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뮤클 합창단 근황 307번째 글입니다. 근황 305는 파트의 날 두번째 연습
일지였는데, 연습일지 306은 제 사정상 기록을 못하고 안젤리카와 남저가 대신 기
록했습니다. 연습일지를 보건대 아마 그때는 상당히 하드 트레이닝 수준의 연습을
한 듯 합니다. 그럴싸 그러한지 오늘의 연습 참여 인원이 너무 저조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소프라노 3명, 앨토 4명, 테너 1명, 베이스 2명하여 모두 10명 밖에 오지
않았으니까요. 각 파트 별로 전부 다 나오기는 했지만 합창 연습을 위한 인원이라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적은 인원이군요. 이 참여 인원의 문제는 나중의 논의 과정
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파트의 날 연습은 베이스 파트, 앨토 파트를 거치고는 사실상 끝난 것 같고, 저번
주는 아마 시창 연습을 한 것 같은데, 처음에 지휘자는 오늘 작곡 연습을 해 보려
햇던 것 같습니다. 베이스 근음을 주고 멜로디 파트를 만들어 보는 연습이라던가
요? 시도해 보지는 않았지만 만약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참 궁금해지는
데요. 우리가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전공 역역의 공부를
한 번 맛보는 것도 합창 연습의 한 일환을 이루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오늘의 연습은 그 성격을 뭐라고 딱 정하기가 어려워 그냥 ‘악보연습’이라고 칭
하였는데, 연습의 내용은 9회 정기 연주회때 할 곡의 일부분을 비롯해 몇 편의 곡
을 악보를 보면서 불러보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밝힐 때가 아니라 여기어 계속 감
추어 두려 하셨지만 지휘자가 결국 실토하고 말게 된 9회 정연 레퍼토리는 브루크
너의 [미사곡 3번 fm]입니다. 고금의 미사곡 중에서 최대 걸작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곡, 무려 55분동안 연주를 해야 하면서, 전곡을 통해 주체가 되는 것은 합창인
곡. 그러니까 합창단으로서는 이제 무시무시한 과제를 떠맡게 되는 곡입니다. 아!
인원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지휘자는 처음에 그 곡 악보의 47쪽 Credo 90마디부터 108마디까지, 75쪽 515마
디부터 524마디까지를 연습시켰습니다. 계명으로 한번 불러 보고, 각 성부 연습을
시키고 다음에는 같이 불러 보기. 47쪽을 연습하고, 다음에 75쪽을 연습했는데, 곡
전체를 다루는 것이 아니어서 철저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상당한 정도의 깊
이로 파고 들며 연습을 시켰는데, 그 결과로 나타난 지휘자의 반응은 “괜찮네!!”
글쎄요! 몇 마디 되지 않는 부분이라 용이하게 접근할 수도 있었던 면도 있고, 곡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좀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한 점도 있었겠지만 사실 이것만
으로 우리의 독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는 좀 어렵겠습니다. 조금 더 지나
고 보면 그 수준이 드러나게 되겠죠. 그 다음으로 지휘자가 내어준 악보는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라는 가요풍의 노래입니다. 앞의 곡과는 달리 대 여섯 개의 프
레이즈를 부드럽게 레가토로 이어가야 하는 곡입니다. 앞의 곡과는 완전히 다른 정
서로 불러야 되는 곡인데, 뮤클 합창단은 기초부터 확실하게 다져가면서 음악 공부
를 해온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의외로 간단한 소품 연주에 적응이 잘 안되는 면도
많습니다. 음악의 초보적인 면을 놓치고 있는 경우도 많고요, 우리가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런 점을 인식하게 해준 곡이었던 것 같습니다.
1부 연습이 끝나고 나서 지휘자 선생님과 단원 한명의 생일 축하 행사가 있었습
니다. 지휘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이 좋은 자리에 이렇게 참석인원이 적은 것이 마
음에 걸리네요. 사실 뮤클 합창단 단원들도 그렇지만 여기에서 가장 많은 출혈을
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지휘자입니다. 사실 이제 그게 거의 임계점까지 온 듯한 느
낌 때문에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는데. 이 사태를 해소시키기 위한 현안 문제가 또
상당히 심각하게 논의되었습니다. 그것은 지금 특정 파트의 파트장을 정하는 문제
와 뮤클 합창단의 모든 재정 전반을 장악하여 통괄하면서 총무가 확고하게 정해져
야 한다는 문제입니다. 지금 파트장이 있고 총무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 사정상 자
신의 시간을 전적으로 투여하여 이일에 매진할 형편이 못되기 때문 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을 한시바삐 뽑아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니까
일이 어떤 특정 사람에게로 몰려서, 특정 사람들에게 지나친 과부하가 걸린 상태가
되어, 지금 합창단 운영 상태가 상당히 위태로울 지경입니다.
인원 확보 문제도 상당히 문제가 되는데, 특정 파트는 사실상 파트만 있지, 파트
구성원은 파트장 한 사람이 거의 전부를 떠맡고 있는 형국이라 그 상태가 대단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지휘자는 다른 파트에서 그 파트로 인원을 보강할 계획까지 세
워 두고 있는데, 우리가 획기적으로 외부에서 인원을 보강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가
그리 용이하게 풀릴 것 같지 않습니다. 특히나 브루크너의 [미사 fm]를 연주하려면
최소한 파트당 5명 정도는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는데, 앞으로 이 문제도 시급
히 해결하여야 할 듯 합니다.
현안 문제에 대한 대강의 검토를 거친 후에 또 다른 악보를 받았는데, 그것은 이
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의 [사랑]입니다. 브루크너의 곡을 할 때는 알레그로로 연주
를 하기 위해서는 4박을 2박으로 읽는 연습을 해야 했는데, [사랑]의 경우, 9/8박
자의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피아노 반주가 들어가면서 곡을 불
러 보니 처음에는 박자 잡기가 잘 되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것도 몇 번 부르고 나니
까 안정되었습니다. 악보를 처음 딱 받아 들고 처음 불러낼 때의 상태가 진정한 실
력이라는데, 아직 뮤클 합창단의 상태가 미비한 점이 많은 듯 합니다. 한 마디내에
서 잘못된 곳에 엑센트를 주게 되는 오류같은 것도 그에 포함되겠네요.
지휘자는 다음 주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밝히지는 않았는데, 크게 보아서 뮤클
10회 정연까지의 계획은 세우고 있는 듯 합니다. “내가 2년 연임의 추인을 받았다
치고”라는 우스개 소리를 해 가며 말입니다. 사실 우리는 지금 매주 하는 이 연습
이 마치 종막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서는, 그러니까 전에 지휘자가 8회 정연때 관
중들에게 말한 것처럼 “이번 연주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습
니다. 이 연습이 앞으로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그리하여 그것이 영구히 계속되
는 업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연습후기를 닫겠습니다.
좋은 공연 & 소중한 만남은, 언제나 [뮤클]과 함께 ^^ http://cafe.daum.net/mukle
첫댓글 연습도 한동안 참여하지 못했지만 9회 정기연주곡이 늘 궁금했었는데.. 천기가 누설되었네요~~ 제가 찾은 블로그가 맞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동일한 것으로 추측되어 블로그 주소를 올려봅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old9055&logNo=10172332300
이 곡은 적정 인원의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개인사의 우선순위 조정을 통해 적극 참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컴퓨터로는 블로그에서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 스마트폰으로는 들을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제가 잘 몰라서 그럴수도 있습니다ㅠ)