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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취의(斷章取義)
남의 시문(詩文)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이르는 말이다.
斷 : 끊을 담(斤/14)
章 : 글 장(立/6)
取 : 취할 취(又/6)
義 : 뜻 의(羊/7)
출전 : 춘추좌전(春秋左傳) 양공(襄公) 28年
문장에서 필요한 부분만 인용하거나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일을 말하며, 원작자의 본의를 왜곡하거나 뒤집는 행위를 말할 때 사용한다.
춘추시대의 경대부(卿大夫)들은 회의나 연회석상 등에서 자기 의사를 직접 표현하는 대신 시경(詩經) 시구 중의 일부를 따다가 읊어 의사를 표시했는데, 이를 단장(斷章)이라 했다.
춘추좌전(春秋左傳) 양공(襄公) 28년에 이런 내용이 있다.
제(齊)나라의 대부 최저(崔杼)와 경봉(慶封)은 공모하여 제나라 장공(莊公)을 죽였다. 장공에게는 노포계(盧蒲癸)와 왕하(王何)라는 두 명의 충신이 있었다.
노포계(盧蒲癸)와 왕하(王何)는 다른 나라로 도망을 가면서 노포계가 동생 노포별에게 경봉의 측근이 되라고 하였다.
노포별은 경봉의 측근이 되어 경봉을 충동하여 최저를 살해하게 하였으며, 경봉을 통해 외국으로 도망간 사람들을 귀국하게 하였다.
노포계는 돌아와 경봉의 아들 경사(慶舍)의 측근이 되었다. 그 후 기회를 만들어 경사와 그 일당을 죽였고 이에 경봉은 노(魯)나라로 도망갔다.
그런데 노포계의 부인이 경씨(慶氏) 집안의 경강((慶姜)이라는 여자였다.
사람들이 노포계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경강을 아내로 삼았소?"
그러자 노포계는 말했다. "경사가 종씨를 피하지 않고 딸을 나에게 시집보냈는데, 내 어찌 피할 수 있겠소? 사람들이 시(詩)를 읊을 때 필요한 구절만 부르고 하니, 나도 필요한 것만 취하는 것뿐이지(賦詩斷章, 余取所求焉), 종씨 따위는 알 바 없소."
⏹ 단장취의(斷章取義)
문장을 끊어서 자기에게 필요한 뜻만 취하여 이용한다
긴 문장이나 시 가운데서 일부만 끊어 인용하면서 전체의 내용과 상관없이 자기 목적이나 의도에 따라 마음대로 문구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 단장취의(斷章取義)라고 말한다.
어떤 교수가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할 결심이 없이 대충 학점 받으려는 학생은 내 강의 신청하지 말아라”라고 학기 초에 말했는데, 그 학생이 학과장한테 가서 “모 교수님은 ‘자기 수업 듣지 말라’고 합디다”라고 전하는 경우다.
우리 생활에서 이런 경우는 너무나 많다.
이 수법을 직업상 기자들이 가장 잘 이용한다. 길게 인터뷰해 가지고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 잘라 전체적인 맥락과 상관없이 자기 편리한 대로 비틀어서 사용하는 것이다.
기자들과 인터뷰했다가 기자가 단장취의 하는 바람에 낭패를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흔히 하는 말로 ‘기자들에게 낚인다’라고 한다.
미끼를 탐내던 물고기가 낚싯바늘에 걸려 꼼짝 못하듯이, 자기 주장을 펼치거나 자기 하는 일을 널리 알리려고 기자들을 가까이했다가, 도리어 잘못 이용당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단장취의 하는 수법은 정치가들도 많이 이용한다. 반대 당의 말을 꼬투리 잡는 것은, 전체적인 내용보다도 그 가운데 문제 될 만한 몇 구절을 끊어내어 자기 식으로 비틀어서 쓰는 것이다. 나라 사이의 담판에서 외교관들도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오늘날만 이런 것이 아니고, 아득한 옛날부터 그랬다. 옛날 중국의 정치가들은 시경(詩經)에 나오는 시구(詩句)를 인용해서 자기의 의사를 밝혔는데, 시 본래의 대의와 맞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단장취의의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말썽이 생기고, 오해가 생기고,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어떤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항상 건강하시고, 많은 연구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썼더니, 받는 쪽에서는 ‘연구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그 구절만 잘라 불쾌해하면서, “당신이 뭔데 나보고 연구하라니 마라니 훈시를 하느냐?”라고 시비를 걸어왔다.
