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span style="font-size: 14pt;"><strong><span style="color: rgb(9, 0, 255);">예쁜 꽃 경염(競艶)대회 </span></strong></span></p><p>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쁜 꽃 경염대회가 고양 국제 꽃 박람회에서 열렸다.</p><p> 각 도마다 한 가지씩을 출품하도록 하고, 추천사도 간단하게 적으면 심사 가점을 주겠다고 했다. </p><p> </p><p> </p><p>봄 처 녀 이은상<br> <br>봄 처녀 제 오시네.<br>새 풀 옷 입으셨네.<br>하얀 구름 너울 쓰고<br>진주 이슬 신으셨네.<br>꽃다발 가슴에 안고<br>뉘를 찾아 오시는고? </p><p>서울에서는 응봉산 개나리를 출품했다. </p><p>여기에는 노산 이은상의 짤막한 편지가 붙어있었다. <br> <br>매화가 젖다하신 편지 받자옵고<br>개나리 한창이라 답장을 했소.<br>둘 다 봄이란 말 하지 못하고<br> <br>이은상 </p><p>나리 나리 개나리 <br>입에 따다 물고요<br>병아리 떼 종종종<br>봄나들이 갑니다. </p><p>경남에서는 하동 매화를 출품했다.</p><p>매화</p><p>그윽한 선비 있어 그를 사랑하노니 <br>날씨가 차갑다고 문을 닫지 마오.<br>어지럽고 빈정상한 남의 일은 <br>아예 매화에겐 말하지 마오. <br>세상에 벗이 어디 흔 하드냐. <br>매화와 대작하며 이 밤 취해보리라.. <br> <br>만해 한용운 </p><p>전남에서는 보길도 동백을 출품했다.</p><p>보길도 동백꽃 </p><p>님은 어디쯤 오고 계실까. <br>남쪽 바다에서 꽃신 신고 <br>종종걸음으로 오시겠지. <br>가까이 더 가까이 <br>님 마중 가야지<br>보길도에서<br>거제도에서 <br>원산도에서 <br>동백섬에서 <br>늦잠 잔 선운사 춘백도<br>헐레벌떡 <br>바다 속으로 풍덩<br>겨울이 봄으로 이어지는 <br>뽀오얀 꽃길 따라 <br>봉긋봉긋 솟아오른 <br>섬마을 큰 애기의 <br>붉은 순정이여 허주</p><p> </p><p> </p><p> </p><p>충남에서는 천안 목련을 출품했다.</p><p>사월의 노래 </p><p>목련꽃 그늘 아래서 <br>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br>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br>피리를 부노라 <br>고향 멀리 떠나 와 <br>이름 없는 항구에서 <br>배를 타노라<br>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br>빛나는 꿈의 계절아<br>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 아<br> <br>경기도에서는 고려산 진달래를 출품했다.<br> <br>소월의 진달래 </p><p>내 꼬라지 배기 실타꼬 갈라 카모<br>내 더러버서 암 말도 안 하고 보내 주꾸마.<br>약산 강 가 참꽃</p><p>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에 뿌리주꾸마.<br>니 갈라카는데마다 나뚠 그 꼬슬<br>사부자기 삐대밟고 가삐라.</p><p>내 꼬라지 배기시러 간다 카몬<br>내 때리 직이 삔다케도 안 울낀 까네<br>괴안타 고마가라.</p><p>참말로 괴안타 안카나.<br>참 말로 괴안테이…..</p><p> </p><p> </p><p> </p><p>강원도에서는 청평 찔레꽃을 출품했다.</p><p>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 <br>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br>꾀꼬리는 산천에서 슬피 울고<br>호랑나비 춤을 춘다. 그리운 고향아</p><p>달뜨는 저녁이면 노래하던 동창생<br>천리객창 북두성이 서럽습니다.<br>작년 봄에 모여앉아 찍은 사진<br>하염없이 바라보니 그리운 시절아</p><p>진달래와 개나리가 마지막 까지 경쟁을 벌렸으나. </p><p>어느 것이 한국을 대표하는 꽃인지는 결말이 나지 않았다.</p><p> 모두가 대표적인 꽃이라는 것이다.</p><p> 꽃의 차이는 단지 개화시기가 다를 뿐이다. </p><p>앞으로는 예쁜 꽃을 앞에 두고 서로 경염(競艶) 시키는 일은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p><p> 라는 심사위원들의 요청에 의해 이번으로 끝이 났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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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어디쯤 오고 계실까. 남쪽 바다에서 꽃신 신고 종종걸음으로 오시겠지. 가까이 더 가까이 님 마중 가야지 보길도에서 거제도에서 원산도에서 동백섬에서 늦잠 잔 선운사 춘백도 헐레벌떡 바다 속으로 풍덩 겨울이 봄으로 이어지는 뽀오얀 꽃길 따라 봉긋봉긋 솟아오른 섬마을 큰 애기의 붉은 순정이여 허주
충남에서는 천안 목련을 출품했다.
사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고향 멀리 떠나 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
첫댓글 예쁜 꽃 경염(競艶)대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쁜 꽃 경염대회가 고양 국제 꽃 박람회에서 열렸다.
각 도마다 한 가지씩을 출품하도록 하고, 추천사도 간단하게 적으면 심사 가점을 주겠다고 했다.
봄 처 녀 이은상
봄 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 오시는고?
서울에서는 응봉산 개나리를 출품했다.
여기에는 노산 이은상의 짤막한 편지가 붙어있었다.
매화가 젖다하신 편지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라 답장을 했소.
둘 다 봄이란 말 하지 못하고
이은상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
만해 한용운
전남에서는 보길도 동백을 출품했다.
보길도 동백꽃
님은 어디쯤 오고 계실까.
남쪽 바다에서 꽃신 신고
종종걸음으로 오시겠지.
가까이 더 가까이
님 마중 가야지
보길도에서
거제도에서
원산도에서
동백섬에서
늦잠 잔 선운사 춘백도
헐레벌떡
바다 속으로 풍덩
겨울이 봄으로 이어지는
뽀오얀 꽃길 따라
봉긋봉긋 솟아오른
섬마을 큰 애기의
붉은 순정이여 허주
충남에서는 천안 목련을 출품했다.
사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고향 멀리 떠나 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
강원도에서는 청평 찔레꽃을 출품했다.
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
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꾀꼬리는 산천에서 슬피 울고
호랑나비 춤을 춘다. 그리운 고향아
달뜨는 저녁이면 노래하던 동창생
천리객창 북두성이 서럽습니다.
작년 봄에 모여앉아 찍은 사진
하염없이 바라보니 그리운 시절아
진달래와 개나리가 마지막 까지 경쟁을 벌렸으나.
어느 것이 한국을 대표하는 꽃인지는 결말이 나지 않았다.
모두가 대표적인 꽃이라는 것이다.
꽃의 차이는 단지 개화시기가 다를 뿐이다.
앞으로는 예쁜 꽃을 앞에 두고 서로 경염(競艶) 시키는 일은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라는 심사위원들의 요청에 의해 이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