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얌전하며 약간은 소극적인 성격의만2세아이입니다.
새로운 시도에 두려움을 가지지만 엄마나 교사가 옆에서 여러번 보여주면 조금씩 시도해보고는 합니다.
아이아빠는 아직 아이와 안정적인 애착을 쌓지 못한걸로 생각됩니다.
늘 피곤에 젖어 옆에서 아이가 뭐라 말을 걸거나 의사를 전달하면 무반응이 잦습니다.그래서인지 아이는 아빠와 잘 어울리지 않고 아빠에 무덤덤합니다.종종 아빠를 사랑하냐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답합니다.
아이 엄마인 저는 아이가 돌즈음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헌데 최근 저도 너무 지치고,결정적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육아가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100퍼센트 혼자하는 육아이고 전업입니다.저의 개인생활이 거의 없는지가 오래 되었습니다.저도 지쳐서인지 육아가 너무 싫고 육아정보나 공부도 피하고만싶고 아이가 귀찮고 제발 저 혼자있고싶은 마음이 큽니다.
최근 부부관계가 더욱 악화되며 부부싸움을 종종 했는데, 아이 앞에서 격렬하게 싸운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다 지켜봤고 아이는 울부짖으며 엄마에게 달라붙으며 계속해서 그만하라고 했고 결국 남편이 집을 뛰쳐나가고서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아이는 한참을 울다지쳐 잠이들었고.. 엄마랑 아빠가 큰소리로 싸워서 너무나 화가나고 슬프다고 표현하였습니다.
그 후로 그렇게까지 싸운적은 없었지만 몇번 큰소리를 내며 말다툼을 했고, 아이는 제 목소리가 조금만 커져도 기겁을 하며 울게되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맥락없이 제가 큰 목소리만 내도요.
해서 나름 남편과 조심을 했는데.. 얼마전에 또 다투게됐고 이번에 아이가 평소와 좀 다른것을 느꼈습니다.
전과같으면 벌써 울며 달려와 엄마에게 달라붙으며 그만하라고 할텐데, 아이는 그냥 혼자 돌아다니며 놀더라구요. 엄마아빠를 무시하고.. 한참 싸우고나서 목소리가 더 커지자 그때 조금 그만하라며 화를 내는듯이 소리를 지르다가 조금 우는 듯 싶더니 다시 혼자 놀더라구요.
원래는 아주 얌전하고 순한 아이였는데 최근 아이가 소리를 많이 지르고 떼를 많이 쓰는 모습이 떠올라 혹시 그런 영향이 있는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냥 자아가 성장하는 시기라 그런건지..
그게 아니더라도 엄마아빠의 싸움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너무 걱정됩니다. 물론 부부싸움을 안하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생각처럼 쉬운일은 아니더라구요... 제가 부족한 엄마라 그렇겠지요. 하지만 아이가 달라진 걸 느끼게된 지금 뭐라도 대처를 하고싶습니다. 그냥 너무.. 괴로운 마음입니다
A. 안녕하세요 어머니.
질문 내용 잘 읽었습니다. 아이가 아빠, 엄마의 다툼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시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말씀처럼 부부가 함께 살면서 다투지 않고 살기는 어렵습니다. 서로의 입장이나 견해가 다르고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실망하고 화가 나기도 해 다투지 않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부 둘이서만 살 때는 고려되지 않던 부분일텐데, 아이가 생기면서 부부간 다툼으로 인해 혹 아이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지 않을까 자연스레 염려하게 됩니다. 많은 연구들의 결과에서도 드러나고 있고, 상담 중에 아동,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이들이 부모님이 말싸움 또는 심하게 부부싸움을 할 때 불안과 공포를 경험했던 기억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불안과 공포에 대한 반응은 아이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어떤 아이들은 자기 방에서 조용히 모른체 하고 어떤 아이들은 화를 내고 또 어떤 아이들은 말 없이 혼자서 불안해 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지나친 다툼은 아이들의 심리 정서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아이는 꽤 자기를 잘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아빠를 사랑하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아빠와 엄마가 다투면 자기는 화가 나고 슬프다고도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이 정도로 표현하는 걸 보면 부모님이 다투실 때 아이가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4개월이면 아무 것도 모르는 아기같지만 아이들은 모든 자기의 감각능력을 동원해서 환경을 느끼고 경험합니다.부모님의 표정,목소리,기분 등등 아이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또 알고 있습니다.문의해주신 어머니도,아버지도 모르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아이 앞에서는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도 하시는 것 같아요.그런데 어느 순간,두 분이 서로 감정을 조절해서 이야기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아이들이 어릴 때는 육아의 어려움때문에 부부간에 다툼이 생기는 것도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하지만 의견 충돌이 생기고 이를 대화로 풀어나가기 어렵다면,그리고 이러한 부부 간 갈등이 계속 반복,지속된다면 부부상담을 통해 두 분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나가 보시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크게 염려하고 계시는 것이 아이의 달라진 반응이실 것 같아요.아이가 처음에는 크게 울다가 지금은 조용히 혼자 놀고 있는데요.이러한 반응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궁금하신 것 같아요.