좋은 뜻에서 권면(勸勉)한 말인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보면 오해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은 우리나라가 이념과 정치성향에 따라서 갈가리 찢어져 있다. 주변에 아는 친구나 선배 후배는 물론이고, 학생들까지도 정치성향에 따라서 갈라져 있다.
자꾸 갈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자기만 옳고 상대방은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 갈라져서 싸우려고 마음을 먹으니, 상대방의 말 가운데서 전체를 보지 않고 문제될 것만 골라 역공할 밑천으로 삼는데, 역시 단장취의하는 수법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갈라져서 싸울 때, 중립을 지키려는 사람은 마치 회색분자나 이중인격자처럼 오해를 받아, 입을 떼기가 곤란하다.
각자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화합된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자. 계속 분열되어 나가면, 자기 자신이 가장 괴롭다.
⏹ 단장취의(斷章取義)
문장을 잘라서 자기가 필요한 뜻만 취하다
요즈음은 컴퓨터를 이용한 검색기능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를 찾기가 아주 쉽다.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소나무 보호에 관한 기사를 개인이 책장을 넘기면서 찾으려면 그 일에만 전념해도 5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하면 컴퓨터가 거의 순간적으로 다 찾아준다. 그리고 또 한글 자모순으로, 연대순으로, 지역별로 등등 갖가지 방법으로 분류도 해 준다.
그래서 책을 짓거나 논문을 쓸 때 아주 편리한 점이 많다. 그래서 요즈음은 대학 교수 가운데서도 공공연하게 “책 읽을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편리하게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해 주는 컴퓨터의 도움으로 많은 저서와 논문이 쏟아져 나오지만, 또한 많은 문제가 있다. 실제상황과 논문의 결론이 다르다는 것이다.
책을 쓰거나 논문을 쓰는 학자가 원전(原典)을 읽어 그 대상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논문 쓰는 데 필요한 자료만 뽑아서 논문을 썼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자학을 연구 발전시킨 퇴계 이황을, 주자와 학문의 방법이 다른 양명학자(陽明學者)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학자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은 더 심하다. 어떤 인물과 장시간 인터뷰를 해놓고 자기 필요한 부분만 기사화하니, 그 인터뷰를 당한 사람의 의도와는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간질 잘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말을 옮길 때, 이런 방법을 써서 말썽을 일으킨다.
병이라는 사람의 친구 갑이 을을 두고, “그는 술버릇은 나쁘지만, 의리는 있다”라고 말했다면, 그 말을 들은 병이 을에게 옮길 때, “너 술버릇 나쁘다고 갑이 욕하더라”라는 식이다.
글을 읽을 때 부분만 보지 말고, 전체를 두루 보아서 궁극적인 뜻을 잘 찾아야 한다.
일본 구주대학(九州大學)에서 열린 퇴계학국제학술회의(退溪學國際學術會議)에 참석했다가 히로시마 원폭기념관에 가봤다. 정식명칭은 ‘평화기념자료관’이었다.
이름부터 가식적(假飾的)인 냄새가 났다. 전시된 자료를 통해서 원자폭탄의 위력과 원자탄 투하 이후의 참상(慘狀)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전시한 자료에 붙은 문구 가운데 이런 것이 있었다. “순식간에 거리의 모든 것이 파괴되고 수많은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그중에는 건물의 정리에 동원된 중학생 여학생들은 유품만 남아 있을 뿐, 시신은 말할 것도 없고 유골조차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전시관 전체에서 전달하려는 일본인들의 의도는 “우리 일본은 잘못한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무자비한 미국놈들이 원자폭탄을 투하하여 20만명이라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고, 그 이후에도 후유증으로 인한 장애인을 수없이 만들어 내었다. 한국 사람도 2만명이나 억울하게 죽었다. 미국의 잔인무도함을 잘 알고 가시오”라는 것이었다.
