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월차를 내고 쉬고 있습니다.
아침에 따님 유치원,
와이프느님 직장까지 모셔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
교차로 신호에 걸렸습니다.
이쪽 차로는 3개
1차선 : 좌회전
2차선 : 좌회전 / 직진 (동시)
3차선 : 우회전
반대쪽 차로는 1개
저는 반대쪽 차로로 직진으로 가야 해서
2차선에 정차해 있었습니다.
마침 일러스트레이터/포토샵 작업 중이어서
보기 쉽게 상황을 대충 그려봤습니다. ㅋㅋ
직진과 좌회전 신호가
동시에 떨어지는 교차로였고요.
제 좌측 - 1차로에 렉서스 차량 하나가 같이
정차해 있었습니다. (그 분....)
정지 신호가 끝나고
'직진'과 '좌회전' 신호가 동시에 떨어집니다.
저는 직진으로 가고 있었는데,
왼쪽 렉서스 차량이 뭔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우리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약간 운전이 서툰 운전자들이 많거든요.
저는 순간적으로 직감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1차로는 무조건 좌회전 차선인데
1차로의 렉서스가 좌회전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그대로 직진할 기세더라고요.
반대편의 집입 차로는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2개 차로의 차가 같이 진입할 수 없습니다.
경험적으로 저는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줄였습니다.
예상대로 1차로의 렉서스는
좌회전이 아니었습니다. -_-;;;
그런데 제가 속도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1차로에서 반대편 진입로로 들어가는
각도가 안 나오니까
이 렉서스가 너무 급한 각도로
제가 있는 차로로 꺾어져 들어왔습니다.
내가 인지하고 느리게 가니까
그렇게 급할 필요 없었는데...
렉서스 후미와
제 차의 좌측 앞쪽이 아슬아슬하게
가까워져서
클락션을 아주 짧게 한 번 누르고
브레이크를 더 강하게 밟았습니다.
클락션은 짜증나거가 화가 나서
길게 누른 게 아니라
추돌할 것 같아서
상대방에게 주의의 의미로
아주 짧게 한 번 두드린 정도였습니다.
으휴...진짜...
철없던 20대 때 운전할 때는
저도 욱~ 욱~ 많이 했는데
나이들고 나니 다 부질없고
안전/방어운전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결혼 후 딸이 생긴 이후로는
방어운전도 하고,
운전할 때 최대한 컴다운하면서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려 노력합니다.
영화 300의 크세르크세스 1세처럼
속으로 '나는 관대하다'를
매번 외치지요.
뒤에서 그 렉서스 따라 가는데
운전이 많이 답답하더라고요.
왼쪽 바퀴는 중앙선을 많이 물고 다니고.
속도도 느렸다, 갑자기 빨랐다, 느렸다...
전 '나는 관대하다'를 되뇌이며
차분하게 그 렉서스 뒤를 따를 뿐.
1개 차로가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좌회전'과 '직진'으로 나뉘는
2개 차로로 나뉘었습니다.
빨간 불 - 정지 신호가 떨어졌고,
렉서스는 다시 1차로에,
저는 2차로에 정차해 있었습니다.
자.......이제 시작됩니다.
렉서스 차량의 창문이 내려옵니다.
운전자가 저를 쳐다보더군요.
'무슨 할 말이 있나?'
저도 제 쪽 창문을 내렸습니다.
렉서스 차량의 운전자는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습니다.
한 손에는 테이크아웃 종이컵에 커피를 들고 있고
(아니 운전도 못 하시면서...ㅠㅠ)
옅은 썬글라스를 쓰고 계시더라고요. (비 오는데...)
* 그 분 : 저기요, 아저씨~
* 저 : 네~?
* 그 분 : 아까 저기 교차로에서 왜 빵~ 하신 거에요?
제가 깜짝 놀랐잖아요.
* 저 : ............????!!!!!!
(일단 속으로 '나는 관대하다'를 다시 외칩니다.)
* 저 : 아, 놀라셨어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거기 1차로가 직진이 안 되는 차로인데,
아주머니께서 직진하시다가
제 차랑 충돌할 것 같아서
주의하시라고 그런 겁니다.
클락션 너무 세게 울리진 않은 것 같은데요.
* 그 분 : 아니~!! 제가 거기에서 맨날 그렇게 오거든요.
여태까지 문제없이 다녔는데 무슨 소리세요?
