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얻으려고 안간힘 썼던가 겁 없이 훌쩍 담장 뛰어넘으려 했지만 더는 디딜 곳 없는 허공 아득하여라 여린 발가락 움직여 담벼락 오를 때 부풀었던 꿈들 보란 듯 꼭대기에서 짙푸른 빛으로 담장 너머 먼 세상 거머쥐려 했건만 축대 벽에 붙어 수맥은 마르고 팔다리 떨려도 힘차게 오른다 바람이 살갗 스쳐 지나가 핏기 마른 가슴 바싹 움츠러든다 이슬처럼 머물다 사라질 몸 분별없이 천하를 내 것인 양 하늘로 올라갈 것처럼 교만했던 지난 날 한 마음 가슴으로 삼키고 담벼락을 움켜쥐고 기댄 채 땅속 깊은 곳 물소리에 귀 기울인다
◇약력 :동아연합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인, 시낭송가.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달성문인협회, 죽순문학회, 대구펜문학회. 한국문학인협회문학상 대상, 허균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박화목문학상, 황희문화예술상. 제4회 한국시낭송회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통일부장관문학 대상, 대한민국 창조 新지식인 문학부문 대상. 동아연합신문 시문학상 대상, 동아연합신문 시낭송상 대상 수상. 시집 : 『햇살 비치는 날에』,『부화를 꿈꾸며』 외 공저 다수
■해설: 여름, 가을에는 화려한 잎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 겨울이 되면서 잎이 다 떨어지니, 원래의 본 모습을 보이는 담쟁이, 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서 있는 겨울 담쟁이를 시인은 세밀한 관찰을 통해 의미까지 들추고 있다. 시인의 눈은 예리해서 아무리 담벼락이 춥고 시리고 매서워도 그곳에서 손을 뗄 수가 없는, 고통스러워도 참아야 할 운명을 본다. 청소년기를 지나 장년기나 노년기가 되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룬 것 모두 드러나는 인생을 보듯이, 분별없이 천하를 내 것인 양 거머쥐고 하늘로 올라갈 것처럼 우쭐대도 결국은 벗은 몸인 것을, 겨울 담쟁이를 통해서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다. 담벼락을 움켜쥐고 기댄 채 땅속 깊은 곳, 물소리에 귀를 가까이하는 시인에겐 겨울을 잘 견뎌낼 사랑이 필요하다, 몸에도 물오를 봄날 같은-<박윤배 시인>
첫댓글 선생님! 저의 졸작을 대구신문에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늘이 입동이네요.
건강관리 잘 하십시오.
축하드립니다
@전기웅 전기웅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