일본은 19세기말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 각지를 식민지로 만들어 약탈과 탄압을 가하였고, 중국에서는 10여년 가까이 전쟁을 계속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자들 때문에 동아시아 전체의 백성들이 고통 받은 것에 대한 반성이나 자책 등은 한 구절도 없었다.
징용, 정신대 등의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기념관 자체가 일본에 의한 거대한 역사왜곡(歷史歪曲)이었다. 2차대전의 역정 가운데서 자신들의 억울한 점만 부각시켜 전시하고 있으니, 일본의 젊은이들이 자국(自國)의 역사를 바로 알기 어려울 것이다.
단장취의(斷章取義)는 단장취의(斷章取意)로 써도 된다.
▶️ 斷(끊을 단)은 ❶회의문자로 부수(部首)를 나타내는 斤(근; 도끼, 끊는 일)과 계(실을 이음)의 합자(合字)이다. 나무나 쇠붙이를 끊다, 일을 해결함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斷자는 ‘끊다’나 ‘결단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斷자는 㡭(이을 계)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㡭자는 실타래가 서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잇다’나 ‘이어나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실타래가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㡭자에 斤자를 결합한 斷자는 실타래를 도끼로 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斷(단)은 (1)결단(決斷) 단안 (2)번뇌(煩惱)를 끊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일 등의 뜻으로 ①끊다 ②결단하다 ③나누다 ④나누이다 ⑤결단(決斷) ⑥단연(斷然: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 ⑦조각 ⑧한결같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절(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계(繼), 이을 속(續)이다. 용례로는 일단 결심한 것을 과단성 있게 처리하는 모양을 단호(斷乎), 먹는 일을 끊음으로 일정 기간 음식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먹지 아니함을 단식(斷食), 딱 잘라서 결정함을 단정(斷定), 죄를 처단함을 단죄(斷罪), 유대나 연관 관계 등을 끊음을 단절(斷絶), 결단하여 실행함을 단행(斷行), 끊어졌다 이어졌다 함을 단속(斷續),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를 단연(斷然), 끊어짐이나 잘라 버림을 단절(斷切), 생각을 아주 끊어 버림을 단념(斷念), 열이 전도되지 아니하게 막음을 단열(斷熱), 주저하지 아니하고 딱 잘라 말함을 단언(斷言), 교제를 끊음을 단교(斷交), 어떤 사물의 진위나 선악 등을 생각하여 판가름 함을 판단(判斷), 막아서 멈추게 함을 차단(遮斷),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여 병상을 판단함을 진단(診斷), 중도에서 끊어짐 또는 끊음을 중단(中斷), 옷감 따위를 본에 맞추어 마름을 재단(裁斷), 옳고 그름과 착함과 악함을 재결함을 결단(決斷), 끊어 냄이나 잘라 냄을 절단(切斷), 남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자기 혼자의 의견대로 결단함을 독단(獨斷), 잘라서 동강을 냄을 분단(分斷), 가로 자름이나 가로 건넘을 횡단(橫斷), 창자가 끊어진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게 견딜 수 없는 심한 슬픔이나 괴로움을 단장(斷腸),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베를 끊는 훈계란 뜻으로 학업을 중도에 폐함은 짜던 피륙의 날을 끊는 것과 같아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훈계를 이르는 말을 단기지계(斷機之戒), 긴 것은 자르고 짧은 것은 메워서 들쭉날쭉한 것을 곧게 함을 이르는 말을 단장보단(斷長補短),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단연코 용서하지 아니함 또는 조금도 용서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불용대(斷不容貸), 떨어져 나가고 빠지고 하여 조각이 난 문서나 글월을 일컫는 말을 단간잔편(斷簡殘篇), 머리가 달아난 장군이라는 뜻으로 죽어도 항복하지 않는 장군을 이르는 말을 단두장군(斷頭將軍), 단발한 젊은 미인으로 이전에 흔히 신여성의 뜻으로 쓰이던 말을 단발미인(斷髮美人), 오로지 한 가지 신념 외에 다른 마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단무타(斷斷無他), 단단히 서로 약속함을 이르는 말을 단단상약(斷斷相約), 조금이라도 다른 근심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무타려(斷無他慮), 