* 저 : (나는 관대하다......공손하게)
아...나중에 자세히 한 번 찬찬히 보셔야 되요.
거기 1차로는 좌회전만 되고요.
직진은 안 되는 차로에요.
거기에서 직진하다가 2차로 차들이랑 충돌하면
아주머니 과실로 잡히는 거에요.
그 분께서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혼잣말로 '어후 참~'을 연발하시더군요.
사실 '어후 참~'을 외치고 싶은 건
정작 저였는데 말입니다.
그 분의 마지막 일갈이 이어집니다.
* 그 분 : 저, 그리고요, 아저씨~!
초면인데 아주머니가 뭐에요? 진짜?
* 저 : 네?????
제가 약간 어이없어 하고 있는데,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니까
그냥 부~앙 출발 후 좌회전해서
아파트 단지 입구로 쌩~ 가버리시더라고요.
좌회전하는 각도도 위태해보이던데...
왠지 모를 억울함과 허탈감...
멍~ 하더군요. ㅋㅋㅋㅋ
제가 잘못한 거라고는....
최대한 감정을 가라 앉힌다고는 했지만
'아주머니'라고 부른 것인데...
뭐...그거야 제가 잘못했죠.
호칭까지 신경을 썼어야 됐는데...
그런데...
아주머니는 안 되고
아저씨는 되나요? ㅋㅋㅋ
뭐, 저야 기분 나쁘진 않지만.
오늘도 크세르크세스 1세가 되어
'나는 관대하다'를 외치는 하루입니다.
오늘 비가 살짝 오는데
모두들 안전운전하세요.
첫댓글 잘못한거 인정못하겠으니까 호칭가지고 트집잡는건 특유의 문화죠
제발 면허 어렵게 좀...
너무 관대하신거 아니에요??? 저는 지랄했을거같은데 저따위로 나오면
진짜 너무 관대하신데...
아 글만 읽어도 열받네요. 보자보자하니 보자기로 보이나
아름다운 상품권을 선물해 드리세요~ 학습의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진 않죠~^^
좌회전 차선에 노면표시로 직진금지가 있지 않은 이상 사고가 날 경우 과실은 잡혀도 교통법규상 위반딱지는 못 끊는다고 하더군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본인의 잘못 조차 모르니 진짜 안하무인인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초행 일방통행 길에서 상대방 차가 하도 지X해서 제가 잘못 한줄 알고 사과 하고 보니 그 차가 역주행중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관대 그 자체네요. 저 같으면 어휴.. 아 모르겠어요. 지금 뇌에는 나쁜말밖에 생각이 안나서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똑같은 상황 두번 정도 있었어요. 저도 느낌이 싸해서 속력을 줄여서 사고는 피했었죠.
아............정말 울화통이~~~으
그 아줌마 비상 깜빡이라도 키면서 고마움을 표시해도 모자를판에.. 보기만 해도 화가 나네요
정말 대인배이신듯. 저같음 교차로에서 옆차와 속도 맞춰서 나란히 직진합니다.
방어운전 ㅎㅎ
좌회전 차선에서 직진이 불법은 아니지만 옆에 직진차량에 방해가 되면 안전운전 의무 위반입니다.
그건 반대편에 차선이 있을 경우만 해당되는거 아닌가요?
제가 알기로도 직진금지 표시 없더라도 받아주는 차선(ex. 여기도 3차로 교차로 넘어도 3차로)이 없으면 좌회전 금지로 알고있는데요...한번 확인해봐야겠네요.
@Reigning Champ ‘해당하는 차로'와 전방 도로가 '직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에 상위 차로로 변경 시 위반 조건이 된다고 하네요. 보통 이런 경우 직진금지 표시가 있다고 합니다.
요절을 내버려야하는거 아닌가요
직진 금지 표시가 있는 경우는 직진불가능
벌점 15점이군요...
저 위 케이스는 2차로가 직진만 하는 차로가 아니라
좌회전까지 같이 되는 차로라...
1차로의 차는 무조건 좌회전만 해야 되는데 이 때는 적용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네요.
(1차로 차가 직진하다가 2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차랑 충돌하면 큰 사고가 나니..)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이따 딸내미 찾아오면서
1차로 노면에 직진금지 표시가 있는지 봐야겠네요.
(2차로가 직/좌 동시니까 1차로에 직진 금지표시 있을 확률이 100퍼에 수렴할 듯...)