아이가 자기 마음의 변화라든가 달라진 행동 반응의 심리적 이유를 설명해주면 가장 좋겠지만 아이는 아직 그럴만한 인지,언어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어른들이 짐작해볼 수 밖에 없는데요.처음에는 많이 놀라고 불안해서 울며 엄마에게 매달렸지만 몇 차례 다툼이 반복되면서 아이도 처음 같은 공포는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하지만 아이가 부모님의 다툼을 편안해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그 상황이 공포스럽진 않더라도 아이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더라도 이제 아이는 울며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어쩌면 그 상황에서 빠져나와 자기만의 세계에서 안정되려고 자연스레 노력하는 것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러한 상황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지속되면 아이가 타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고 혼자만의 세계를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도 있어서 부모님께서는 다툼을 최소화하고 아이와 더 많은 상호작용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부족한 답변이지만 조금이나마 어머니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 그 자체입니다. 아이의 세상은 부모로 인해 흔들리기도 하고 안정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의견이 서로 맞지 않는 모습 또는 서로 큰 목소리로 대화 나누는 모습 등의 갈등은, 그를 지켜보는 아이에게 어른의 생각보다 더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아이는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부부갈등은 아이의 건강한 자아 형성에 어려움을 줍니다. 부모의 갈등을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또래 관계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쉽게 주눅이 들거나, 과도한 분노 표현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타인 또는 상황을 통제하려 하고, 자신의 통제가 거부되면 불쾌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갈등으로 지친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일치해야 합니다.
부모가 서로 다른 태도로 아이를 대하고, 아이에게 전달하는 말이 상이하다면 아이는 혼란을 겪게 됩니다. 아이에게 신뢰를 주어야 하는 대상인 부모가 아이에게 혼란을 주게 된다면, 아이는 안정감을 느낄 대상을 잃고 방황하게 됩니다. 때문에 부모의 태도 일치가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해도 되는 행동을 알려줄 때 또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알려줄 때, 부모 간의 관계가 현재 어떠한지 이야기해줄 때, 아이의 의견을 듣고 어디까지 수용해줄 것인지 부부간의 사전 대화를 통해 일관된 태도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일관된 태도는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며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 개방적 O, 비판적 X
부모의 태도가 일치하기 위해서는, 부부간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대화, 먼저 상대방의 의견을 묻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대화를 나눌 때 서로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개방적인 마음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비판적인 마음은 한 번 더 검토해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대화, 서로를 위해 한 번 더 고려하여 의견을 표현하는 대화를 보며 자신이 처한 갈등상황을 해결할 방향성을 배웁니다. 또한 부모가 서로 개방적인 태도로 존중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갈등상황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옆에 있다면, 조금 더 차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래도 의견 통합이 어려울 때에는 자리를 옮겨, 아이가 없는 곳에서 대화를 나눠주세요.
■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부부갈등은 가정 내 분위기와 직결됩니다. 때로는 감정 소모에 지쳐, 아이와 함께하는 데에 시간을 쏟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부갈등이 있더라도,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부부갈등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습니다. 부모는 이러한 아이의 오해를 풀어주고, 아이에게 갈등의 모습을 보여 불안하게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이러한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아이와 작은 집안일 등을 함께 하며, 격려해주세요. 집 주변 산책로를 함께 걸으며 아이의 마음에 대해 물어주세요. 아이가 보내는 언어적 신호, 비언어적 신호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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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정희. "부부관계와 자녀교육 : 건강한 부부가 건강한 아이를 만든다." 相談과 指導 43.- (2008): 45-50.
정동철. "현대인의 정신건강 ― 원만한 부부와 자녀교육 ―." 자치발전 2001.2 (2001): 158-161.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정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