무른 오동나무가 견고한 뿔을 자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동단각(梧桐斷角), 어물어물하기만 하고 딱 잘라 결단을 하지 못함으로 결단력이 부족한 것을 이르는 말을 우유부단(優柔不斷),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듦을 일컫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어미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졌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슬픔과 애통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모원단장(母猿斷腸),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함을 이르는 말을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章(글 장)은 ❶회의문자로 소리(音)를 한 묶음(十)씩 끊어 기록(記錄)한다는 뜻이 합(合)하여 '글월'을 뜻한다. 옛 모양은 무엇엔가 바늘을 꽂은 듯한 모양이며, 표, 무늬, 명확히 하다 따위의 뜻에 쓰이고 있다. 나중에 音(음)과 十(십)을 합(合)한 글자 모양이 되고 옛 발음이 닮은 竟(경)과 결부시켜 음악(音樂)의 한 단락(段落), 문장(文章)의 단락(段落)이란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章자는 ‘글’이나 ‘문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章자는 立(설 립)자와 早(아침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章자의 금문을 보면 辛(매울 신)자 아래로 둥그런 표식이 그려져 있었다. 辛자가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기는 도구를 그린 것이니 章자는 도구로 표식을 새겼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章자의 본래 의미는 ‘표시하다’나 ‘표식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글’이나 ‘문장’, ‘새기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章(장)은 (1)서적(書籍) 따위 내용을 크게 나누는 구분(區分)의 하나. 보통 편보다 작고 절보다 큼 (2)세입, 세출의 예산(豫算)이나 또는 결산 상의 구분의 하나 장 아래에 관, 항, 목 등으로 가름 (3)장표(章標)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글, 문장(文章) ②악곡(樂曲)의 단락(段落) ③시문(詩文)의 절, 단락(段落) ④구별(區別) ⑤기, 표지(標識: 표시나 특징으로 다른 것과 구분함) ⑥모범(模範), 본보기 ⑦조목(條目) ⑧법(法), 법식(法式) ⑨문채(文彩: 아름다운 광채), 무늬 ⑩도장(圖章), 인장(印章) ⑪큰 재목(材木) ⑫형체(形體) ⑬허둥거리는 모양 ⑭음력(陰曆)으로 열아홉 해 ⑮문체(文體)의 이름 ⑯크다 ⑰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⑱밝다, 밝히다 ⑲나타나다, 드러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 책(冊), 글월 문(文), 글 서(書), 문서 적(籍)이다. 용례로는 글의 장과 구로 문장의 단락 즉 장을 나누고 구를 자르는 일을 장구(章句), 법칙이나 규칙을 적은 글을 장전(章典), 밝은 이치를 장리(章理), 밝고 아름다운 모양을 장장(章章), 글에서의 장과 절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장절(章節), 표시를 붙이어 나타냄을 장표(章表), 생각이나 느낌이나 사상 등을 글로 표현한 것을 문장(文章), 나라에 훈공이 있는 이에게 내려 주는 휘장을 훈장(勳章), 팔 부분에 두르는 표장을 완장(腕章), 잘 지은 좋은 글을 가장(佳章), 어떠한 사실에 대하여 약속을 이행하려고 정한 법적 규범을 헌장(憲章), 제복의 어깨에 붙이어 관직의 종류와 계급을 나타내는 표장을 견장(肩章), 손도장을 지장(指章), 죽은 사람을 슬퍼하여 지은 글을 비단 천이나 종이에 적어 기처럼 만든 것을 만장(輓章), 신분이나 직무 또는 명예를 나타내기 위하여 옷이나 모자 따위에 붙이는 표장을 휘장(徽章), 국가 또는 일정한 단체 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표지를 문장(紋章), 군인이나 관리 등의 가슴에 다는 표장을 흉장(胸章), 첫머리에 해당하는 장을 서장(序章),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쓴다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붓만 대면 문장이 된다는 뜻으로 글을 짓는 것이 빠름을 비유하는 말을 하필성장(下筆成章), 밝고 평화스럽게 다스리는 길을 겸손히 생각한다는 말을 수공평장(垂拱平章), 옛 사람의 글귀를 여기저기서 뽑아서 시문을 짓는 일을 심장적구(尋章摘句), 훌륭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칭찬하여 이르는 말을 월장성구(月章星句) 등에 쓰인다.
