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2020)에 따르면 2011년 이후 9~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에 의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자해 문제는 주로 청소년기에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 개입과 예방조치는 매우 중요합니다.(이우경,2017)
그러나 청소년에게 자해는 자살과 정신건강에 밀접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관련 연구는 매우 부족합니다.(진선주,2019) 또한, 자해 연구와 조기 상담은 매우 시급하지만, 청소년 자해에 대한 실태와 현황 조사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서미 등, 2019; 이동훈 등, 2010;Laye-Gindhu& Schonert-Reinchl, 2005)
따라서 청소년들의 자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및 예방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며, 아동과 청소년의 우울 예방을 위해 다차원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합니다.(강이영, 성나경, 2016)
우울증은 평생 유병률이 최대 약 25%에 이르는 심각한 질환으로 감정과 생각, 신체 상태, 그리고 행동에 종합적인 변화를 일으킵니다.(권석만, 2016)
사람들은 평생 및 차례의 심한 우울증을 겪기도 하며, 이중 다수는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기도 합니다.(박선희, 2015) 특히, 청소년기에는 아동기에 비해 우울증이 두 배 증가합니다.(예덕해,2012)
청소년 시기에는 수행해야 할 발달 과업들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할 때 느끼는 스트레스가 심리적 불안을 증폭시켜 가장 많이 우울을 겪고, 우울로 인한 정신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권석만,2016)
아동기와 성인기 사이 과도기에 놓인 청소년은 정서와 신체적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합니다.(신명희 등,2013) 청소년은 아동도 성인도 아닌 위치에서 자아 혼란, 현실과 이상 속 자아 불균형으로 인한 심리 붕괴로 만성적이고 억제된 분노, 심한 기분 변화, 충동 통제의 어려움을 겪습니다.(백선혜,2019)
이러한 극복할 수 없는 심리적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우울증 청소년은 부정적인 기분과 상태를 끝내고자 하는 소망이 자살 시도의 동기로 작동하기도 합니다.(손자영,2020)
청소년기의 우울 증상은 사회적 고립과 함께 식용과 체중 감소, 수면장애, 낮은 자아 존중감으로 인해 인생과 장래에 대한 비판, 인지적 증상으로는 불행감, 무기력, 죄의식, 자살과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권석만,2016)
정옥분(2014)은 우울 증세는 짜증, 반항, 공격성, 충동성, 두려움, 회피, 학습 부진 등의 여러 문제를 동반하며 학교와 가정에서의 부적응을 초래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와같이 극복하기 어려운 우울감을 겪고 있는 청소년의 부적응 문제는 종종 자해로 이어집니다.(진선주, 2019;; Whitlock & Knox, 2007)
>> 청소년의 자해행동
자해행동은 일부러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넓은 범위의 개념으로 자기 파괴적 행동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자기 파괴적 행동은 자신에게 해가 되는데도 순간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행동으로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자해행동, 죽고자 행하는 자살시도, 폭식 등의 섭식장애, 약물이나 도박과 관련된 중독 등을 포함합니다.(조소현,2004; Nock, Joiner, Gordon, Lloyd, & Prinstein, 2006)
그러나 자해행동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공동체의 문화적 특성에 따라 자해해동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고, 자살과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에 있으며, 자해행동의 동기가 다양하여 그에 따라 자해행동이 갖는 기능적 의미도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살의도가 없는 자해행동이 자살시도와 구별됨을 이해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살시도와 자해행동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렵고,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해행동은 약화된 자살행동이나 준자살행위(para-suiccide)와 같이 자살과 연속적인 개념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포괄적 개념은 자살과의 관련성을 제시해 주지만 각 개념들이 서로 중복되어 자해와 관련한 임상적 개입과 연구에 어려움을 주었습니다.(이동훈 등 2010)
이에 따라 자살과 자살행위를 독립적인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있어왔는데 자살의도가 없는 다양한 자해행동을 습관성 자해 증후군(repetitive self-harm syndrome)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거나 자해행동을 자살 의도 여부, 직접성, 치사성, 반복성을 기준으로 정의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 이 역시 충분히 만족할만한 정의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이동훈 등, 2010) 현재는 대부분의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자해를 하나의 독자적인 임상적 증후군으로 보고 자해와 자살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이동귀 등 2016)
삶을 끝내려고 하는 자살과 달리 자해는 심리적 고통을 감소시켜 삶을 이어나가려 하는 시도로서 일종의 대처방법으로 보는 것입니다.(성나경, 강이영,2016)
이렇게 자살과는 차별되는 자해의 특성에 주목해 미국정신의학회(America Psychiatric Association, APA)는 최근 개정된 DSM-5에서 비자살적 자해해(Non-Suicidal Self-Injury: NSSI)를 추가연구 필요상태의 범주로 분류했고, 주요 진단기준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적어도 5일 이상 자해행동을 보이고, 그것이 사소하거나 용인된 행동이 아니어야 하며, 자살 의도가 없는 비자살행동이라고 제시하였습니다.(김수진, 김봉환, 2015)
이는 자해의 심각성 및 자해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이며, 효과적인 개입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김수진, 김봉환, 2017)
자해행동이 자살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성은 그것이 삻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어가기 위한 동기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자기 파괴적 자해행동을 하는 가장 일반적인 동기는 긴장 이완으로 불안이안 우울, 스트레스, 정서적 무감각, 실패감과 자기-혐오가 같은 격렬한 감정들을 경감시키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해를 통해 심리적 고통의 진통제, 심리적 고통의 분산, 통제감과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등으로 나타났습니다.(이동훈 등,2010)