@ΕΜΙΝΕΜ 네 저도 2차로 좌회전 가능이니까 1차로는 직진금지일것 같네요. 나갔다가 오시는 길에 블박 다운받아서 상품권을 날려주세요. 안전운전 화이팅!
@ΕΜΙΝΕΜ 2차로가 직좌 차선이기 때문에 1차로에는 반드시 직진금지 표시가 있을 겁니다. 없을 수가 없는 구조네요.
또한 반대편 아파트 진입로도 1개 차선이기 때문에 교차로 1차선에 직진금지 표시가 없다면 그게 잘못된 거구요.
100% 확률로 직진금지 표시가 있겠지만 혹시 없다면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민원 넣으시면 표시 그려줄 겁니다.
@FromJordanToRose 네...노면에 직진금시 표시가 당연히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따 봐서 표시 없으면 말씀하신 대로 민원 넣어야겠어요.
렉서스 '그 분'처럼 당당하게 직진하시는 분들 없게.
블박 찍힌거 있음 신고 안되나요;; 아오 글만 읽어도 열받네요
저도 업 때문에 운전을 많이 하다보니 수많은 황당한 사례들을 겪곤 합니다. 그때마다 "나는 관대하다"를 세 번 씩 되뇌죠. 내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사건이 아니면 그냥 관대하고 마는게 상책인 것 같습니다.
좌회전 차로에서 직진하고, 빵소리에 창문내리는 멘탈이라니..... 어마어마한
정성어린글 잘 봤습니다 잘 참으신거 같아요
저도 나이들면서 점점 클락션 안하게 되네요
옆에 와이프가 있을 때 더더욱..
저런 개념없는 경우는 한번 호지게 당해야 정신 차리지..지가 뭘 잘못 했는지 몰라요..
요즘 세상 많이 좋아져서 전 혼자 삭히시지 않고 블랙박스 동영상을 다운받아서 경찰청 "스마트국민제보" 앱으로 신고합니다. 손이 좀 가서 시간은 걸리지만 그런 무개념 운전자분들은 말 몇마디보다 "상품권" 몇장 받고 범칙금 납부해야 바뀐다고 저 혼자 굳게 믿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법치국가에서 굳이 욕하거나 관대해질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어이쿠야..
ㅋㅋㅋ 재밌게 읽었네요.
와~ 글만봐도 짜증이.. 좌회전만 되는 1차선에서 직진하는 인간들 저도 몇번 봤는데, 대부분 여성운전자였던.. 선입견을 안 가질 수가 없을 정도
아주머니가 기분이 나빳던듯ㅋㅋ
2차선이 좌직이면 1차선은 99% 직진금지겠네요. 블박 있으면 신고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같아도 성질나겠어요.
블박 있으시면 상품권배달 될거 같은데 하나 보내주세요. 그래야 정신차려요
엄청 차분하시네요^^;
고령 운전자들만 줄여야되는게 아니라
김여사들도 줄여야합니다.
제가 와이프한테 절대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블랙박스로 신고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총기 자유화가 그럼 서로 더 친절할 텐데요ㅋㅋㅋ 농담입니다.)
와 진짜 대인배이십니다
저였다면..아오
렉서스가 꼴에 외제차라고 그냥 들이밀면 보통은 비싼차라고 비켜주니까 저러나본데
저러다가 마이바흐같은거 한번 받아가지고 인생실전 당해봐야 정신차리런가 아니면
대형사고나서 어디 크게 다쳐봐야 정신차릴듯...
님이 아주머니라고 부른건 실수니까 그 아가씨한테 빨리 상품권 보내주세욧~!!
아아아아줌마
고령 운전자분들 모두 다 정부에서 운전 가능여부 다시 판단하는 제도 만들었음 합니다.
백번천번 잘하신거죠. 말상대해봤자 입만아파요^^
에미넴으로 빙의...하셨으면 큰일 나셨겠죠. 잘 참으셨습니다. 이제 블랙박스로 실전 경험 시켜주시면 완벽할 것 같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저런 부류는 이미 신호대기때부터 들어온다는걸 알수잇죠ㅋ 그래서 속편하게 그냥 먼저 치고나갑니다.. 괜히사고날까봐서요 말상대하기도귀찮고.. 운전 쎈스 운운하는것도 그렇고.. 그냥 답답한 내가 벗어나야죠..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