▶️ 取(가질 취)는 ❶회의문자로 又(우; 손)와 耳(이; 귀)를 뜻하는 글에서, 손으로 귀를 떼다, 떼다를 말한다. 옛날 전쟁에서 적을 잡으면 증거물로 그 왼쪽 귀를 잘라내어 가져 왔다는 데서 취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取자는 ‘얻다’나 ‘가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取자는 耳(귀 이)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取자를 보면 손으로 귀를 잡은 모습이 그려져 있다. 取자는 먼 옛날 전쟁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옛날에는 전투를 치른 후에 내가 죽인 사람의 수만큼 포상을 받았다. 초기에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적의 머리를 잘라 바쳤지만, 후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적의 왼쪽 귀를 잘랐다. 여기서 ‘가지다’라는 뜻의 取자가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取자는 손으로 귀를 잘라 ‘얻었다’라는 데서 유래한 글자인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인 12만 명의 코와 귀를 잘라 가져 가 만든 귀 무덤이 아직도 일본 교토시에 남아있다. 그 무덤의 이름을 耳塚(이총)이라 한다. 그래서 取(취)는 (1)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한 가지. 애(愛)에 따라 일어나는 집착(執着) (2)번뇌(煩惱), 집착(執着) 등의 뜻으로 ①가지다, 손에 들다 ②취(取)하다 ③의지(依支)하다, 돕다 ④채용(採用)하다, 골라 뽑다 ⑤받다, 받아들이다 ⑥이기다 ⑦다스리다 ⑧멸망(滅亡)시키다 ⑨장가들다 ⑩어조사(語助辭) ⑪인연(因緣)의 하나 ⑫춘추(春秋)의 필법(筆法)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릴 배(偝), 버릴 기(弃), 버릴 반(拌), 던질 포(拋), 버릴 연(捐), 버릴 사(捨), 버릴 수(擻), 버릴 랄/날(攋), 버릴 기(棄)이다. 용례로는 있는 사실을 없애 버림을 취소(取消), 영양분을 빨아들임을 섭취(攝取), 꼭 누르거나 비틀어서 즙을 짜 냄을 착취(搾取), 사물을 다룸을 취급(取扱), 어떤 사물에서 작품이나 기사의 재료를 얻음을 취재(取材), 자기 소유로 함을 취득(取得), 연구나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것을 그곳에서 취함을 채취(採取), 방송이나 진술 따위를 자세히 들음을 청취(聽取), 어름장을 놓아 억지로 빼앗음을 갈취(喝取), 싸워서 빼앗아 가짐을 쟁취(爭取), 어떤 내용의 소리를 녹음하여 채취하는 것을 녹취(錄取),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아 가짐을 탈취(奪取),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의 뜻으로 비록 목숨을 버릴지언정 옳은 일을 함을 일컫는 말을 사생취의(捨生取義), 주머니 속에 지닌 물건을 꺼낸다는 뜻으로 아주 쉬운 일 또는 손쉽게 얻을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낭중취물(囊中取物), 장단을 가려서 격식에 맞춘다는 뜻으로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점은 취한다는 말을 사단취장(捨短取長),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골라잡음을 이르는 말을 취사선택(取捨選擇),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차지함을 일컫는 말을 사소취대(捨小取大), 돈이 없이 남의 파는 음식을 먹음을 일컫는 말을 무전취식(無錢取食), 가까스로 밥이나 얻어 먹고 살아가는 꾀를 일컫는 말을 취식지계(取食之計), 사람을 속여 돈이나 물건을 빼앗음을 일컫는 말을 기인취물(欺人取物), 교묘한 수단으로 빼앗아 취한다는 뜻으로 남의 귀중한 물건을 가로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교취호탈(巧取豪奪) 등에 쓰인다.