이에 관하여 Hollander(2017)는 청소년들의 자해 동기를 더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압도적이고 강렬한 고통을 가라앉히기 위한 진통제로서의 자해, 자살에 대한 생각을 통제하기 위한 자살방지로서의 자해, 무감각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살아있음을 느끼려는 자해, 심한 자기혐오로 인한 자기학대인 자해, 자신의 존재감을 찾기 위한 자해, 불안을 회피하기 위한 도피로서의 자해, 정신의학적 문제와 관련된 자해와 같이 일곱 가지로 정리했고 각 자해행동의 동기가 가진 자해의 기능적 의미에 따라 차별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개입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해를 독립적인 개념으로 보는 데에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해를 자살의 준비 행동, 즉 자살의도가 포함된 연속적인 개념으로 보는 관점은 여전히 유효한데(Anderson, Carter, Mcintosh, Joyce, & Bulik, 2002; Hollander, 2017), 자해행동은 자살과 깊은 연관성이 있어 자살과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자살을 예측하는 최상의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자살자에게서 자해행동이 발견되는 비율이 40~60%로 높게 나타날 정도로 자해행동은 자살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이는 또한 자해행동과 자살이 한 개인에게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자살의도 없이 자해행동을 보이는 청소년들의 70%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자해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살할 경향이 아홉 배나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살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자해행동을 멈추도록 돕거나 예방하는 것은 자살 위험을 낮추는 것이 됩니다.다(Hollander, 2017)
자해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호기심이나 모방으로, 또는 우연한 기회로 자해를 시작하게 되지만 만족을 위해 점점 세계, 그리고 점점 더 많이 하게 되는 중독성으로 통제력을 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백신혜,2019)
청소년들은 입술을 깨물거나 머리카락을 뽑는 등 비교적 가벼운 수준의 자해행동을 주로 많이 하는 것으로 보고하였고(안영신, 송현주,2017;이동귀 등,2016)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김수진(2019)의 연구에서도 비교적 경도 수준의 자해행동을 반복하여 시도하는 특성을 보임으로써 청소년들의 자해행동 개입에서는 가벼운 수준이라도 반복되는 경우 위험성이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자해를 자살시도를 위한 행동으로 포섭하여 자살과 자해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자해의 차별된 특성들을 간과하기 쉽게 만드는 측면이 있지만(백신혜,2019) 동시에 강도나 의도에 관계없이 청소년 자해의 심각성에 주목하게 하고 개입이 긴급하게 요구됨을 인삭하게 하였습니다.
청소년들은 발달과정에 있다는 시기적 특성으로 인해 자해행동의 발생률이 높고, 정신의학적 문제가 있는 청소년뿐 아니라 평범한 청소년들에게서도 일반적으로 자해행동이 나타나며, 연령도 낮아지고 있습니다.(Enans et al., 2004)
국내에서도 여중생을 대상으로 비자살적 자해 경험을 조사한 연구에서 최초 자해 시점의 평균 연령이 12.4세로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사이인 것으로 나타나 자해의 시작 연령이 매우 이른 것을 알 수 있고, 자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20.98%에 달해 자해경험의 비율도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이동귀 등,2016)
>> 자해 청소년들을 돕는 방법
자해 행동은 불안정 애착과 높은 연관성을 보여주었으며, 성장과정에서의 부정적 경험과 청소년기의 특성이 맞물려, 많은 부적응적 문제로 이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적 관계 안에서 안정된 애착을 경험하고,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관적 세계에 갇혀 고립되기 쉬운 자해 청소년들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인지적 왜곡을 통해 부정적 전략을 많이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들의 왜곡된 사고에 초점을 맞춰 주변 상황과 자신에 대한 객관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긍정적 정서조절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적절한 교육 및 훈련적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고립된 생활을 하는 청소년의 경우에는 사회적 지지망을 넓힐 수 있는 기회 및 기술 훈련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 회복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직면하기 어려워 해리라는 보호장치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 자해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더 이상 해리가 보호장치가 아닌 자기파괴적인 행동임을 직면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건강한 방어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자살 의도가 없은 자해 청소년들이 수용, 타인 비난을 많이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자살 의도가 있는 자해 청소년들은 부정적이며 부적응적인 전략을 많이 사용하며,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자기 비난적 전략을 많이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살 의도가 있는 청소년들은 이들의 개인내적 동기를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내적 문제를 해결하는 심리 치료 접근이 매우 유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교우문제, 학습문제, 적응문제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있을 여러분의 자녀 그리고 부모님을 위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자녀와의 올바른 소통방법 및 양육방법 자문과 자녀의 학교적응을 위한 자신감 회복, 자존감 상승, 사회적 기술 훈련 등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문헌출처:
1)자해 청소년의 특성과 관련 변인 연구(한양대학교 대학원,아동심리치료학과,진선주,2019)
2)청소년 자해행동의 보호요인과 위험요인; 중학생의 일상적 스트레스, 자기통제, 사회적 지지를 중심으로, 강원대학교 교육대학원, 학교상담 전공,2020
3)비자살적 자해를 겪는 우울증 청소년의 미술치료 사례연구,차의과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임상미술치료 전공, 강지연,2020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