들어 죽겠시다.”
하기야 열정(passion)만으로 안 되는 것이 있나 보다.
몸과 마음이 조화가 필요하듯이 말이다. 또 ‘passion'에는
어떤 장애도 통과할 수 있다는 ’pass'가 그리 녹록한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알바가 끝나고 나는 안 가본 수목원을 세 군데나 통과했으니…….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interest'가 있어야 한다. 아마 그걸 지속하려면 가끔 ’휴식(rest)‘이
필요하고 마음과 몸의 ’조화(harmony)'를 이루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종종 ‘har'이 우리를 방해할 수 있다.
이번 마음과 몸이 조화롭지 못했기 적잖은 돈이 들어갔으니…….
그렇지만 제2의 알바가 끝나면 나는 다시 전국 수목원 탐방이라는
역마살을 탈 것이다.
‘눈(snow)'이 오는 날에도 수목은 ’지금(now)'에 살기 때문이다.
나무와 숲은 내 인생에서 제2의 ‘친구(friend)'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친구란 우정을 ’끝(end)'까지 가는 것이 ‘friend'란다.
그래서 우정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라고 한다.
(The most beautiful ship is friendship)
그러고 보면 나도 저자 이강석처럼 한글 한 글자로 운명을 바꾸는
글자를 찾아볼까? ‘하늘’의 ‘늘’은 늘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바다’의 ‘다’는 모든 것을 ‘다’ 품은 존재가 아닐까.
그러면 ‘나무’의 ‘무’는 무진장, 무엇이나 우리에게 주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람(남)‘은 바람과 같이 남과 사귀며 함께 가야
하는 존재일 것이다. 나는 사람으로서 바람과 같은 남자가 되어
전국 수목원을 뒤져보는 것이 나의 버킷리스트(bucketlist)요,
위시리스트(wishlis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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