▶️ 義(옳을 의)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义(의)는 통자(通字), 义(의)는 간자(簡字)이다. 나(我)의 마음 씀을 양(羊)처럼 착하고 의리있게 가진다는 뜻을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羊(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양으로 양을 바쳐 신에게 비는 의식(儀式)이 나중에 바르다, 의로운 일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義자는 ‘옳다’나 ‘의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義자는 羊(양 양)자와 我(나 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我자는 삼지창을 그린 것이다. 義자의 갑골문을 보면 창 위에 양 머리를 매달아 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양 머리를 장식으로 한 의장용 창을 그린 것이다. 이러한 창은 권위나 권력을 상징했다. 상서로움을 뜻하는 양 머리를 창에 꽂아 권위의 상징으로 삼은 것이다. 義자는 종족 내부를 결속하기 위한 권력자들의 역할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옳다’나 ‘의롭다’,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義(의)는 (1)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떳떳하고 정당한 도리(道理). 오상(五常)의 하나임 (2)남과 골육(骨肉)과 같은 관계를 맺음 (3)글이나 글자의 뜻. 의미(意味) (4)경서의 뜻을 해석시키던, 과거(科擧)를 보일 때의 문제 종류의 한 가지 등의 뜻으로 ①옳다, 의롭다 ②바르다 ③선량하다, 착하다 ④순응하다 ⑤맺다 ⑥해 넣다 ⑦섞다, 혼합하다 ⑧간사하다(마음이 바르지 않다), 옳지 않다 ⑨의(義), 정의(正義), 올바른 도리(道理) ⑩의리(義理), 우의(友誼) ⑪뜻, 의미(意味), 의의(意義) ⑫거둥(擧動: 임금의 나들이), 예절(禮節), 의식(儀式) ⑬정의에 합당한 행동, 의로운 일 ⑭명분(名分) ⑮법도(法道) ⑯용모(容貌), 행동거지(行動擧止: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⑰의로 맺은 친족 관계, 의리(義理)의 관계 ⑱공적인 것, 공익을 위한 것 ⑲인공적인 것 ⑳가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의로운 사람을 의인(義人), 義로 맺은 형제를 의형제(義兄弟),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일을 의무(義務), 정의를 위하여 거사함을 의거(義擧), 수양 아버지를 의부(義父), 글이나 학설의 뜻을 설명하여 가르침을 강의(講義), 굳게 지키는 일정한 방침을 주의(主義),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정의(正義), 믿음과 의리를 신의(信義), 표의 문자에서 글자의 뜻을 자의(字義), 같은 뜻나 같은 의미를 동의(同義),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갚아야 할 의리와 은혜를 은의(恩義), 의리나 정의에 어긋나는 일을 불의(不義), 어진 것과 의로운 것을 인의(仁義),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교훈을 이르는 말을 의방지훈(義方之訓), 의기에 불타 일어나는 용맹을 일컫는 말을 의기지용(義氣之勇),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당연함을 이르는 말을 의리당연(義理當然), 의가 있는 사람은 어버이를 거역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의불배친(義不背親), 의로써 이利의 근본을 삼음을 이르는 말을 의이건리(義以建利), 의는 바다와 같고 은혜는 산과 같다는 뜻으로 은의恩義가 대단히 크고 깊음을 이르는 말을 의해은산(義海恩山),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의 뜻으로 비록 목숨을 버릴지언정 옳은 일을 함을 일컫는 말을 사생취의(捨生取義),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다는 뜻으로 의형제를 맺음 또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욕을 버리고 목적을 향해 합심할 것을 결의함을 이르는 말을 도원결의(桃園結義), 봉건시대 여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 도리 곧 어려서는 아버지를 좇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좇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좇음을 이르는 말을 삼종지의(三從之義), 남남끼리 의리로써 형제 관계를 맺음 또는 그런 형제를 일컫는 말을 결의형제(結義兄弟),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 곧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와 지혜를 이르는 말을 인의예지(仁義禮智),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일컫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눈앞의 이익을 보면 탐내어 의리를 저버림을 일컫는 말을 견리망의(見利忘義),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예절과 의리와 청렴한 마음과 부끄러워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예의염치(禮義廉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