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5월 2일 로마 라테라노대학교 컨퍼런스에서 평화 위한 교회 역할 강조
5월 2일 로마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에서 ‘평화를 위한 사목적 실천의 증진’을 주제로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주 발표자로 참석한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에 교회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CNS
[외신종합]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이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에 대해 교회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5월 2일 로마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에서 ‘평화를 위한 사목적 실천의 증진’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가자지구 전투행위가 점점 가열되고 있음에도 가자지구에서 평화와 화해를 키우기 위해 일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목소리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다른 정치, 사회 지도자들과는 달라야 하는 종교 지도자들이 가자지구의 상황에 대해 발언하거나 고민하거나 기도한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 지도자들이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논할 때, 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공동체적 관점에서만 이야기한다는 인상을 준다”며 “반면, 이스라엘 성지의 가톨릭교회는 두려움과 의구심을 신뢰와 안심으로 바꿔 놓는 길이 되고, 서로 다름이 전쟁을 용인하는 길이 아닌 친교와 협력의 기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이어 “비록 성지에 있는 주민들에게는 패배와 폭력, 대화의 거부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평화로 향하는 상호 만남과 존중의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면서 “우리의 예언직은 평화를 지지하고 폭력을 비난하는 분명한 제스처를 통해 매일 증언해야 하고, 종교는 정치적인 대리자로 역할이 축소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앙은 본질적으로 믿는 이들이 서로 관계를 맺도록 만드는 능력이 있는 만큼 교회의 역할은 비신자를 포함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서로 만나게 하는 데에 있다”면서 “이스라엘 성지의 교회들이 단지 전례에만 갇혀 있거나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실천하는 것에만 자신을 가둬 두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또 “성지의 교회들이 현실로부터 유리되지 않은 채 신앙 공동체로서 남아 있어야 하고, 항상 사람들에게 평화를 만들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하면서도 종교와는 차원이 다른 정치 논리에 함몰되지 않도록 정치적인 관점도 지녀야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